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9

이별은 참 어렵다

   철학 공부를 아직 시작하지 않았던 대학 시절 공짜 신문을 보는 재미로 조선일보를 2년쯤 보았는데 '사랑이란'이라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영어로 'Love is ...'였는데 그 때 누구냐 그 존덴버가 Perhaps love에서 사랑의 정의도 내렸던 때였습니다. 제일 공감한 가사는 맨 앞머리 첫 문장. Perhaps love is like a resting place, a shelter from the storm. 그런 것처럼 사랑이 무엇인지의 정의는 쉽게 하나로 정의 내리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별이 무엇인지는 누구나 쉽게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단지 언제가 좋은지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전에 글을 쓴 것처럼 햇빛 찬란할 때라는 사람도 있고, 비가 내릴 때라는 사람도 있으며 사랑할 때 나의 절반을 여자가 가지고 가서 나는 절반이 되고 상대는 1과 2분의 일이 된다고 김지훈이 노래 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박선주의 '귀로(집으로 가는 길로 영어 번역을 하네요)' 들으며 가사를 곱씹어 보니 마음 속 울림이 엄청나네요. 그건 차치하고 지금 글에 집중을 하자면

사랑한단 말은 못해도 안녕이란 말은 해야지 우

아무 말도 없이 떠나간 그대가 정말 미워요

   이 두 문장에서는 생각이 쉽지 않았습니다. 헤어지자고 그 이유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 이별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시그널 주고 그냥 떠나는 것이 좋은지, 또 아니면 그냥 신호도 없이 떠나는 것이 좋은지. 좋을 땐 영원하자고 약속을 하지만 얼마의 경험이 쌓이면 이번엔 끝까지 갈 수 있겠다는 생각보다는 아름답게 헤어지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사랑과 이별은 선과 악, 손바닥과 손등처럼 한 쌍이라는 것을 깨달은 사람에게 한정적으로.

  이별도 어려워졌네요.

2026-05-28

지식과 실제 적용

   병법에 빠삭하면 전투나 전쟁에서 항상 이길 수 있다? 그런 건 아니라는 대표적인 예로 조괄과 마속을 이야기 합니다.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병법을 통달한 사람이었지만 참패를 당하여 자신은 죽고 자신의 나라는 망하게 하는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예로.

  병법은 지식이며 전쟁에 나가는 장수라면 누구나 공부해야 합니다. 병법이 비서처럼 일부에게만 전수되는 것이 아니고 널리 퍼지기 때문에 관상과 사주를 공부한다고 다 같은 결과를 내어 놓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현재의 나와 적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아주 복합적인 능력과 희망적으로 보지 않는 냉정한 객관성을 전제로 합니다. 나의 약점은 적게, 상대의 약점은 크게 보려고 하고 나의 장점은 크게, 상대의 장점은 낮추어 보는 게 인지상정이기 때문에 나와 상대의 전력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은 병서에 쓰이지 않은 장수의 제일 중요한 능력입니다. 상황인식이 바르지 않은데 거기에 전략을 세우는 것은 스스로를 패배로 이끄는 것이지요. 물론 전쟁에서는 나와 상대의 주위 정치적인 환경(이순신과 원균)뿐 아니라 각자 속한 나라의 외교관계(진나라 통일과정)도 아주 중요합니다. 병서에 나와 있는 것은 참고로, 그러니까 음식 조리할 때 간을 맞추는 요소 정도로 생각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 싸움에 나서는 장수는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 어떤 병서에도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싸움이 끝나고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는 방법. 원균은 그냥 죽었고 이순신은 사형을 피하기 위해 적의 손으로 자결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후대에서는 그 둘에 대한 평가가 엄청나게 달라졌습니다. 

  전쟁이 벌어지면 무관과 문관은 생각이 매우 다릅니다. 무관은 평시에는 밥이나 축내는 존재이지만 전쟁에서는 제일 중요한 존재가 되니 언제든 전쟁이 붙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문관은 평화로운 시기에는 입과 글로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며 정권을 좌지우지 하지만 전쟁이 나면 그런 공론화의 과정은 나라를 좀먹는 탁상공론이 되고 전쟁을 회피하려는 시도는 반역자로 몰리게 마련입니다.

