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라면 어느 정도의 자존감은 있어야 합니다. 유퀴즈에 심리학자가 나와서 이런저런 학설을 이야기한 뒤 진행자가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냐'고 묻자 '가르치는 교수가 옳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한 것은 심리학이란 게 절대진리는 아니지만 내가 하는 말이 잘못일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가르치는 것은 안될 말이라는 자신없는 자신감 넘치는 자존감을 이야기한 적 있습니다. 자존감 없이 세상을 사는 것은 항상 비참함을 느끼게 하기에 올바르고(객관적 판단 필요) 적당한 크기(남들에게 비웃음 당하지 않을 만큼)의 자존감은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상인은 자신이 파는 상품과 재정적 신뢰에만 자존감을 보여야지 냉장고를 팔면서 전기 지식과 인공지능 지식을 뽐내는 식의 자랑은 자존감의 표현이 아니라 그냥 잘난 체이며 구입의욕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상인과 정치인 친구는 적더라도 적이 없어야 한다는 공통점 뿐 아니라 이익이나 득표수라는 것이 자신의 생존 이유인 딱 단 하나의 중요한 목표를 지닌 것도 공통점입니다. 그런데 정치인은 상인과 아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요새 광고를 보면 표가 나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뭘 광고하는지 끝까지 보아야만 알 수 있으며 그걸 왜 저렇게 표현하는지 알 수 없는 것들. 아이폰과 시몬스침대. 나는 새로운 광고로 바꾸어도 5초 정도면 자연스럽게 쌍욕을 참을 수 없으며 무엇 광고인 줄 아는 것입니다. 상인은 상품을 많이 팔아야 하고 단 15초에 몇천 만원의 광고료를 지불하고 광고를 내어 보내지만 내게는 팔 생각이 없다는 것입니다. 뉴스 검색을 하며 징글징글하게 광고 건드리게 하는 쿠팡부터 앞의 두 기업은 나한테 욕을 먹어도 나한테 팔지 않고도 다른 타깃으로 충분히 자신들의 판매목표 달성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런 광고를 지속적으로 내어 보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치인은 다릅니다.
바닥을 긁어 단 한 표라도 가야 와야 합니다. 말하자면 정치인은 상인의 뱃속보다 더 썩어 문들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 어떤 곳에서도 자기 자랑을 해서는 안 됩니다. 자만은 곧바로 자멸입니다. 선거가 끝나면 선거인은 일개 시민인 뿐이라는 걸 곧바로 인식하지만 피선거인은 선거 전에는 그 시민의 종인 것으로 행세해야 합니다. 서설이 긴 이유는 그 피선거인 중 최고인 대통령의 이야기로 가려고 하는 거입니다.
반면교사란 남의 잘못을 보고 배운다는 것인데 비슷한 말로 타산지석이 있습니다. 노대통령은 객관적(그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이 거의 없었으니)으로 당선되기 어려웠는데 당선이 되었습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당선된 뒤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반 년도 되지 않아 함부로 날뛰고 있던 검사들 잡겠다고 검사들과의 대화를 주위 반대에도 열었다가 그냥 참패가 아니라 심한 창피를 샀습니다. 그러고도 부끄러움을 몰랐고 검찰을 그 뒤로도 버릇 고치려다 더 강력한 집단으로 만들어 준 공신이 되었습니다. 자신도 모르고 감찰의 힘도 모른 그냥 무모함이 아닌 오만이 부른 정권, 시작부터 시작된 레임덕, 그냥 힘없고 김빠진 정권이 되었습니다.
엊그제 그 바쁘신 유럽순방 중 이대통령의 'X'에 글이 올랐습니다. 가관입니다.
<여당과 야당 그리고 정치적책임>
여당(與黨)의 사전적 의미는 더불어 함께 하는 무리입니다.
아예 제목부터 시작하는 문장부터 선생님이 제자 가르치는 그것도 기본 개념을 가르치는 말입니다. 국민을 향해서건 민주당 대표를 향해서건 목에서 걸쭉한 삼십년 묶은 가래 올라오게 하는 오만입니다. 그런데 틀린 말입니다. 與는 '주다', '더불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그는 그렇게 해석을 한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 이어진 '여당'에 대한 추가 해석을 보면 해석을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야당은 여당과 정부에 대한 감시, 견제, 공격이 중요하지만, 여당은 주어진 권력으로 책임을 지는 능력과 실적, 포용과 통합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여당이란 게 그러니까 與가 뭐냐면 정권을 창출한 당이어서 정부를 도와 함께 이끌어 간다는 뜻에서 '더불어'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야당과 함께도 국민과 함께도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광의로 해석하면 야당과 국민의 뜻을 함께 더불어 고려하는 게 맞지만 이 사람의 글은 사전적인 의미로 시작하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라는 것입니다.
- 그는 대통령일지언정 정당을 그의 지도받을 대상으로 다루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공격목표로 삼았던 민주당 당원도 아닙니다.
- 그가 안고 가라는 그 야당은 그 자신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도 않는데 자신 스스로만 그들이 대통령이기도 한 줄 압니다. 지금도 부정선거를 외치는 자들이 당의 권력을 여전히 쥐고 있습니다. 자신은 그 당대표와의 대화에서 뭐 한가지라도 관점 일치나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나 뭐 건진 게 어떤 거라도 있었나요?
- 포용과 개방?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모시려 했던 사람 벌써 기억에서 사라졌나 보네요? 최근 국회의원 보선에서 바로 포용하라던 당에서 겉모습만 달리하고 그 당에 있으면서 했던 패악질을 제대로 반성하지 않은 사람 데려와서 평택을 선거를 망친 책임을 지지 않겠다구요? 조국에게 잘못이라고 하려구요? 퇘!
= 맨 앞에서 이야기한 걸 결론으로 다시 말하자면 위의 세 관점의 잘못은 소소한 것입니다. 자신이 뭐라도 된 것처럼 현상, 그것도 아주 복잡하게 돌아가는 정치적인 현상을 위에서 내려다 보고 다 알고(자신만) 다른 이들은 모르니 개념부터 가르침을 받으라는 저 오만함은 그동안 그에게 지지를 보냈던 내가 부끄러워지게 합니다. 반성하고 노사모가 노통의 몰락을 부추긴 전철을 재명이네 사람이 가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명심하지 못하면 이것도 그의 몰락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