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1

산에 가기


     비가 와도 산에 갑니다. 사람들이 없으니 호젓해서 좋습니다. 어제 이렇게 비가 와서 오늘 보니 물이 엄청 쏟아지고 있고 어떤 곳은 무너져 내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물이 많아진 덕분에 귀한 두꺼비를 만났습니다.



공부는 반복해야

   식물 이름은 계속 잊어 버리니 계속 반복해서 외워야 합니다. 외우는 데는 여러가지 방법을 쓸 수록 잘 외워집니다. 산딸나무입니다.



식자우환

   웬만하면 라디오를 들으려 합니다. 운동프로그램에 따라 오전 일과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달라서 듣지 않고 있던 11시 프로그램에 변호사 시험에 붙었다고 요란을 떨던 오아무개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듣고 있는데 엊그제도 고개를 갸웃하는 '지식'이라는 걸 이야기하더니 오늘도 그래서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한마디 하려구요.

  먼저 엉뚱한 사람이 걸려들었습니다. 시작 전에 방탄이 부른 명왕성에 대한 노래를 들려 주었습니다. 온통 바른 척하더니 모두가 사랑하고 아끼는 광화문을 지들 돈 벌자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기친 사람들이어서 이 노래의 가사는 어떤지 찾아 보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태양)과 에어진 차갑고 슬픈 감정(명왕성)을 이야기한 것이었습니다.

  예, 오늘 라디오 이 프로그램은 명왕성 이야기였습니다. 간단히 간추리면 명왕성은 미국인이 발견했고 행성으로 보기에는 결격 사유가 여럿 있는 것이었는데 당시 미국의 경제력이 하늘을 찌를 때라 많은 천문학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맨 끝에 그러니까 해왕성 뒤에 Pluto, 우리말로 명왕성으로 넣었다가 얼마 전에 결국 퇴출되어 태양계 행성의 자격을 박탈 당했는데 최근 MAGA세력들이 다시 태양계에 올려 놓으려고 작전을 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방탄의 생각과 의도는 최소한 내가 내 편으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 프로그램 이름은 오승훈의 라디오 문화센터, 오늘 강의는 세종대 지웅배교수. 듣다가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고 아름다운 꾸며진 이야기만 하길래 그만 들었기 때문에 나중에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행성의 이름을 보겠습니다. 그리스 신, 아니 로마신의 이름을 땄습니다. 내행성으로 Mercury(수성), Venus(금성), Earth(지구), Mars(화성), Jupiter(목성), Saturn(토성)이 있습니다. 머큐리는 그리스 신 헤르메스입니다. 제우스 명령 전달자. 태양에 가까이 붙어서 붙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비너스는 아프로디테로 가장 밝게 빛나 아름다워서. 마스는 그리스 신 아레스로 전쟁의 신인데 붉은 빛을 띠어 전투적으로 보였나 봅니다. 주피터는 제우스이며 행성 중 제일 커서 붙여졌고, 세턴은 그리스신 크로노스로 농경의 신입니다. 내행성은 지구형 행성, 또는 암석행성, 고체행성으로 불립니다.

  그 밖으로 외행성이 있습니다. Uranus(천왕성), Neptune(해왕성)입니다. 우라누스는 그리스 신 이름도 같고 하늘의 신이어서 天王星이구요, 넵튠은 그리스 신 포세이돈으로 바다의 신이니 海王星인 것입니다. 외행성은 암석이 아닙니다. 천왕성을 가스로, 해왕성은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늘 이야깃거리 명왕성입니다. 요거 이름 소개에서 그들 무식을 드러냅니다. 교수가 명계의 왕이어서 병왕성이라고 하는데 진행자가 알아먹지 못합니다. 교수는 한번 더 명계의 왕이어서 그렇다고만 이야기 하고 진행자는 '그렇군요'라고 하고 그냥 넘어 갑니다. 이름이 어느 소녀와 할아버지의 제안으로 플루토라고 붙였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뿐입니다. 댓글들 보았더니 법석입니다. 디즈니 캐릭터까지 거명하고.

