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는 언제 보아도 징그럽습니다. 산에서 만났습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의 기록입니다.
2026-04-03
궁즉통에 대한 바른 이해
며칠 전 이 말에 대해 그릇되게 써먹은 것에 대해 지적을 하면서 제대로 된 해석을 하지 않아서 여기에 합니다. 이 말을 점을 칠 때의 기술일 뿐입니다. 주역은 점을 치는 도구입니다. 괘사와 효사가 있어서 그 해석대로 점괘가 나오는 것입니다. 원래 왕과 극소수의 정인貞人만이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자신들만 하는 언어로 쓰기도 했고 일부러 일반인이 봐도 모르게 하기도 했고 점괘가 잘 맞지 않기 때문에 두루뭉수리하게 써 놓기도 했습니다. 점을 치는 과정도 일부러 어렵게 느끼도록 복잡하게 해 놓았는데 이 과정을 설명한 것이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일 뿐입니다.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점을 칠 때 서죽(점을 칠 때 쓰는 대나무) 묶음에서 하나를 뺀 후 둘로 나눕니다. 그리고 왼손의 것을 네 개씩 덜어 내고 4개 이하가 남으면 남겨 두고 오른손의 것도 마찬가지로 합니다. 양쪽 남은 것을 합쳐 그 갯수에 따라 양과 음을 결정합니다.
이 과정을 단순하게 하면 하나를 뺀 묶음의 것을 둘로 나누어 각각 4의 배수만 떼어 내고 나머지를 합한 수로 음양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수학적으로 4의 잉여류입니다.
이렇게 하나의 효가 결정이 되는데 여섯 번을 반복하면 하나의 괘가 나옵니다. 궁극적으로 나온 것입니다. 그래서 궁窮입니다. '궁지에 몰리다'의 궁과 같은 한자이지만 뜻은 '궁극적인'의 궁의 뜻으로 상당히 다릅니다.
괘가 나오면 다시 이 괘를 바꿉니다. 처음에는 이 괘이고 이 괘가 나중에 바뀌는 것입니다. 그래서 '괘가 나오면 변한다'는 궁즉변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처음의 괘와 나중의 변한 괘가 나오면 제대로 점을 해석할 수 있게 된 것이고(변즉통) 그랬을 때 비로소 완성된 괘사가 나오니 통즉구久, 결정이 된다고 한 것입니다.
검색해보면 네이버부터 거의 모두가 '궁즉통'이라며 '궁지에 몰려 어렵게 돼도 결국엔 헤쳐 나갈 길이 생긴다'고 해석하지만 사실은 이렇다고 알려 드립니다.
법, 정당방위에 대한 국민 정서를 보며
가수 나나의 집에 흉기를 들고 들어간 강도를 퇴치하는 과정에서 상해를 입힌 것에 대해 강도가 나나를 상해죄로 고소한 것을 두고 국민들은 어이없어 합니다. 흉기를 든 강도이고 더구나 내 집에 들어 왔고 게다가 밤인데 정당방위가 인정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화를 내기보다 어이없어 한다는 겁니다.
거의 모든 법이 국민들의 정서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사람들이 법의 기본 정신을 몰라서 그렇습니다. 일단 정당방위는 네 가지의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싸움, 주거, 성적 자기결정권, 가정폭력. 통계를 찾아 보았습니다. 뜻밖에 판결 통계는 논문밖에 없어서 최대한 모았습니다. 일단은 검찰이 기소한 것부터 보겠습니다.
대검찰청의 ‘2023년 검찰 연감 통계’입니다. 5년(2018년~2022년)간 전체 사건 처리 인원 중 ‘죄가 안 됨’으로 불기소한 인원 비중은 ▲2018년 0.17% ▲2019년 0.16% ▲2020년 0.17% ▲2021년 0.09% ▲2022년 0.08%입니다. 이 수치는 사건 접수된 것 중 불기소의 비율이 이러니 나머지는 기소를 했다는 말입니다. 유죄로 판단하는 비율이 99%가 넘는다는 말입니다.
