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0

모르는 게 아니라 버티는 것

   사과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미 똑똑한 체 하는 사람들이 명확히 정리해 놓았습니다. 삐딱하게 이야기 하는 건 법적으로 처벌 받은 후에도 사회적으로 매장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거의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사과라는 게 어떤 조건을 가져야 하는지는 그들의 말이 맞는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두 가지 짚고 넘어 가겠습니다. 이유는 잘난 체 하는 언론과 정치 관련한 자들이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이병태의 사과? 아니, 입장표명입니다. 민주당 대변인도 분명하게 언론에서 이야기 한 게 세월호, 소득주도성장, 친일에 대한 분명한 입장표명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입장표명은 이랬습니다.

“자유주의자 시각에서 오로지 나라가 바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절박함에 매몰되어 있었다.”

  자유주의적 학자의 양심대로 한 말이었다고 다시 자기 정당성을 확인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말도 합니다. 

“진심으로 이해와 용서를 구한다.”

  이들이 말하는 자유주의적인 역사관이라는 게 친일 아니 일본의 극우주의자들과 같은 것인데 그게 나라를 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라고 했으면서 이해해 달라고 했다면 입장의 변화가 없다는 것이고 그런데 용서는 무얼 용서해 달라는 것일까요. 자신의 잘못이 내용은 올바른데 표현이 학자 치고 거칠었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발언도 보겠습니다.

“일부 매체와 진영에서 저를 ‘친일하자고 주장하는 역사부정론자’ 혹은 ‘극우 인사’로 낙인찍는 것에는 사실관계의 바로잡음이 반드시 필요하다.”

  친일적 역사인식은 하지만 친일이나 극우인사는 아니랍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대변인이 말한 것을 살피면 과거 자신의 발언에 대한 입장표명을 하라는 건 그것이 잘못이었다고 말을 해야 받아주겠다고 말한 것이었습니다. 지가 들어 가고 싶은 규제합리화위원회는 총리급이라고 여러 번 확인된 곳입니다. 그러니 과거 그가 말한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되면 들어올 생각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언주는 잘못했다고 했어도 결국 낙마했는데 말입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지 봅시다. 나는 이런 놈도 임명 가능성이 70%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어저께 구김당 의원총회 의결 내용입니다. 

1. 12·3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큰 혼란과 실망을 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으로 사과드린다.

2.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명확히 반대한다.

3. 당내 갈등을 증폭시키는 모든 행동과 발언을 중단하고 대통합에 나서겠다.

  3번은 지들 스스로의 다짐이니 빼고. 1번과 2번을 보면 비상 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었고 석열이와는 관계를 끊겠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들이 여론에 몰려 이런 모임을 가진 것은 요구 사항이 다른 것이었습니다. 첫째, 계엄선포는 내란 행위였다는 것과 계엄 해제를 위한 투표를 방해하거나 불참한 것은 잘못된 행위였다는 것이 그 하나입니다. 다음으로는 반성을 하지 않고 자신이 정당한 행위를 했다고 지금까지 주장하고 있는 석열이와 지금까지 뜻을 같이 하고 똑같은 주장을 한 자신들의 행위가 잘못이었다는 것이 그 둘인 것입니다. 의원총회를 한 결과를 누군가가 정리해서 쓴 것일 건데 쓰기 전에 의원들이 써야 할 내용을 모두 동의한 것일 거잖아요. 

  이게 뭔 짓이랍니까. 그런데 더 한심한 건 언론과 정치관련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라니까요.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아직까지 하지 않고 있다니까요.

2026-03-09

춘래불사춘

   따뜻해지는 것으로 느꼈고 여기 저기에서 매화가 핀 것을 볼 수 있더니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들은 동장군이 봄을 시샘해서 오는 '꽃샘 추위'라고 하고 유식을 뽐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춘래불사춘'을 말합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은 해석을 하면 '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네'라는 뜻입니다. 시기상으로 봄이지만 춥다는 뜻으로 보기에 어색함을 느낍니다. 봄이 왔지만 내 마음엔 아직 겨울이라는 뜻이 읽힙니다. 또 공부!