  플루토는 그리스 신 하데스입니다. 저승을 다스리는 신입니다. 한자로 冥王星인데 그러니까 명계의 왕은 맞습니다. 그런데 명계가 어딘지를 모르니 그냥 둘 다 넘어간 것입니다. 얼마 전 이야기 한 적 있습니다. 冥의 뜻은 '어둡다'이고 '명복을 빈다'에서 쓰인다고. 그러니까 명계란 '저승'을 말하는 것입니다. 명왕성은 크기도 위성의 크기보다 작고 공전괘도도 불규칙하고 외행성의 구성물질과 다르게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행성으로 분류할 수 없습니다. 세계적 한 가수 그룹과 두 유명한 사람들의 본모습을 살펴 보았습니다. 이 글을 보고 불편하시면 제목을 보고 화를 가라앉히길 바랍니다. 

2026-05-19

원앙등

   인동초 이야기를 하는데 책에서 읽은 다른 이름의 것과 같은 것 같아 찾아 보았습니다. 인동초라는 이름은 풀이라는 건데 이건 나무, 덩굴식물인데 그리 붙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니 인동초와 인동덩굴 두 단어의 설명이 똑같았습니다. 신기한 게 사전 편찬한 사람들은 식물에 아예 무지하거나 관심이 없는 것 같은 게 두 이름에 대한 설명을 토씨 하나, 기호 하나도 다르지 않게 하면서 유사하다거나 같은 식물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생겼는데 소설(대막요)에 주인공이 엄청 좋아 하는데 중국에서는 '원앙등'이라고 한답니다. 원앙 두 마리가 함께 있는 모양으로 보아서 그리 부른답니다. 우리는 검색해도 나오지 아예 나오지 않습니다. 중국에서는 아예 인동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구요.


  처음에는 꽃이 흰색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노란색이 되어 진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 나무에 흰색과 노란색 두 가지의 색깔을 가진 꽃을 보기 때문에 금은화라고도 부른답니다. 

  추가로 인동이라는 건 '겨울을 이긴다'는 뜻인데 겨울에도 푸르름을 유지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김대중 대통령의 별명이었습니다. 그리고 덩굴식물의 이름에는 '계요등'처럼 '등'이 붙으니 원앙등이라 하는 인동등이라 하든 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범려

   중국에서 역사를 공부한 사람들은 강력한 힘을 펼친 인물로는 진시황, 한무제, 당태종, 강희제 등을 꼽고 사상적으로 공자와 주희를 꼽지만 '위대한 인물'을 말한다면 내가 읽은 바에 의하면 '범려'를 많이 꼽습니다.

  범려는 '와신상담'에 나오는 인물입니다. 춘추시대 오왕 합려는 망강한 힘을 자랑하여 대국인 초나라도 힘들게 했습니다. 그래서 옆에 붙어 있는 작은 나라인 월나라를 치려다 화살에 맞은 게 동티나서 죽으며 아들에게 복수를 유언으로 남깁니다.

  아들이 부차로 '와신臥薪(누울 와, 섶 신)하며 복수를 위해 힘을 키워 초나라의 수도를 점령했을 뿐 아니라 월나라도 완벽 제압합니다. 이 때의 월왕 구천은 운 좋게도 범려라는 책사와 문종이라는 행정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범려는 많은 제물로 부차의 재상을 꼬시고 '서시(중국 4대 미녀 중 하나)'를 부차에게 바쳐 구천의 죽음을 면하고 부차의 마굿간지기를 하게 합니다. 각고의 시간을 버티어 문종이 대신 다스리고 있던 월나라로 복귀한 구천을 상담嘗膽(맛볼 상, 쓸개 담)을 하며 국력을 키워 부차의 오나라를 아예 멸망시켜 버립니다. 춘추시대는 싸움에서 이겨도 그 나라를 멸망시키지는 않던 시대임에도.

