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아주 역동적인 공간이지만 지극히 보수적인 곳입니다. 과거의 일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사람의 생각이 문물이 말라져도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라를 새로 세우면 논공행상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공을 내세우고 뻐기면 나라가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을 많이 위태롭게 합니다. 유방이 한나라를 세우는 데 당연히 자신의 힘만으로 한 게 아닙니다. 한漢이라는 나라의 이름은 그가 진나라에 반란을 일으킨 무리의 우두머리 역할을 했던 초패와 항우가 그를 한왕漢王(한수 인근의 봉지)에 봉했기 때문에 그 이름을 자신이 세운 나라 이름으로 했습니다. 동네 불량배에서 하급관리를 하다 도둑떼를 이끌고 반란군에 합류를 했으니 다른 세력과의 연대가 당연히 필요했고 한신에게서는 저신이 완전히 고립되어 죽기를 기다릴 때 도움을 받아 위기를 벗어나기도 했고 그 때의 한신은 유방보다 훨씬 큰 군대를 가지고 있었고 출신도 달랐습니다.
한고조(유방)은 건국 뒤 진나라의 패망원인을 군현제로 보고 다시 봉건제를 부활합니다. 분봉지는 10개. 모두 유씨로 하고 싶었지만 건국에 큰 공로를 세운 한신, 팽월, 영포 세 사람은 봉국을 받고 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한신과 팽월은 반역을 꾀한다는 죄를 씌워 처형했고 자신의 차례가 오고 있다고 생각한 영포는 미리 반란을 일으켰지만 처형당하고 맙니다. 토끼 사냥이 끝났으니 사냥개는 삶아 먹어야지 놔두면 필요없으면서 위험한데 비싼 비용을 계속 내야 하니.
당나라는 이연이 세 아들의 도움으로 세운 나라인데 애초 반란을 일으키도록 추동한 것도, 실제 큰 힘을 쓴 것도 셋째 세민이었습니다. 하지만 첫째인 건성을 태자로 책봉하고 건성과 둘째인 원길이 목숨을 위협하자 세민이 먼저 손을 써 둘을 죽입니다. 현무문의 변입니다. 그 문 뒤에 숨어 있다가 입국하는 형제들을 죽여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리고 이연은 세민에게 제위를 물려 줍니다.
송나라는 이렇게 합니다. 조광윤은 개국 뒤 개국 공신들을 모두 술자리에 부른 뒤 자신도 정권을 찬탈했으니 누군들 그리 하지 못할 것이냐고 말하니 모두 목숨을 구걸합니다. 그래서 모두의 병권을 내어 놓고 사라집니다. 이름하여 배주석병권杯酒釋兵權이라고 합니다. 술을 주고 병권을 손에 쥐다.
명나라는 어쩌게요? 주원장은 건국 후 개국공신 10만여명을 두 차례에 걸쳐 처형합니다. 호유용의 옥.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혹군입니다.
조선은 그 역할을 아들인 방원이 합니다. 건국자 이성계가 치를 떨 정도로 잔인하게.
말이 길었습니다. 새로운 정권이 만들어지고 나면 최고지도자는 자신이 중심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논공행상을 할 때 성과중심으로 하지 않습니다. 공은 주군에게 과는 자신이 떠안는 사람이 가장 아끼는 사람입니다. 대통령은 총리로 어떤 사람을 세울까요? 세 부류가 있습니다. 집사, 바지사장, 능력자. 고건은 바지사장이었지만 꽤 오랫동안 했고 무난해서 대통령감으로 점쳐 지기도 했습니다. 한덕수도 그런 유형이었고 두 정권에서 총리를 했습니다. 김종필과 이회창은 능력자였고 당대 대통령과 인기를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집사가 정세균, 이해찬 등이고 김민석도 그 부류입니다. 대통령이 김민석총리를 '국민의 목숨을 구한 총리'라고 추켜 세웠습니다. 자살자 수가 감소했는데 그 공이 총리에게 있다고 한 것입니다. 사랑을 듬뿍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공이 있다면 담당공무원이나 보건복지부 장관 아닌가요?