  春來不似春은 당나라 시인 동방규가 왕소군을 생각하며 쓴 시에 나옵니다. 왕소군은 한나라 초기 흉노와의 싸움에 지친 한의 황제(원제)가 혼인정책의 일환으로 궁녀 중 하나를 선발하여 보내는데 황제의 선택을 받기 위해 입궁하였지만 버려지듯 춥고 야만 풍습을 가진 이들에게 버려지는 처지를 안타까이 여겨 쓴 시입니다. 왕소군이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쓴 것입니다. 중국 4대 미인 중 하나로 별명이 '낙안미인'입니다. 날던 기러기가 그의 미모에 반해 날개짓을 잊고 떨어졌다는 뻥쟁이들의 찬사. 자세한 이야기는 검색해 보시와요.

미련

 '내 마음이 가는 그 곳에 너무나도 그리운 사람~'으로 시작하는 장현의 '미련'과 '미련 곰탱이'의 '미련'은 어떤 사이일까요? 같을까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앞의 미련은 미련2(未練)「명사」 깨끗이 잊지 못하고 끌리는 데가 남아 있는 마음. 으로 나와 있습니다.

  다음으로 '미련 곰탱이'의 '미련'은 미련1「명사」 터무니없는 고집을 부릴 정도로 매우 어리석고 둔함.입니다. 둘 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뜻입니다. 그런데 사전에 1번으로 나와 있는 두 번째의 미련은 한자 병기가 없습니다. 그런데 3번에 이게 있습니다. 미련3(未練) ‘미련하다’의 어근.

  그렇다면 이 둘의 '미련'은 뜻은 거의 확실히 다르지만 근원이 되는 한자는 같습니다. 그래서 한자를 찾아 보았습니다. 未은 익히 알고 있는 뜻이 '아니다'입니다. 練의 뜻은 '익히다'입니다. 훈련, 세련, 수련 등에 쓰이니 고개 끄덕여집니다. 이건 곰탱이의 미련입니다. 그러면 잊지 못하고 아쉬워하는 장현의 '미련이 '다음 한자사전'에서는 맨 앞에 딱 하나 나올 뿐입니다.

  충청투데이에서 이해할 수 있는 해석을 찾았습니다. 구글의 인공지능도 쓸모 있네요. '연(練)'은 사망한지 1년이 되어 지내는 제사 때 입는 상복(喪服)(김동우 YTN 청주지국장)'이랍니다. 그러니 돌아가신 이가 1년이 되었는데도 잊지 못하는 것을 '미련'이라고 한다면 이해가 갑니다. 

  미련이라는 이 마음은 몸과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그러니 원래의 뜻처럼 돌아가신 분을 그리워하는 용도로만 한정적으로 쓰고 일상에서의 지나간 이루지 못했던 일들은 그때그때 잠을 자면서 깨끗이 잊어 버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2026-03-04

조희대와 그의 사법부

   석열이가 일을 저지른 후 그의 패거리들이 한 일을 보면 대부분이 모자란 것이고 이따금 나쁜 것도 나옵니다. 일단은 그들이 민주주의의 기본에 대한 인식이 없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공화정을 기반으로 합니다. 권력을 왕과 귀족, 그리고 종교 지도자들이 가졌던 것을 빼앗아(한국은 그 과정이 생략되었지만) 국민 모두에게 나누어 준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을 기준으로 보면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과 의회의 의원 모두를 국민이 직접 선출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지방의회의 의원도 직접 선출합니다. 국회 의원들이 법을 만들고 기초의회 의원들이 조례를 만들구요.

  삼권분립과 사법부의 독립을 이야기하기에 지금 기초적인 사실을 그와 그의 똘마니 판사와 검사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그들이 신처럼 떠받들고 있는 그 법이라는 거 국회에서 만들었습니다. 입법, 사법, 행정부의 세 권력 중 그들, 그러니까 사법부만 선출되지 않은 건데 그들이 고귀해서가 아니라 입법부가 만든 법을 바르게 집행하기만 하기 때문에 굳이 국민들의 선출이 필요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들은 지들의 신인 법을 만든 의원들을 뽑은 국민들이 자신들의 주인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고 시골 노인이 가르쳐 주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주의와 법에 대해 무지한 것을 보았다면 나쁜 것도 보겠습니다. 지들 마음대로 법을 주무른 나쁜 예들이 많아 판결문도 공개하지 않지만 조금 더 선명한 직관적인 나쁜 짓을 보겠습니다. 엊그제 3월 3일 조희대가 갤럽 조사 결과 사법부의 신뢰도가 미국은 35%, 한국은 47%로 사법부의 신뢰도가 높으므로 “우리 제도를 근거 없이 폄훼하거나 법관 개별 재판을 두고 악마화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을 보겠습니다. 수치는 맞습니다.