  이런 전쟁에 대한 입장의 차이는 결정적으로 전쟁이 끝났을 때 엄청난 결과로 나타납니다. 논공행상이 있고 그에 따라 큰 공로를 세운 장수는 피플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가지게 되고 부를 갖게 되며 권력도 늘어나고 더 중요한, 이끄는 군대의 규모가 늘어 납니다. 왕권을 잃을 두려움을 국가의 주인이 갖게 되는 것입니다. 거기에 행여나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 그 장수의 목숨은 이미 끝난 것입니다.

  옛날 이야기인 것 같나요? 미국 보세요. 아이젠하워는 대통령 했잖아요. 맥아더도 근처에 갔다가 워낙 무식하고 제멋대로인 놈이라 미끄러졌지만 천방지축으로 나대지만 않았으면 충분히 당선될 놈이었습니다. 과한 표현이라고 생각 되지요? 무식한, 역사공부를 하지 않은 한국인들에게 영웅인 그에 대한 호칭이. 게다가 세상의 모든 군대는 행정 수반과 의회를 보호하기 위한 서로 견제하는 조직 체계를 갖추었습니다. 석열이는 한끝 모자라서 쿠데타에 실패한 것이지요. 우리나라도 한국전쟁 때 공을 크게 세웠던 장군들 인기 엄청 났습니다. 정일권이는 국회의장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 모두 절제했고 갑툭튀인 박정희는 권력을 움켜쥐었습니다. 419로 인한 권력 공백기 때문에. 그에게는 덕분에. 이 때도 한민당이 뿌리인 말만 민주주의를 내세운 더러운 당이 집권하고 모자란 놈을 대통령(윤보선, 그리고 장면 내각)으로 세운 탓에 그리 되었지만 부족한 나라여서 그런 것이고 정상적인 국가는 전쟁의 영웅은 전쟁이 끝나면 철저한 규제를 받는 게 정상입니다.

  병서에 나오지 않은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전쟁에서 이기기도 해야 하지만 정말로 능력있는 장수는 끝나고, 그러니까 이기고 나서 죽지 않는 것까지 자신의 전략 안에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2026-05-26

나의 텃밭

   화분에 이것 저것 심었습니다.


  상추, 고추, 부추가 있던 곳에 방아잎이 늘었고 봄에 먹다가 씨를 뱉어 말려 두었던 금귤을 붇어 두었던 게 싹이 올라와 제일 큰 화분에 한 주씩 심어 놓았습니다. 하룻만에 씩씩하게 올라와 기분이 좋아 찍었습니다.

자본주의의 꽃 주식시장의 시작

  주식과 그것을 거래하는 주식시장은 자본주의의 정수입니다. 자본주의의 본질도 가지고 있구요. 대부분의 기업은 주식 발행으로 자본을 끌어당겨 빚으로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 하나와 민주주의가 1인 1표를 행사하는 것에 반해 주식시장은 주식 1매가 한 표이니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

  네델란드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다른 제국주의에 비해 작은 나라라서 국가 차원의 기업 지원이 가능하지 않았는데 대항해 시대를 맞이한 것입니다. 어떤 이는 한 개의 선단이 무역 거래를 하고 무사히 되돌아 온 배가 3분의 1이면 본전, 1분의 일이면 이익이 난다고 하기도 하는데 어떤 이는 절반을 보았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국가 규모의 지원이 필요했는데 그게 가능하지 않아서 투자자를 모집했답니다. 그 주체가 국가가 주인인 동인도회사. 많이 들어 본 이름이지요? 수학이라기 보다는 경제적 계산을 해보겠습니다. 무사히 장사를 해서 돌아 오면 300%의 이익을 보는데 돌아 오는 배는 출발한 배의 절반만 돌아 온다면 얼마의 배당 이익을 볼 수 있을 까요?

  쉽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1/2*300=150(%)이니 1.5배의 배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돌아 오지 못한 배의 손실이나 들어간 비용 등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하려고 하는 이야기에 별 상관 없으니까. 천 여명이 투자를 했고 배당은 후추라는 현물로 배당을 했답니다. 모두가 재투자를 거부하고 후추을 배당 받았는데 또 모두가 현금으로 바꾸려는 바람에 가격이 폭락했고 이익을 거의 보지 못해 그 후로 재투자를 하게 되면서 주식시장이 만들어지게 되었답니다.