검찰의 기소단계에서 이렇게 걸러진 사건의 판결은 어떨까요? 2008. 1. 1. 부터 2016. 12. 31. 까지의 통계자료인데요, 배심원의 평결과 법원의 최종 판결이 일치하여 선고된 경우는 총 28개 사건이고 이 중 총 4개의 사건(14.29%)에서만 법원은 최종적으로 피고인에게 정당방위를 인정하여 무죄를 선고를 선고하였습니다. 미리 이야기 했듯이 판결 통계 자료를 찾기 어렵고 모두가 국민들의 법감정을 다루는 논문에서만 볼 수 있어서 이 자료도 법원 관련 연구소의 논문자료로 나온 것이어서 국민참여 재판이 이루어진 것 중에서 배심원의 평결과 법원의 판결이 일치한 것 만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검찰에서 촘촘한 체로 걸러진 후 재판에 올려진 것이 이 정도입니다.
많이 복잡해 보이지만 법에서 정당방위를 거의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핵심입니다. 그러면 왜 그럴까인데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전에도 이야기한 적 있지만 국가를 지탱해주는 근간은 '법'입니다. 말하자면 국가가 그 틀 안에 있는 국민들에게 그 영역 안에 살려면 지켜야 하는 규칙이고 어기면 국가가 벌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유죄인지 판단하고 벌을 주는 건 오직 국가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쟁이들이 사람의 목숨을 끊는 건 신만이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처럼 사람에게 벌을 주는 건 국가만 하겠다는 것이므로 개인간의 처벌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네가 아무 날 아무 시까지 내게 꾸어간 돈을 이자 얼마를 보태어 내게 주지 않으면 네 살점을 1파운드만큼 떼어내겠다고 서약한 문서가 있다고 해도(베니스의 상인) 법적으로 효력이 없고 어제 뉴스처럼 서로 다치거나 죽어도 상대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고 싸워 두들겨 팬 것도 법적인 효력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게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에도 막는 것만 허용을 하고 맞서서 싸우면 쌍방 폭행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 때문에 국민 정서와 법이 서로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이것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달리 적용이 된다는 점도 법이 가진 특성입니다. 근대적인 형법이 있기 전까지는 서로 약속하고 심판 세우면 격투나 검으로 상대를 죽이는 것이 법에 저촉되지 않던 시기도 있었고 미국은 태생적인 특성 때문에 정당방위를 상당히 많이 인정해 줍니다.
2026-04-02
완물상지
완물상지玩物喪志는 물건을 아껴서 뜻을 잃는다는 뜻(나무위키), 좋아하는 것에만 푹 빠져서 원대한 이상과 포부를 잃어버린다는 뜻(베이징관광국)으로 해석을 하는데 원문은 서경에 있고 주무왕이 상나라를 정벌한 후 여나라에서 개를 선물하자 이를 좋아하니 소공(작은 아버지 중 한 사람)이 한 말로 玩人喪德 玩物喪志(완인상덕 완물상지)입니다. 사람을 가지고 놀면(혹은 '희롱하면') 덕이 상하고, 사물을 가지고 놀면 뜻을 잃습니다. 이렇게 다들 해석을 하는데 손을 보아야 하는 해석으로 생각됩니다.
완玩의 뜻이 '희롱하다'인데 그걸 곧이 곧대로 해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玩은 아무리 찾아봐도 애완, 완구처럼 가지고 노는(즐기는) 좋은 뜻으로만 쓰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뒷부분은 문제가 없이 '어떤 물건을 가지고 노는 것에 빠지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에 무리가 없지만 '玩人'은 '좋아하는 특정한 사람'으로 해석을 해야 우아하게 해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왕이기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 해석이 불편하면 뒤의 말, 완물상지만 생각하면 됩니다. 공부하는 사람의 중요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단양절
우리나라에서는 단오라고 하는 음력 5월5일의 명절입니다. 명절이라고 하니까 갸웃 할 수 있는데 조선 대가지만 해도 명절이었습니다. 설과 추석에 더불어 같은 위치를 가졌고 중국에서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큰 행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단오는 端午로 쓰고 단양은 端陽으로 쓰는데(중국은 주로 단양이라 함) 端의 뜻은 '바르다', '끝'의 뜻입니다. 나무위키에서는 午가 五와 같은 음이어서 5월5일에 단오를 지낸다고 쓰고 있는데 틀린 것으로 생각합니다. 午는 시간에서 한낮인 午時의 그 '오'입니다. '양'은 음과 양의 그 양입니다. 그러니 둘은 같은 뜻입니다. '단'이 '끝'이건 '바르다'이건 '딱 그대로인 오', 오 중의 오, 양 중의 양인 날로 양기가 제일 강한 날을 의미합니다. 음양을 처음 공부할 때는 하지가 제일 음이 강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하지는 성질이 '음'입니다. 그 날이 제일 정점이니 이제부터 기울어 지니까요. 그래서 한여름의 시작이면서 '양'을 상징하는 홀수 '5'가 겹친 5월5일이 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더 찾아 보니 午와 五가 둘 다 중국어로 wǔ로 똑같이 발음이 되네요. 여튼 그러더라도 우리의 명절이 아니고 중국에서 건너 온 것입니다.