  그는 한국갤럽 조사라고 했지만 갤럽은 4년마다 OECD국가들의 사법신뢰도를 조사해왔습니다. 그리고 이 결과는 미국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미국의 35%는 4년 전의 조사 결과보다 24%나 추락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조사 결과에 대한 언급은 모두가 이 부분을 지적했으므로 그가 보지 못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지금도 사법부 신뢰도에 대한 갤럽 조사를 검색하면 모든 언급에 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한국의 47%는 미국보다는 높지만 전체를 보면 한심합니다. 중간값이 55%랍니다. 평균이 아니라 중간값을 쓴 이유는 각국의 값이 편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콩고, 홍콩, 미얀마 등 여러 나라가 20%를 보이고 있고 북유럽 국가들은 80% 이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평균값은 대표값으로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쓰는 것입니다.

  이렇다면 수치를 가지고 악의적으로 해석하여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려는 것이니 왜곡은 아니어도 그에 준하는 나쁜 짓입니다. 법이라는 게 국가 존립의 중요한 근거인데 대법원이 저러고 있고 판사들은 아무 말없이 따라가고 있으니...

2026-03-03

누구나 지혜롭게 사는 건 아닙니다.

   사람들은 지혜롭게 살기를 원합니다. 요새 유행하는 말로 '무탈하게 살면 그것으로 족한다'고 하지만 '음악 들으며 책을 읽는다'는 사람들의 '남에게 듣기 멋있는 말'하는 가식일 뿐입니다. 실은 지혜롭게, 그리고 부자로 살기를 바랍니다. 돈에 구애받지 않고 사는 게 부자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꼭 머스크나 최태원만큼 되어야 부자인 것 아닙니다. 그 욕심은 건강하게 살다가 한 순간 꼴까닥 가고 싶은 욕구나 다를 바 없는 인간으로서 당연한 욕구입니다.

  단지 지혜롭게 살고자 하는 것은 택도 없는 헛된 욕망입니다. 결론부터 함부로 무지르는 말을 하는 이유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 원하는 것과 항상 다르게 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화를 공부한 학자들은 인류가 다수의 편에 서야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을 계속 배워왔기 때문에 한상 길 줄에 서려고 한다고 합니다. 그러건 말건 그것은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판단 없이 다수의 생각을 자신의 것으로 동기화한 것일 분이라는 것입니다. 아침마다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듣는데 거기에 댓글 다는 사람들 보면 진행자의 판단과 시각에 동조하면서 자신의 현명함을 증명하고 싶어 하고 제작진과 진행자는 그것에 만족해 합니다.

  스스로의 판단이 없이 어떻게 지혜로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까. 현종이는 SUV 타고 다니면서 얼마 전부터 디젤엔진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 중의 하나여서 조만간 퇴출시킨다고 하니까 자신이 살 때는 연비가 높아서 친환경적이라고 해서 샀다고 합니다. 자신 혼자 출퇴근용으로 덩치 큰 디젤엔진 달린 것으로 사놓고 정부의 꼬심에 자신이 선택한 것을, 책임을 미룬다고요? 요새 전기차는 어떻습니까? 친환경이라고 해놓고 전기가 부족해진다고 핵발전소를 더 짓겠다고 하는데 이것도 정부에 속았다고 할 거잖아요. 지혜롭다는 것은 자신의 판단이 미래를 포함해 옳아야 합니다.

  주택에 대한 것도 같습니다. 문재인 정권 때 다주택자 임대사업 법제화 나섰을 때 '참으로 자랄같은 정책'이러고 생각했습니다. 그 대 영철이는 12채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햇습니다. 교원이 말입니다. 정부가 합법적으로 기회를 주었고 자신은 합법적으로 집장사를 하였는데 이제 와서 나쁜 사람 취급을 하니 억울하다고요? 지혜로운 사람은 가치판단도 바른 것이어야 합니다. '마두로를 체포하고 하메네이를 제거했다'고 하면 그들의 생각이 어떤 지점에 있는지를 판단하여 그들의 뉴스와 주장을 내 관점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그렇게 표현을 한 사람들이 여학교를 폭격하여 150여명을 죽인 것에 전쟁범죄라고 말할 리 없다는 것입니다.