이걸 보면 후계 구도를 알 수 있습니다. 김영삼은 나름 주변을 호위부대로 잘 감쌌지만 둘째 아들 문제가 시끄러워지며 모든 게 무너졌습니다. 김대중은 2인자로 크는 것을 아예 싹을 잘라서 노무현이가 자신을 키운 아버지인 자신을 배신하고 새로운 창당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비록 얼마 가지 못했지만. 영리한 이재명은 공부를 많이 해서 자신의 주위에 자기 자신만에게 충성을 다하는, 그러니까 민주당이나 정부나 국가의 안위나 성장과는 아무 관계없이 오로지 자신에게만 충성을 하는 사람들로 자신의 현 위치를 공고히 하고 퇴위 후의 안전을 보장받고 싶어 합니다.
이번 선거는 아주 재미있습니다. 민주당도 패배했다고 구김당도 패배했다고 당대표 물러나라고 합니다. 또한 민주당도 이겼고 구김당도 이겼다고 합니다. 간추리자면 민주당은 이겼지만 중요한 격전지인 서울시장, 평택을과 부산북갑과 대구시장을 내어 주었기 때문에 패배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분석을 해 봅시다. 서울 시장은 대통령이 키워 준 사람입니다. 선거 과정을 보면 능력이 없는 사람입니다. 선거운동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정책도 제대로 세우지 못했으며 큰 이슈 중 하나인 부동산을 오세훈을 따라갔습니다. 그래서 졌습니다. 평택을은 대통령이 보수도 안아야고 한다며 데려 온 골수 우인 김용남을 내세워 조국을 떨어뜨렸습니다. 민주당 귀책 사유가 있으니 자신들 기준대로 후보를 내어서는 안되기도 한 곳이었습니다. 부산북갑은 대통령의 사랑을 듬뿍 받고 출마한 하정우였습니다. 그리고 대구 김부겸은 아무 능력도 없고 정치적으로도 바르지 않은데 국회의원 한 번 당선되었다고 바보 재인이가 총리를 시켰고 이번에 출마도 했는데 그가 선거 직전 '대통령 기소중지'에 대한 주장은 선거 뒤로 미루어 달라고 직접 부탁했습니다. 들어 주지 않았고 그것이 패배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이기기도 했지만 지기도 했다고 한 부분에서 졌다고 한 모든 부분은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입니다. 아무 책임도 지지 않고 당대표에게 잘못을 미루고 있습니다. 뉴이재명을 등에 업고 예전의 노사모와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홍위병 부대입니다. 민주당 당원들은 굳건하고 당차며 여유 있는 정치인으로 정대표를 지지하니 하늘의 태양 둘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밟기 위해 쓰고 있는 장기말이 김민식인데 스스로 알고 있는지는 모르나 자신의 위치를 모르면 자신을 띄워 준 촛농이 낮은 데에 있으면 안전하겠지만 떠오르면 녹는다는 것은 알아야 합니다. 지가 지금까지 뭘 했는지 알아야 합니다.
중국 역사상 유일하게 '대제'라는 호칭을 받고 있는 강희대제의 통치방법을 소개합니다. 오배의 난을 제압하지만 역적이지만 살려 줍니다. 오삼계도 반란을 일으켰는데 그냥 늙어 죽었습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나는데 여진족이 그 한 축이면 다른 한 축이 한족이었기 때문입니다. 2인자들은 끊임없이 경쟁을 시켜 자신들의 장점도 부각시키게 하지만 경쟁을 통해 상대의 치부를 끊임없이 드러내게 하여 서로의 싸움에서 알아서 힘이 빠지게 합니다. 아들이 17명인데 둘째가 태자, 대권에 관심이 있는 황자가 1, 3, 8, 14였는데 그런 방식으로 서로 치고받게 만듭니다. 결국 몇 발 떨어져 황위에 아무 관심없는 거처럼 일만 열심히 하고 자신의 세력을 키우지 않은 것처럼 숙이고 있던 넷째 윤진이 강희를 이어 옹정황제에 등극합니다. 옹정은 까부는 놈들을 싸그리 없애서 역사적으로 잔혹한 황제로 욕을 먹지만 그의 둘째 아들 건륭이 그 안정된 세상을 이어받아 편안한 치세를 누립니다.
지위가 높아지면 이런 고민도 해야 하고 이런 공부도 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노사모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직은 시간이 있지만 올 연말까지 가면 달리는 호랑이의 등에서 내리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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