가난과 탐욕
가난을 뜻하는 한자는 빈貧입니다. 빈약, 빈곤, 빈혈 등에 쓰입니다. 이 글자는 分(나눌 분)+貝(조개 패)로 재물을 나누어 부족함을 뜻한다고 설문해자에 나와 있습니다. 갑골문은 없네요.
남의 것을 욕심 내는 것을 뜻하는 한자는 탐貪입니다. 탐욕, 탐관, 식탐 등에 쓰입니다. 이 글자는 今(이제 금)+貝(조개 패)로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재물에 욕심을 낸다는 뜻으로 설문해자에 나와 있습니다. 역시 갑골문은 없습니다.
갑골문에 없다는 것은 용케도 그 글자가 쓰인 갑골이 발견되지 않았거나 아니면 그 시대에는 없던 개념일 것입니다. 전자의 가능성이 낮다면 상나라 시대에는 굶주린 자도 없었고 그것은 힘이 있다고 다른 사람의 재물을 빼앗는 일도 없었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소설에 '빈승'과 '탐욕'으로 강희의 스승인 오차우와 아버지인 순치제(지금은 중이 된)가 선문답을 하는 것을 보며 뒤져 보았습니다.
2026-03-31
법
앞의 글에서 法을 이야기 했으니 조금 더 설명을 하겠습니다. 법이라는 글자에 대한 해석은 누구나 이렇게 하는 걸 따릅니다.
'법(法=灋)'은 바로 바르지 않는 사람을 들이받아 죽여버리는 '해치'나 항상 낮은 곳으로 임하는 '물'처럼 언제나 정의롭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法=氵(水 물 수)+去(갈 거)로 보고 그렇게 해석을 합니다. 설문해자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나는 달리 해석합니다. 법이라는 것은 물이 흘러가는 것과 같다. 지나간 것은 되돌릴 수 없다. 무슨 뜻인고 하니 과거의 기준으로 현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인데 현재는 그 기준이 잘못이 되더라도 그 기준을 바꾸기 전에는 잘못된 그 기준을 적용해야 하며 잘못된 그 기준을 바꾸더라도 이미 지나간 일까지 되돌릴 수는 없다. 법의 가장 중요한 정신은 정의와 공평이 아니라 불소급원칙이다.
지네
지네는 언제 보아도 징그럽습니다. 산에서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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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트다'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사전에는 없는데 뜻풀이에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 날이 새면서 동쪽 하늘이 훤해지다'로 풀이 합니다. 그러면 제목에 쓴대로 동트기 전이 제일 어둡다고 말한 것이 맞는 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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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주로 제기를 만들 때 썼던 습자지. 어렸을 때라 이름에 '자지'가 들어가 왠지 기분이 부르기 묘했던 습자지가 그런 용도인지 오늘 소설을 보며 알았습니다. '지紙'는 당연히 '종이'를 뜻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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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사기는 빨리도 사라져갔습니다. 가리방이라고 했는데 어감상으로 일본어인 것 같습니다. 발령을 받았을 때 이걸로 문서를 인쇄하고 시험문제를 냈습니다.상당한 기술을 요하는 작업이었습니다. 2번의 기름종이엥 1번의 쇠판 위에 올려 3번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