  지혜롭게 사는 사람만이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2026-02-23

혼인의 역사

   중국 소설을 읽으면서 새로이 알게 된 것이 혼인 제도 혹은 풍습입니다. 북송 시대 기반인 서녀명란전에서 보면 적실 1명, 측실 3명, 첩 여러 명을 두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측실과 첩을 구분하고 있으며 주인은 하녀(비婢)를 취하는 게 하등의 문제가 없었고 대신 관계한 비는 주인이 다른 비와 달리 대우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반도는 어땠는지 궁금했습니다.

  삼국시대의 신라는 다처제를 귀족 중심으로 하였고 고려에서도 유지 되었다고 합니다. 다처제가 있었고 축첩제도 있었답니다. 송나라와 비슷하게 '처'를 여러 명 두고 '처'와 다른 신분의 '첩'을 또 여러 명 두엇다는 것입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 대명률에 따라 적처는 한 명으로 하고 처가 죽어 개취한 경우는 후처를 선처와 마찬가지로 대우하였고 그 외의 다른 '처'는 모두 '첩'의 신분으로 하락시켰습니다. 태종이 중혼금지를 했지만 완전히 다처제가 사라진 건 중종 때부터 였다고 합니다.

  홍길동전을 통해 '서얼' 혹은 서자라는 걸 알게 되는데 서자庶子는 양반과 양민 여자 사이에서 나온 자식, 얼자孼子는 양반과 천민 여자 사이에서 나온 자식을 말합니다. 조선 초기부터 이들에 대한 차별이 있었고 경국대전에 서얼금고법庶孼禁錮法이 명시되어 관료로 진출하는 것을 법으로 막아 차별을 두었습니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들여다 볼수록 참으로 좋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나라였습니다.

2026-02-16

오공蜈蚣

   손오공의 오공이 아닙니다. 소설을 읽다 '오공랑'이라는 말이 나와서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소설에서는 싸워서 지게 되면 이길 때까지 계속 상대를 찾아가서 싸움을 벌여 상대가 지쳐서 항복을 선언할 때까지 싸우며 발이 아주 빨라서 붙여진 별명이라고 했습니다. 다치고 나서 움직이기 힘들어 집에 있던 황석영의 장길산을 보면서 찾은 것입니다. 오공랑.

  오蜈공蚣인데 '오'도 뜻이 '지네', '공'도 '지네'로 사람들에 아주 밀접한 것이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과 밀접할 수록 뜻하는 글자가 많거든요. 집을 뜻하는 것이 궁, 전, 각, 헌 등 어 높은 데 사는 사람들의 것도 많고 우리 네가 사는 것도 가, 실, 옥, 사 등 꽤 많습니다. 아마 여기 소개한 것의 개수 이상으로 더 있다고 해도 될 것입니다. 이 뿐 아니라 돼지도 그렇습니다. 돈, 저, 시, 체 등입니다. 지네는 산아래 낮은 층 수에 살면 피하기 어려운 고약한 벌레입니다.

글쓰기의 책임

   엊그제 칼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읽든 상관없이 나는 내 글이 사실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자세에 도움을 받기 위해 말글쓰기를 하는 칼럼은 빠지지 않고 들여다 보려고 합니다. 최고로 치는 사람이 김진해 교수입니다. 한겨레신문에 매주 기고합니다. 단순히 사전적인 것만 다루는 게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항상 고민하며 글을 써서 나이 불문 존경합니다. 그런데 엊그제 칼럼. 경향신문도 우리말에 대한 칼럼이 실리는데 엊그제 귀성歸省에 대한 것이 실렸는데 한자공부하는 사람이니 이상했습니다. 少를 '작을 소'라고 했고 '작을소少+눈목目)이니 잘 보려면 눈을 게슴츠레 작게 뜨는 법이니 집을 떠나 있다가 명절에 집으로 돌아와 꼼꼼히 잘 살피려는 것이라고 해석을 한 것입니다. 

  먼저 거슬린 게 '적을 소'를 '작을 소'로 잘못 쓴 것이었는데 둘이 다른 뜻이라는 것도 모르는 것이어서 '잘 살핀다'고 말하기 위해서 바꾸어 쓴 것으로 보여 또 못마땅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공부해야지요. 오늘 어원을 살펴 보았습니다.