  이 공부를 하면서 다른 생각을 하게 되어서 이 역사와 다른 결의 주식시장을 생각하게 되어 이 글을 쓰게 된 것인데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주식이 직접 투자와 다른 점이 주식(증권)을 사고 팔 수 있다는 건데 그게 주식 시장인 것입니다. 냉정하게 이 시장을 판단하자면 원래는 주식의 가격이 기업의 가치를 대변한다는 게 원칙입니다. 주식의 가치가 저평가 되었다느니 거품이 끼었다느니 하는 것은 주가 대비 기업가치가 1이 되지 못했는지 1보다 큰 건지를 말합니다.

  하지만 실은 이론과 원칙을 떠나서 기업의 가치만을 주가가 반영한다면 주식시장은 파리 날리고 있을 것입니다. 주식시장이 활황인 것은 기업 가치를 매일 판단하는 것이 아닌데 그와 상관없이 사람들이 주식을 수시로 거래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기업의 가치와 상관없이 주가를 올리려거나 내리려는 사람들의 의도에 의해 거래가 활성화 되기 때문에 주식 시장이 붐비고 주가는 그들의 의도에 따라 결정이 되며 개미들이 돈을 버는 것은 용케 운이 좋아서라는 것을 보여 준다는 것입니다.

2026-05-21

산에 가기


     비가 와도 산에 갑니다. 사람들이 없으니 호젓해서 좋습니다. 어제 이렇게 비가 와서 오늘 보니 물이 엄청 쏟아지고 있고 어떤 곳은 무너져 내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물이 많아진 덕분에 귀한 두꺼비를 만났습니다.



공부는 반복해야

   식물 이름은 계속 잊어 버리니 계속 반복해서 외워야 합니다. 외우는 데는 여러가지 방법을 쓸 수록 잘 외워집니다. 산딸나무입니다.



식자우환

   웬만하면 라디오를 들으려 합니다. 운동프로그램에 따라 오전 일과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달라서 듣지 않고 있던 11시 프로그램에 변호사 시험에 붙었다고 요란을 떨던 오아무개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듣고 있는데 엊그제도 고개를 갸웃하는 '지식'이라는 걸 이야기하더니 오늘도 그래서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한마디 하려구요.

  먼저 엉뚱한 사람이 걸려들었습니다. 시작 전에 방탄이 부른 명왕성에 대한 노래를 들려 주었습니다. 온통 바른 척하더니 모두가 사랑하고 아끼는 광화문을 지들 돈 벌자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기친 사람들이어서 이 노래의 가사는 어떤지 찾아 보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태양)과 에어진 차갑고 슬픈 감정(명왕성)을 이야기한 것이었습니다.

  예, 오늘 라디오 이 프로그램은 명왕성 이야기였습니다. 간단히 간추리면 명왕성은 미국인이 발견했고 행성으로 보기에는 결격 사유가 여럿 있는 것이었는데 당시 미국의 경제력이 하늘을 찌를 때라 많은 천문학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맨 끝에 그러니까 해왕성 뒤에 Pluto, 우리말로 명왕성으로 넣었다가 얼마 전에 결국 퇴출되어 태양계 행성의 자격을 박탈 당했는데 최근 MAGA세력들이 다시 태양계에 올려 놓으려고 작전을 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방탄의 생각과 의도는 최소한 내가 내 편으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 프로그램 이름은 오승훈의 라디오 문화센터, 오늘 강의는 세종대 지웅배교수. 듣다가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고 아름다운 꾸며진 이야기만 하길래 그만 들었기 때문에 나중에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행성의 이름을 보겠습니다. 그리스 신, 아니 로마신의 이름을 땄습니다. 내행성으로 Mercury(수성), Venus(금성), Earth(지구), Mars(화성), Jupiter(목성), Saturn(토성)이 있습니다. 머큐리는 그리스 신 헤르메스입니다. 제우스 명령 전달자. 태양에 가까이 붙어서 붙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비너스는 아프로디테로 가장 밝게 빛나 아름다워서. 마스는 그리스 신 아레스로 전쟁의 신인데 붉은 빛을 띠어 전투적으로 보였나 봅니다. 주피터는 제우스이며 행성 중 제일 커서 붙여졌고, 세턴은 그리스신 크로노스로 농경의 신입니다. 내행성은 지구형 행성, 또는 암석행성, 고체행성으로 불립니다.

