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보다 더 역겨워하는 이진우 기자. 아침 방송에서 대출 규제 정책이 조변석개한다고 말을 해서 욱하는 마음이 올라와 한마디를 해야겠습니다.
먼저 신용카드입니다. 학교 다니며 하프사진기만 만지고 좋은 사진기 보며 침을 삼켰는데 발령 받아 돈을 벌게 되자 제일 먼저 지출이란 걸 사진기 구입으로 하였습니다. 다음 해 87년 용돈 3만원이었는데 삼성 미놀타300은 37만원. 평생 처음으로 신용카드를 만들었고, 평생 처음으로 36개월 할부로 그 보물을 손에 넣었습니다. 근 삼년 엄청난 행복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혼하며 버렸지만. 행복은 행복이고 이게 '빚'이란 걸 얼마 되지 않아 알게 되었고 만기 채우기 전에 위약금조의 돈을 더 물고 중도상환을 했습니다.
아직 혼이 덜 났습니다. 연애란 걸 하게 되었는데 은근히 지출이 늘었습니다. 순천에 갔던 날 시외버스가 끊기고 지갑이 비어서 신용카드로 신용대출을 받았습니다. 여수였다면 어디든 걸어 왔을 건데. 실은 순천이어도 걸어오려 시간을 한참 계산했는데 그 날 이미 많이 걸었고 술까지 마셔서 그랬습니다. 그리고서야 신용카드의 정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신용카드는 좋은 말로 용어 포장을 해서 흉악한 본성을 감추고 힘들 때 도움이 되는 착한 얼굴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걸 유통시킨 자들도, 유통을 허가한 정부도 많은 제한을 두어 감시했습니다. 그걸 호남 사람들이 떠받드는 디제이가 대폭 풀어버렸습니다. 외환위기로 돈을 꾸어 준 IMF가 개방을 요구했던 것 중 하나인 금융개방. 그래도 너무 개방. 그리고 난장판 신용불량자 양산, 그리고 규제(2002~2003), 현재는 그 동안 규제했던 미성년자(이젠 12세 가능)부터 거의 제한 조건 해제. 빚을 권하는 사회.
대출 이야기를 하려 했잖아요, 신용카드보다 더 큰 거잖아요. 사람들은 대출이 생활과 사업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용카드 외에 마이너스통장이 있고, 사업하는 사람들은 대출 받아서 출발을 합니다. 받을 수 있는 최대치까지 받으려고 합니다. 빚이란 게 인생을 망치는 것이라는 건 버스 안에서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며 사라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만 가계부채 늘어난다고 걱정합니다. 교활한 늑대.
주택담보대출이 건전한 욕심이라고들 생각하지만 지금 집을 살 능력이 부족하면 남의 집에서 살면 됩니다. 그러면 언제 집을 사냐구요? 선택의 문제잖아요. 20년 동안 가처분 소득 이삼십만원으로 살면서 기준금리 올린다고 하면 어떻게 그 구멍 메울지 전전긍긍하며 살 것인지 임대주택에 살거나 2년 만에 이사 다니며 슬림하게 살다가(이사를 다니면 살림이 적게 되니) 아이 학교 들어갈 때 쯤 24평 얹어 들어 갈 건지.
주택이 재산이 된다는 욕심을 버리면 꽃처럼 아름다운 젊은 시절을 친구들 만나 밥 한 번 사지 못하는 가난한(집은 있지만) 루저로 사는 건 대출이 빚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대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