  歸는 별 살필 일이 없습니다. 省이 어떤 글자인지가 핵심입니다. 위의 모양이 갑골문의 省입니다. 아래 부분이 눈目인 것은 확실하고 윗부분을 보면 중심선의 좌우로 가지선이 나와 있습니다. 좌우로 살피는 것을 말합니다. 어원사전에서는 자세히 보지 않고(少) 대충 살핌(目)을 말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칼럼과는 아주 다릅니다. 사전에서는 귀성을 '부모를 뵙기 위하여 객지에서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옴'으로 말합니다.省이 '부모님 안녕하신지를 살피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오래 된 게 아니라 해방 이후 생겨난 말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왜 '살필 성'을 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왕 나온 김에 省을 공부하자면. 이건 지방 행정단위이기도 합니다. 저장성浙江省(절강성), 윈난성雲南省(운남성), 산둥성山東省(산동성) 등. 그런데 행정 기관명이기도 합니다. 국방성國防省(미국), 문부성文部省(일본), 중서성中書省(고려)등. 중국의 행정구역이름의 '성'이 '城'일 줄 알았는데 공부하길 잘 했습니다. 또한 이 글자는 '생'으로도 읽힙니다. 생략省略입니다.

상인과 샌님

   상인은 장사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으로 별 다른 듯이 없는데 샌님은 조금의 언급이 필요합니다. 조선 시대 때 생원을 부르던 말이 지금은 뜻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지금 샌님으로 쓰이고 있는 건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두 번째로 말하는 '얌전하고 고루한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입니다. 거의 멸칭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지요.

  상인의 덕목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는 것입니다. 한 예로 금융이라는 게 산업의 일 부분이 된 것은 산업화 이후입니다. 그 전에는 돈을 꾸어 주고 이자를 받는 건 동서양 막론하고 비도덕적인, 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산업이 1차 산업에서 2차 산업으로 산업혁명에 의해 중심이 이동하면서 가장 중요한 산업이 되었습니다. 미국을 기준으로 한다면 '산업의 중심지'는 '금융의 중심지'와 동일하며 그 곳은 뉴욕인 것입니다.

  또 한 예로 반도체를 들 수 있는데 미국에서 반도체의 기술이 꽃을 피면서 자신들의 기술을 일본에 이전시키고 자신들은 새로운 시장 개척을 하였습니다. 일본을 새로운 반도체라는 엄청난 금맥에 가까운 기술을 개발에 필요한 자본 투여 없이 미국으로부터 고스란히 이전을 받아 전자제품을 만들며 엄청난 이익을 보게 되었습니다. 워크맨 등으로 돈을 긁어 모으며 하늘 모르고 부와 자존심이 올라가던 때 소니 회장이 현재의 융성함이 미국 때문이라는 것을 무시하고 자신들이 쌓아 올린 업적이라는 의미의 기자회견을 한 뒤 미국은 일본에 더 이상의 기술을 지원하지 않고 한국으로 지원을 돌립니다. 이 시기가 트랜지스터에서 IC회로(집적회로)로 반도체의 혁신이 이루어 지던 시기였습니다. 한국은 새로운 기술을 통하여 전자제품과 휴대전화에서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벗어나는 새로운 전자제품의 시대를 열었고 일본은 소니를 중심으로 현재까지의 기술로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시도를 했습니다. 일본과 일본 기업이 그런 변화에 적응하지 않고 기존을 고집한 것이 큰 잘못이었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변화에 따라가려고 생각하고 행동에 옮긴 게 작년, 2025년부터 였습니다.

  상인의 덕목은 변화를 미리 읽어 내고 더 나아가 그것을 선도하는 데에 재화를 더 벌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비록 개인적인 욕심으로 자동차 산업에 끼어 들었다가 망하고 대한민국 경제마저 외환위기로 몰아넣었던 이건희도 그것 빼고는 장사를 잘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위기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어'야 한다며 삼성을 새 방향으로 이끌었고 반도체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대한민국 코스피의 상승과 하강을 주도하는 위치를 가진 기업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변화는 다시 말하지만 그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덕목'입니다.

  샌님은 보수주의자가 가져야 하는 것과 같은 덕목을 가집니다. 과거의 가치를 붙들고 머리 위로 치켜 올려 받드는 것입니다. 과거에 이런 일이 있을 때 그 때 이렇게 해서 나빴고 이렇게 했을 때 좋았으니 지금 같은 일이 일어났으니 그 과거의 전범에 따라 이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 결정이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도 고스란히 그 책임을 지고 장렬하게 전사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에 그런 보수주의자는 없지만요.