  그 밖으로 외행성이 있습니다. Uranus(천왕성), Neptune(해왕성)입니다. 우라누스는 그리스 신 이름도 같고 하늘의 신이어서 天王星이구요, 넵튠은 그리스 신 포세이돈으로 바다의 신이니 海王星인 것입니다. 외행성은 암석이 아닙니다. 천왕성을 가스로, 해왕성은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늘 이야깃거리 명왕성입니다. 요거 이름 소개에서 그들 무식을 드러냅니다. 교수가 명계의 왕이어서 병왕성이라고 하는데 진행자가 알아먹지 못합니다. 교수는 한번 더 명계의 왕이어서 그렇다고만 이야기 하고 진행자는 '그렇군요'라고 하고 그냥 넘어 갑니다. 이름이 어느 소녀와 할아버지의 제안으로 플루토라고 붙였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뿐입니다. 댓글들 보았더니 법석입니다. 디즈니 캐릭터까지 거명하고.

  플루토는 그리스 신 하데스입니다. 저승을 다스리는 신입니다. 한자로 冥王星인데 그러니까 명계의 왕은 맞습니다. 그런데 명계가 어딘지를 모르니 그냥 둘 다 넘어간 것입니다. 얼마 전 이야기 한 적 있습니다. 冥의 뜻은 '어둡다'이고 '명복을 빈다'에서 쓰인다고. 그러니까 명계란 '저승'을 말하는 것입니다. 명왕성은 크기도 위성의 크기보다 작고 공전괘도도 불규칙하고 외행성의 구성물질과 다르게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행성으로 분류할 수 없습니다. 세계적 한 가수 그룹과 두 유명한 사람들의 본모습을 살펴 보았습니다. 이 글을 보고 불편하시면 제목을 보고 화를 가라앉히길 바랍니다. 

2026-05-19

원앙등

   인동초 이야기를 하는데 책에서 읽은 다른 이름의 것과 같은 것 같아 찾아 보았습니다. 인동초라는 이름은 풀이라는 건데 이건 나무, 덩굴식물인데 그리 붙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니 인동초와 인동덩굴 두 단어의 설명이 똑같았습니다. 신기한 게 사전 편찬한 사람들은 식물에 아예 무지하거나 관심이 없는 것 같은 게 두 이름에 대한 설명을 토씨 하나, 기호 하나도 다르지 않게 하면서 유사하다거나 같은 식물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생겼는데 소설(대막요)에 주인공이 엄청 좋아 하는데 중국에서는 '원앙등'이라고 한답니다. 원앙 두 마리가 함께 있는 모양으로 보아서 그리 부른답니다. 우리는 검색해도 나오지 아예 나오지 않습니다. 중국에서는 아예 인동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구요.


  처음에는 꽃이 흰색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노란색이 되어 진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 나무에 흰색과 노란색 두 가지의 색깔을 가진 꽃을 보기 때문에 금은화라고도 부른답니다. 

  추가로 인동이라는 건 '겨울을 이긴다'는 뜻인데 겨울에도 푸르름을 유지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김대중 대통령의 별명이었습니다. 그리고 덩굴식물의 이름에는 '계요등'처럼 '등'이 붙으니 원앙등이라 하는 인동등이라 하든 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범려

   중국에서 역사를 공부한 사람들은 강력한 힘을 펼친 인물로는 진시황, 한무제, 당태종, 강희제 등을 꼽고 사상적으로 공자와 주희를 꼽지만 '위대한 인물'을 말한다면 내가 읽은 바에 의하면 '범려'를 많이 꼽습니다.

  범려는 '와신상담'에 나오는 인물입니다. 춘추시대 오왕 합려는 망강한 힘을 자랑하여 대국인 초나라도 힘들게 했습니다. 그래서 옆에 붙어 있는 작은 나라인 월나라를 치려다 화살에 맞은 게 동티나서 죽으며 아들에게 복수를 유언으로 남깁니다.