  당연히 범려의 전략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범려는 친구 문종에게 말합니다. 그 유명한 말 '장경오훼長頸烏喙(긴 목과 까마귀 부리). 구천의 관상은 목이 길고 입이 까마귀 부리처럼 뾰족하고 길게 튀어나와 힘들 시기를 함께 할 수 있어도 평온한 시기는 한께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문종은 뜯지 않아 남고 구천은 소리소문 없이 가족들을 이끌고 야반도주 다른 나라로 떠납니다. 거의 모든 야사에는 서시를 데리고 갔다고 합니다. 이름을 숨기고 장사를 하여 실력을 보이자 국가의 부름을 받자 또 다른 나라로 도망가고 거기에서도 그런 요청을 받자 아예 산 속에 들어가서 나중에 신선이 되었다는 인물입니다.

  중국의 그 누구도 신선이 되었다는 예가 없습니다. 어제 소설을 읽다가 그의 이름을 보았는데 이름이 范蠡으로 세상에 벌레가 두 마리나 있어서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성인 范은 뜻이 그냥 '풀이름'이고 살았던 동네일 것이니 별 의미 없고 蠡를 찾아 보니 뜻이 '좀 먹다'입니다. 더 찾아 보니 '좀' 뿐 아니라 '표주박', '소라', 꽃창포' 등의 뜻이 있는데 특별히 그의 삶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라면

   우리가 라면이 일본에서 넘어 온 것은 알고 있습니다. 나는 라면의 이름만 알아 보았습니다. 라면이라는 음식은 중국에도 있었고 이름은 랍면拉麵인데 중국어로는 라몐이고 일본에서 라멘으로 불렀습니다. 이게 삼양식품에서 가져 오면서 '라면'으로 불렀구요. 그러니까 실은 '포크레인'처럼 상품명이 일반명사가 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拉은 '꺾다'라는 뜻으로 중국에서 랍면은 '수타면'을 뜻한답니다. 拉은 우리는 '납치', '피랍' 등에서 씁니다. 한자가 쓰인 지가 오래 되다 보니(중국에서 쓰기 시작한 비슷한 시기부터 쓴 것으로 보임) 한중일 각국에서 많은 글자가 서로 다른 뜻으로 쓰인 것들이 있습니다. 물론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것도 많구요.

  麵은 뜻이 '밀가루'인데 글자의 구성은 麥(보리 맥)+面(얼굴 면)입니다. 밀의 한자어는 小麥이기 때문입니다. 밀이 갑골문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꽤 오래 전에 중국에 인도를 거쳐 들어 온 것으로 보이고 한반도에도 삼국시대 유적지에서 보이는 것으로 보아 우리도 오래 전에 들어 왔을 것으로 본답니다. 단지 추운 곳에서 자라고 번식이 잘 안되는 놈이라 극히 소량만 재배된 것으로 봅니다.

  '면'을 우리는 보통 국수로 생각하는데 칼국수로 생각해야 합니다. 한반도에서는 실은 보리를 빻아 가루로 만든 뒤 반죽을 넓게 펴서 가늘게 잘라 음식을 만들어 이걸 '면'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국수는 제면기에서 뽑은 둥근 모양이지만요.

2026-05-18

개천에서 용 난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다. 그런 사회에서 어떤 소수는 이미 여의주를 품고 태어나고, 개천은 살 만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사회는 개천에서 용이 나기를 기다리는 사회가 아니다. 누구도 용이 되기 위해 자신의 삶을 끝없는 경쟁에 저당 잡히지 않아도 되는 사회다. 좋은 사회란 용이 되지 않아도 되는 사회, 특권을 보장받는 용이 필요 없는 사회, 아예 개천이 없는 사회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57003.html 한겨레신문 2026년 5월3일자 윤홍식 |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복지국가재구조화연구센터장

  이 분의 글은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는 명언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2024년 한국은행이 서울대 진학률을 기반으로 학생의 잠재력 차이로 설명되는 몫은 8%에 불과하고, 92%는 거주 지역의 차이에서 비롯되니 지역별 학령인구의 비율에 따라 대학 신입생을 선발하자는 제안을 했다는 이야기로 이어 갑니다. 그러게 해서 맨 앞의 결론으로 이어간 것입니다.