  상인이 돈을 벌면 세상과 사람을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돈이 제일 중요한 가치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지키면서 돈을 벌었다는 것은 지나가던 소도 웃을 거짓입니다. 딱 정의로운 이익을 붙여 팔고 세금을 제대로 내면서 자본주의 세상, 그것도 부패한 이 땅의 자본주의에서 성공했다는 것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이과이지만 이 것은 가능성 0.00001%가 아니라 그냥 0입니다. 내가 돈을 버니 허리 숙여 가며 침대 팔아 번 돈보다 내 아이가 서울에서 집을 사면서 단기간에 집값 올라가 번 돈이 손도 안대고 코를 푸는 엄청난 이익을 가져온 것이 미치지 못하니 내 아이의 축재 능력이 뛰어난 것, 자랑스럽고 내가 잘 키운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걸 '집이란 게 거주의 수단이어야 하고 축재의 수단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친구의 말은 '돈도 쥐뿔도 없는 샌님이 배아파 악담하는' 재수없는 말이어서 상종하고 싶지 않게 된 것입니다. 불과 십 여년 전까지만 해도 올바른 가치에 이견이 없었지만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그건 다시 말하지만 당연한 변화입니다. 단지 자신이 아직도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것이 멍청하거나 비열하다는 것입니다.

  세상을 바르게 살면, 그러니까 어떤 세상에 그런 사람들만 산다면 더 잘 사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가난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는 것에 아니라고 말한다면 그는 단순한 산술도 못하며 올바를 가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일 것입니다.

2026-02-13

조선이라는 나라

   전에 이야기 한 적 있는데 조선이라는 나라는 고려라는 나라를 거부하고 뒤엎으며 만든 나라입니다. 단지 역성혁명이 아닙니다. 易姓혁명. 나라의 주인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귀족국가였던 걸 관료제의 나라이면서 신하의 권한을 대폭 강화시킨 나라로. 우리 역사선생들이 공부하지 않은 직업인이어서 우리는 두 체제의 차이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고려는 왕에게로 모든 권력이 집중되어 있고 귀족이 세습되어 정권을 보좌하던 사회였고 조선은 왕이 정점에 있었지만 관료는 세습이 아니고 과거를 통해 뽑았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신권 중심으로 가기 위해 '의정부(영의정, 좌의정, 우의정)'라는 기관을 내각인 6부의 위에 두었습니다. 왕이 6부에 직접 명을 내라고 6부의 행정집행 결과를 직접 보고 받는 게 아니라 오르거나 내리는 중간에 의정부를 두어 단순한 절차만에 머무르지 않고 브레이크도 걸고 핸들링도 할 수 있게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게 못마땅한 태종 이방원이 그걸 주창하고 의정부 조직을 만들어 시행한 정도전을 제거하고 의정부를 당대에는 폐지한 것입니다.

  말이 길었습니다. 명나라의 건국은 1368년입니다. 조선은 1392년이었구요. 이성계는 요동으로 파견되었다가 위화도 회군을 하면서 내세운 이유 중 하나로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치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고 했는데 건국연수가 기껏 24년 차이가 날 뿐입니다. 건국하고 아직 정권 안정도 되지 않은 나라를 섬기겠다고 한 것입니다. 이런 말로도 성립하지 않는(어불성설) 어거지를 우리는 중국의 속국도 아니면서 그대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명나라는 유학을 숭상했다고 우리는 배웠고 조선을 세운 자들도 그리 믿었습니다. 그랬는지 한 가지만 보겠습니다. 

君之視臣 如土芥 則臣視君 如寇. 임금이 신하를 지푸라기처럼 여기면, 신하는 임금을 원수처럼 여긴다.  맹자.

  주원장이 맹자를 읽다가 위의 글을 읽게 되었고 맹자의 신주를 내치고 그의 책을 모두 불태우라고 합니다. 목숨을 걸고 진언한 사람이 있어 명을 거두긴 했지만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의 유교에 대한 입장을 볼 수 있습니다. 명나라와 유교를 받들어 불교를 숭상한 고려를 엎었던 그 자들의 주장이 옳은 일을 한다고 내걸었던 기치와 부합하나요?

  한반도 역사에서 딱 집어 내어 버려야 할 못된 때가 통일신라로 배운 그 나라와 조선이라는 나라입니다. 세종께는 죄송하지만. 

모르는 게 아니라 버티는 것

   사과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미 똑똑한 체 하는 사람들이 명확히 정리해 놓았습니다. 삐딱하게 이야기 하는 건 법적으로 처벌 받은 후에도 사회적으로 매장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거의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사과라는 게 어떤 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