  아들이 부차로 '와신臥薪(누울 와, 섶 신)하며 복수를 위해 힘을 키워 초나라의 수도를 점령했을 뿐 아니라 월나라도 완벽 제압합니다. 이 때의 월왕 구천은 운 좋게도 범려라는 책사와 문종이라는 행정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범려는 많은 제물로 부차의 재상을 꼬시고 '서시(중국 4대 미녀 중 하나)'를 부차에게 바쳐 구천의 죽음을 면하고 부차의 마굿간지기를 하게 합니다. 각고의 시간을 버티어 문종이 대신 다스리고 있던 월나라로 복귀한 구천을 상담嘗膽(맛볼 상, 쓸개 담)을 하며 국력을 키워 부차의 오나라를 아예 멸망시켜 버립니다. 춘추시대는 싸움에서 이겨도 그 나라를 멸망시키지는 않던 시대임에도.

  당연히 범려의 전략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범려는 친구 문종에게 말합니다. 그 유명한 말 '장경오훼長頸烏喙(긴 목과 까마귀 부리). 구천의 관상은 목이 길고 입이 까마귀 부리처럼 뾰족하고 길게 튀어나와 힘들 시기를 함께 할 수 있어도 평온한 시기는 한께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문종은 뜯지 않아 남고 구천은 소리소문 없이 가족들을 이끌고 야반도주 다른 나라로 떠납니다. 거의 모든 야사에는 서시를 데리고 갔다고 합니다. 이름을 숨기고 장사를 하여 실력을 보이자 국가의 부름을 받자 또 다른 나라로 도망가고 거기에서도 그런 요청을 받자 아예 산 속에 들어가서 나중에 신선이 되었다는 인물입니다.

  중국의 그 누구도 신선이 되었다는 예가 없습니다. 어제 소설을 읽다가 그의 이름을 보았는데 이름이 范蠡으로 세상에 벌레가 두 마리나 있어서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성인 范은 뜻이 그냥 '풀이름'이고 살았던 동네일 것이니 별 의미 없고 蠡를 찾아 보니 뜻이 '좀 먹다'입니다. 더 찾아 보니 '좀' 뿐 아니라 '표주박', '소라', 꽃창포' 등의 뜻이 있는데 특별히 그의 삶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라면

   우리가 라면이 일본에서 넘어 온 것은 알고 있습니다. 나는 라면의 이름만 알아 보았습니다. 라면이라는 음식은 중국에도 있었고 이름은 랍면拉麵인데 중국어로는 라몐이고 일본에서 라멘으로 불렀습니다. 이게 삼양식품에서 가져 오면서 '라면'으로 불렀구요. 그러니까 실은 '포크레인'처럼 상품명이 일반명사가 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拉은 '꺾다'라는 뜻으로 중국에서 랍면은 '수타면'을 뜻한답니다. 拉은 우리는 '납치', '피랍' 등에서 씁니다. 한자가 쓰인 지가 오래 되다 보니(중국에서 쓰기 시작한 비슷한 시기부터 쓴 것으로 보임) 한중일 각국에서 많은 글자가 서로 다른 뜻으로 쓰인 것들이 있습니다. 물론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것도 많구요.

  麵은 뜻이 '밀가루'인데 글자의 구성은 麥(보리 맥)+面(얼굴 면)입니다. 밀의 한자어는 小麥이기 때문입니다. 밀이 갑골문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꽤 오래 전에 중국에 인도를 거쳐 들어 온 것으로 보이고 한반도에도 삼국시대 유적지에서 보이는 것으로 보아 우리도 오래 전에 들어 왔을 것으로 본답니다. 단지 추운 곳에서 자라고 번식이 잘 안되는 놈이라 극히 소량만 재배된 것으로 봅니다.

  '면'을 우리는 보통 국수로 생각하는데 칼국수로 생각해야 합니다. 한반도에서는 실은 보리를 빻아 가루로 만든 뒤 반죽을 넓게 펴서 가늘게 잘라 음식을 만들어 이걸 '면'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국수는 제면기에서 뽑은 둥근 모양이지만요.