- 용도 없고 개천이 없는 사회는 곧 평등한 사회를 말하는 것이고 사회주의적 사회입니다.

-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고 한 건 에디슨의 말입니다. 그는 잠을 자면서도 사람들에게는 '잠을 자는 건 사치이고 낭비'라고 말을 한 사람이고 그의 발명품 중 사기를 친 것들이 제법 있습니다.

- 한국은행의 분석과 제안을 이런 식으로 뭉개서는 안 됩니다. 한국은행은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제안을 한 것인데 '용'도 '개천'도 없는 상상의 세계로 끌어가다니오.

  대학에 들어 가고 고향에 내려 갔을 때 지금은 전설처럼 이야기 되는 '국립 사대생'이 왔다고 사람들이 구경을 나오는 일이 내게도 있었습니다. 참고로 내 고향(이젠 가고 싶지 않은)은 지금도 버스가 지나지 않아 버스 타려면 걸어서 20분은 족히 가야 하는 곳입니다. 이런 경우가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경우인 거지요. 지역 인재를 뽑는 의도로 대학 수시에서 지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특별전형을 실시하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아예 비율을 정하자고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인데 이 훌륭한 제안을 방향을 홱 틀어버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서울대 이야기 입니다. 석열이의 내란 시도 사건으로 보인 서울대 출신들의 행태를 보면 그들은 단지 성적이 좋았던 사람들일 뿐 똑똑하지도 않고 민주주의의 기초도 인식하지 않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역사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멍청하고 나쁜 사람들이었습니다. 서울대를 꼽은 게 애초 잘못입니다.

어떤 삶?

 



  산자락에 조금씩 농사를 짓고 있던 곳을 시에서 정리하고 공원 조성을 했습니다. 지난 겨우내 기초 작업을 하고 데크는 이른 봄에 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틈으로 풀이 하나 비집고 올라왔습니다. 쑥부쟁이로 보입니다. 어떻게 올라오게 되었을까요?

  저걸 보며 어제 산딸기 다며 했던 생각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이건 내가 따서 내 입으로 들어 가지만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열린 딸기는 일부만 벌레들의 먹이가 될 것이고 대부분은 떨어져 기껏 거름으로 돌아갈 건데 어떤 삶이 산딸기에겐 더 행복할까라는 따분한 생각. 장자는 수백년을 산 고목을 두고 쓸모가 없게 못생긴 덕에 오래 산 것이라고 했는데 말이에요.

산딸기

   올해도 산딸기가 나왔습니다. 작년보다 일주일 정도 빠른 것 같습니다.



2026-05-14

고라니

   내가 평일이면 날마다 오르는 안심산은 높이가 해발고도 217m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 산에 고라니가 삽니다. 멧돼지는 없습니다. 멧돼지는 땅을 파 헤짚는 특징이 있거든요.


  세 번째 보는데 딱 이 놈 한 마리 뿐인가 봅니다. 나와 눈을 마주치고 한참을 있었는데 다른 사람이 지나가는 바람에 도망가 버렸습니다. 누군가 멈추어 사진을 찍고 있으면 함께 멈추어 함께 볼 만도 하고 찍을 수 있게 잠시 기다려 주는 배려도 할 만한데 그런 사람도 있네요. 얼마나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조금 전 내가 추월해 온 사람이었거든요. 조금 더 보고 싶은 거 방해 받아서 심술 부렸습니다.

산에 가기

     비가 와도 산에 갑니다. 사람들이 없으니 호젓해서 좋습니다. 어제 이렇게 비가 와서 오늘 보니 물이 엄청 쏟아지고 있고 어떤 곳은 무너져 내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물이 많아진 덕분에 귀한 두꺼비를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