2022-05-16

바지 수선

   요새 옷을 많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거소를 옮기는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작년에 산 뒤 입어보지 못한 옷을 발견했습니다. 작년 늦가을에 인터넷으로 옷과 신발 사는 것에 맛들여 골프바지를 인터넷으로 샀는데 가벼운 것이 와서 입어보지 못하고 곧장 옷장행이 된 걸 찾은 겁니다. 입어보니 불편을 참을만큼의 길이가 아니었습니다.


  기존 바지도 단이 길어 신발에 조금씩 밟히는 길이인데 길어도 너무 길었습니다. 바지 가격이 싸서 수선을 맡기는 게 비경제적이라고 생각했고, 엉성한 바느질 솜씨를 누가 발견하랴는 마음으로 대춘 꿰매었습니다.


  전문가에게 걸려 새로운 모양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다림질을 하면 말끔해질 겁니다.



보는 것, 보이는 것

   은행꽃을 처음 보았습니다. 길에 널린 게 은행인데 이제사 보았다면 갑자기 올해만 핀 것이 아닐 것이니 지금까지 보면서 의식하지 않아 보고도 지나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것일 겁니다.




2022-05-12

要領

요령3(要領)「명사」 「1」 가장 긴요하고 으뜸이 되는 골자나 줄거리. 표준국어대사전 

要는 '중요하다'는 뜻이고 領은 뜻이 '옷깃'(다스린다는 뜻도 있음)인데 왜 저런 뜻으로 쓰이는지 궁금했습니다. 찾아 보았습니다.

要는 腰의 옛글자로 '허리'를 뜻합니다. 腰에게 '허리'의 뜻을 내어 주고 要는 '중요하다'는 뜻으로 된 거죠.

領은 옷깃인데 칼라 collar로 목부분에 덧댄 것을 말하고 '목'을 뜻하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허리와 목은 목숨을 부지하는 데 중요하다'는 데서 살면서 꼭 필요한 것을 뜻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요령부득要領不得.

   다시갱, 고칠경입니다. 그런데 更新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내내 확실히 알지 못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찾았습니다.

기록을 새로 세운 건 '경신'이랍니다. 전력사용량을 '경신'했다. 기록을 경신했다.

새로 고치는 건 둘 다 쓴답니다. 계약을 '경신'했다. 계약을 '갱신'했다.


2022-05-09

신념, 꼴통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유지하는 걸 신념이라고 합니다. 그게 보통 '가치'일 때 그렇게 이야기하지요. 공화정을 지지한다거나 민주주의를 믿는다거나 법은 항상 지켜져야 한다거나 하는 것들을 말하는 거죠. 하지만 '가치'라는 게 상대적이기 때문에 반대의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기존의 것을 대체하는 새로운 '가치'가 나오기도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신념도 바뀔 수 잇다는 것을 전제해야 합니다.

  그럴진데 '지식'은 더더욱 신념을 유지하는 게 위험합니다. 자신이 가진 지식이 충분한 검증을 거친 것이라 해도 얼마든지 부정 당할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부정하는 사람들을 죽여가며 진실이라고 유지해왔던 천동설이 그 한 예입니다. 근대, 현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뛰어난 머리, 뛰어난 업적을 모두가 인정하는 아인쉬타인도 지금은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인정하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죽을 때까지 부정했습니다.

  철학자들에게 완전하다는 근거가 되어 주었던 수학적이 사실도 괴델에 의해 '불완전성의 정리'로 다 맞는 게 아니라는 게 증명이 되었습니다.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의 기반이 되었던 '수학'이 부정될 수 있음이 밝혀진 것입니다. 당연히 두 이론이 나왔을 때 과학자, 수학자들의 반대가 심했지만 사실 확인이 되고 증명이 된 걸 부정할 순 없지요.

  이런데도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이 부정당하면 사람들은 '부끄럽게'생각하고 심하면 '치욕'으로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공부하는 범위와 깊이가 다른데 당연히 가지고 있는 지식의 범위와 깊이도 차이가 날 것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지식이란 걸 받아들일 때 검증의 과정을 거치지 않습니다. 그러니 자신이 참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은 쉽게 부정당할 수 있는 건데 그걸 인정하려 하지 않는 거지요.