2026-05-18

개천에서 용 난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다. 그런 사회에서 어떤 소수는 이미 여의주를 품고 태어나고, 개천은 살 만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사회는 개천에서 용이 나기를 기다리는 사회가 아니다. 누구도 용이 되기 위해 자신의 삶을 끝없는 경쟁에 저당 잡히지 않아도 되는 사회다. 좋은 사회란 용이 되지 않아도 되는 사회, 특권을 보장받는 용이 필요 없는 사회, 아예 개천이 없는 사회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57003.html 한겨레신문 2026년 5월3일자 윤홍식 |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복지국가재구조화연구센터장

  이 분의 글은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는 명언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2024년 한국은행이 서울대 진학률을 기반으로 학생의 잠재력 차이로 설명되는 몫은 8%에 불과하고, 92%는 거주 지역의 차이에서 비롯되니 지역별 학령인구의 비율에 따라 대학 신입생을 선발하자는 제안을 했다는 이야기로 이어 갑니다. 그러게 해서 맨 앞의 결론으로 이어간 것입니다.

- 용도 없고 개천이 없는 사회는 곧 평등한 사회를 말하는 것이고 사회주의적 사회입니다.

-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고 한 건 에디슨의 말입니다. 그는 잠을 자면서도 사람들에게는 '잠을 자는 건 사치이고 낭비'라고 말을 한 사람이고 그의 발명품 중 사기를 친 것들이 제법 있습니다.

- 한국은행의 분석과 제안을 이런 식으로 뭉개서는 안 됩니다. 한국은행은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제안을 한 것인데 '용'도 '개천'도 없는 상상의 세계로 끌어가다니오.

  대학에 들어 가고 고향에 내려 갔을 때 지금은 전설처럼 이야기 되는 '국립 사대생'이 왔다고 사람들이 구경을 나오는 일이 내게도 있었습니다. 참고로 내 고향(이젠 가고 싶지 않은)은 지금도 버스가 지나지 않아 버스 타려면 걸어서 20분은 족히 가야 하는 곳입니다. 이런 경우가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경우인 거지요. 지역 인재를 뽑는 의도로 대학 수시에서 지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특별전형을 실시하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아예 비율을 정하자고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인데 이 훌륭한 제안을 방향을 홱 틀어버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서울대 이야기 입니다. 석열이의 내란 시도 사건으로 보인 서울대 출신들의 행태를 보면 그들은 단지 성적이 좋았던 사람들일 뿐 똑똑하지도 않고 민주주의의 기초도 인식하지 않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역사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멍청하고 나쁜 사람들이었습니다. 서울대를 꼽은 게 애초 잘못입니다.

어떤 삶?

 



  산자락에 조금씩 농사를 짓고 있던 곳을 시에서 정리하고 공원 조성을 했습니다. 지난 겨우내 기초 작업을 하고 데크는 이른 봄에 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틈으로 풀이 하나 비집고 올라왔습니다. 쑥부쟁이로 보입니다. 어떻게 올라오게 되었을까요?

  저걸 보며 어제 산딸기 다며 했던 생각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이건 내가 따서 내 입으로 들어 가지만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열린 딸기는 일부만 벌레들의 먹이가 될 것이고 대부분은 떨어져 기껏 거름으로 돌아갈 건데 어떤 삶이 산딸기에겐 더 행복할까라는 따분한 생각. 장자는 수백년을 산 고목을 두고 쓸모가 없게 못생긴 덕에 오래 산 것이라고 했는데 말이에요.

산딸기

   올해도 산딸기가 나왔습니다. 작년보다 일주일 정도 빠른 것 같습니다.



2026-05-14

고라니

   내가 평일이면 날마다 오르는 안심산은 높이가 해발고도 217m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 산에 고라니가 삽니다. 멧돼지는 없습니다. 멧돼지는 땅을 파 헤짚는 특징이 있거든요.


  세 번째 보는데 딱 이 놈 한 마리 뿐인가 봅니다. 나와 눈을 마주치고 한참을 있었는데 다른 사람이 지나가는 바람에 도망가 버렸습니다. 누군가 멈추어 사진을 찍고 있으면 함께 멈추어 함께 볼 만도 하고 찍을 수 있게 잠시 기다려 주는 배려도 할 만한데 그런 사람도 있네요. 얼마나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조금 전 내가 추월해 온 사람이었거든요. 조금 더 보고 싶은 거 방해 받아서 심술 부렸습니다.

새집

 


  산딸기를 따러 산에 갔다가 보았습니다. 아주 작은 새의 집으로 보입니다. 어렸을 땐 저런 새의 알도 모두 훔쳐 먹었는데.

좀씀바귀

 


  좀씀바귀입니다. 아파트 화단에 잔뜩 피었습니다. 주위에 비슷한 모양과 색깔의 민들레랑 어우러져 있는데 잘 보면 다릅니다. 잎사귀의 모양도 다르지만 꽃 모양이 쉽게 구분이 갑니다. 이건 홑겹이고 민들레는 여러 겹으로 되어 있습니다.

  씀바귀와 같게 생겼는데 아주 작다고 해서 '좀'을 붙였다고 합니다.

자신이 가진 지식

   사람들은 언제든 판단을 하며 사는데 그 판단의 기준은 이미 학습한 것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런데 그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그런 잠재적 위험이 있다는 것을 항상 마음에 두고 판단하는 사람은 최소한 제 주변에서 극소수입니다. 시간 속에서 바뀐  정보가 업데이트되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고 아예 정보가 들어 올 때 그릇된 것일 가능성도 아주 큽니다.


  괭이밥입니다. 특별히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은 클로버(토끼풀)로 많이 착각하는 풀입니다. 잎이 세 개이고 비슷하게 생긴 건 맞는데 괭이밥의 잎 모양이 뚜렷하게 하트 모양인 것이 하나의 특징이고 클로버는 잎에 잎줄기의 모양이 선명하게 보이는 게 또 하나의 구분법입니다.

  그런데 이 놈의 이름이 어떻게 붙여졌는지가 시빗거리입니다. 검색해 보면 거의가 괭이(고양이의 옛말)가 배가 아플 때 뜯어먹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설명합니다. 요게 잘못된 것입니다. 고양이가 배가 아플 때 풀을 뜯어 먹는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그걸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개는 주위에 풀 먹느 동물과 함께 살며 재미로 뜯어 먹는 것을 종종 보았지만요.

  이 풀에는 약하긴 하지만 옥살산이라는 독성이 있답니다. 맛도 시금합니다. 먹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아는 이 풀의 이름은 고양이가 이 풀 주변에 똥을 싸고 보이지 않게 감추는 것을 보고 붙였을 것이라고 본다는 것입니다. 

  잘난 체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어제 산에서 내려 오는데 초등학생들 데리고 숲 해설사가 저렇게 괭이밥을 설명하기에 잘못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또 늘어나겠구나 하는 생각에 속상해서 내 글 보는 사람들이라도 잘 알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2026-05-07

주역 점을 치는 방법

   점을 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산가지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방법을 요약합니다.

0. 통에 50개를 넣고 시작. 

1. 모두를 손에 쥐고 1개를 통에 넣고 49개로 시작.

2. 두 손으로 둘로 나눈다.

3. 왼 손의 위에, 오른손의 것 아래에 가로로 놓는다.

4. 위의 것에서 하나를 덜어 두 묶음 사이에 세로로 놓는다. 의미는 천지인.

5. 위쪽의 묶음을 왼손으로 쥐고 넷씩 덜어내어 덜어낸 것은 위 원 자리에. 남은 게 4이하가 될 때까지. 남은 건 '인'의 왼쪽에 세로로 나란히.

6. 오른손으로 아래 묶음을 쥐고 왼손으로 '5'를 반복. 남은 건 '인'의 오른쪽에.

7. 세로로 세워진 세 묶음이 1변. 5개 또는 9개. 상 위의 것은 44 또는 40개.

21. 2~6 과정 반복. 세 묶음이 2변. 4 또는 8. 남은 건 40 또는 36 또는 32.