  종교적인 면에서는 자신이 옳다는 것이 부정당하면 목숨을 걸고 저항을 하는 게 맞지만 과학이든 그냥 사실이든 합당한 근거를 가지고 자신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건 '꼴통' 일수밖에 없습니다. '가치'든 '지식'이든 새로운 것이 들어올 수도 있지만 과거의 것을 밀어내고 과거의 것을 대체할 수도 있어야 공부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2022-05-04

반면교사의 어려움

   반면교사(反面敎師)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사람이나 사물 따위의 부정적인 면에서 얻는 깨달음이나 가르침을 주는 대상을 이르는 말'로 되어 있습니다.

  마오가 문화대혁명 때 말한 것이 처음이라네요. 그러니까 그가 만들어 낸 말이라는 거겠지요. 문화대혁명 때 나온 말이라니 입맛이 떨어지는 말이지만 내겐 내 삶에서 기준으로 삼는 가치 중 한 가지입니다. 나를 낳아 주셨지만 세상의 즐거움은 많이 맛보셨지만 책임은 지지 않고 가족을 힘들게 하셨던 그 분은 내게 반면교사 중 한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반면교사가 자신에게 참된 인생으로 이끌도록 사는 사람은 별로 기억에 없는 것 같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자신의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고 또 바르게 사는 게 까다롭고 불편하기 때문에 편하게 살려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상대의 행동에서 무엇을  그래서는 안 된다고 하는 생각은 모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과 내 잘한 것은 사람들이 잘 인식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별개의 것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꼭 고부간의 갈등이 다음 세대에 그대로 이어지고, 군대 선후임간의 나쁜 짓들이 그대로 이어지는 것들 뿐 아니라 현실사회에서도 그대로 존재합니다. 어제 전체 회의 때 체육과를 보면서 떠올린 것이 이 말이었습니다. 지긋지긋한 프린시펄과 바이스의 두서없는 많은 말들에 짜증이 나 있는데 자신에게 사전양해도 없이 많은 시험감독을 줬다고 그 자리에서 한참을 말하는데... 사전에 충분히 사정이 있으면 말하라고 고지했고, 감독 통계표에 고르게 배정한 것도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말했으면 개인적으로 창피하고 말았을 것은 전체 자리에서 스스로 창피를 뒤집어 쓰는 그 사람을 보며 체육과의 한결같은 모습을 보았습니다. 반면교사가 떠오른 이유는 체육과는 위계질서가 강한데 출신대학과 상관없이 선후배가 자주 사적으로 뭉칩니다. 그러면 선배들의 앞뒤없는 맥락없는 긴 말을 큰소리로 술자리에서 자신은 말한마디 없이 지속적으로 들었다면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아야 할 것을 젊은 사람들도 한결같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바람직한 행동을 보며 따라하기가 힘든데 다른 사람의 나쁜 행동을 보고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행동을 교정하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022-04-29

신을 믿는 자

   근대 철학의 선구자라고 하는 데카르트. 방법적회의를 통해 자신의 철학적 토대를 마련합니다. 거기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입니다. 감각에 의존해 경험의 과학을 믿던 것을 타파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믿고 그에 의지해야 한다는 합리주의를 탄생시킨 것입니다. 그런 그에게 머리 아픈 존재가 있었으니 '신의 존재'를 입증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색과 사색을 거쳐 그는 신의 존재를 다음과 같이 입증합니다.

- 신은 절대적으로 완벽하다.

- 존재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보다 더 완벽하다.

- 그러므로 신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어떻습니까? 이게 말이야 방구야? 기본적인 논리 공부한 것 만으로도 엉터리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철학의 기반이 엉터리이든지 신의 존재를 억지로 꿰어 맞춘 것이든지 어느 하나 일 것입니다.

우리말 바로 쓰기

   우리나라 사람들 말도 겁나게 유행을 탑니다. 기수와 서수를 몰라 '하나도 모른다'를 '일도 모른다'로 바보처럼 사용한 검은머리 외국인(헨리)의 말이 지금은 공중파에서 진행자들도 쓰며 뉴스에서 돈을 꾸는 게 아니고 빌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