22. 2~6 과정 반복. 세 묶음이 3변. 4 또는 8. 남은 건 36 또는 32 또는 28 또는 25

* 36=4×9. 9는 노양, 변할 수 있는 양효

* 32=4×8. 8은 소음, 변하지 않는 음효

* 28=4×7. 7는 소양, 변하지 않는 양효

* 24=4×6. 6은 노음, 변할 수 있는 음효

= 이렇게 한 개의 괘, 아랫쪽 괘가 만들어 진다. 한 번 더 하면 위쪽의 괘가 만들어져 괘가 완성이 된다. 그것이 본괘이고 변할 수 있는 효가 있으면 적용하여 변하면 된다.


숫자의 마술

   이야기 한 적 있습니다. 도교와 도가는 다르다고. 도가에서 파생한 도교는 종교가 그렇듯 도술이라는 것을 자산으로 삼아 사람들을 현혹시킵니다. 당연히 자신들의 부를 늘이는 목적으로 사기를 친 것입니다. 그들이 부린다고 사람들을 속인 것은 지금으로 말하면 '마술'이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과학적인 지식과 빠른 손놀림을 가지고 모자란 사람들을 속인 것입니다. 지금도 아주 많은 사람들이 마술에 환호하잖아요. 무협지에 나오는 그런 도술과 경공, 장풍이 어떻게 실재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게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처럼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시기에는 모두가 사기의 대상이었을 것입니다. 아, 이걸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든 영화가 있습니다. 그림형제입니다.

  당연히 서양에서도 악마니 유령이니 마녀니 그런 존재를 만들어 그들을 물리치기 위해 재산을 들여야 했잖아요. 그리고 지금도 교황청 산하에 유령 퇴치하는 부서가 있고 근무하는 신부가 있구요. 사람들을 속이는 결정타는 숫자입니다.



  숫자의 마법은 이렇게 종교와 상술에서 많이 쓰입니다. 상술은 25,000원 짜리를 29,900에 팔면 사람들이 싸게 샀다고 생각한다는 거지요. 이 속임수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별로 없을 걸요? 심지어 어린 아이들도 그 이치를 압니다. 오늘 친구가 게임기를 가져 왔는데 겁나게 비싼 거래요. 오만백만원이래요. 이런 말 꽤 많이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요새 선거를 앞두고 설문 결과 많이 발표합니다. 이건 99퍼센트 해석의 문제입니다. 

- 응답률이 12%이면 신뢰도가 엄청나게 높은 건데요?

-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한 5월7일 공표한 내용. 장동혁이 당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 42.9%. 당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 42.5%.

  첫째, 사퇴의견이 높은가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입니다. 신뢰수준 안에 두 응답자의 비율이 있으면 어느 쪽이 높다고 할 수 없습니다. 둘째, 응답률은 3.0%인데 분자는 '응답 완료자수'이고 분모는 '응답 완료자수+접촉 후 거절 및 중도 이탈 사례수'로 일단 전화를 받을 사람 중 끝까지 응답한 사람의 비율입니다. 그러니까 전화를 아예 받지 않는 사람은 응답률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전체 전화를 건 대상은 150, 000명이고 유효하지 않은 수는 25,898+1,472=27,370이고 유효한 번호이나 전화를 받지 않은 게 88,311명이고 접촉 후 응답 완료하지 않은 사람이 33,281이고 응답 완료한 사람이 1,038이니 이 수를 바탕으로 판단을 해야 합니다. 

  이 숫자에서 보면 설문 규칙이야 어떻든 88,311+33,281=121,592(명)은 관심이 없거나 이미 자신의 뜻을 정하여서 자신의 뜻을 여론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여론 형성에 기여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며 이에 반해 여론을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도대로 만들어 보자고 생각한 사람은 기껏 1,038명 뿐이니 이 설문이 대산으로 한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의 대표성을 가질 수 있을까요? 이런 건 여론의 동향을 알아보기보다는 일정한 의도를 가지고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위한 숫자 노름일 뿐입니다.

  숫자에 속지 않아야 현명해 질 수 있습니다.

출신이 갖는 의미, 구별과 차별

   라디오 방송에서 일요일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여 학벌, 학력에 대해 그것이 갖는 병폐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 한진중공업 김진숙씨의 책에 나오는 '학번' 이야기를 해서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그걸 정리해 보았습니다. 일단 그 이야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