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이라는 것은 인간의 삶에서 적절한 곳에 쓰이면 그를 인간답게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이것이 오지랖이 되면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심하면 폭력이 되기도 합니다. 아침에 가족과의 문제로 심기불편한 상태로 출근한 사람에게 '또 싸웠구만'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그게 관심이 아니라 조용히 있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폭력입니다.
홍반장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것도 불편에서 폭력까지 넘나드는 것임을 그 자신은 주위의 지적을 무시하고, 그러니까 몰라서 계속 그 행동들을 하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프라이드인 것이지요.
소호요트장을 갈 때마다 너무나 거슬리는 게 비싼 돈 들여 예술작품 동상을 세워 놓았는데 목도리 둘러 놓은 장면입니다. 자신이 쓰던 것이면 그건 오지랖이 아니라 그냥 나쁜 사람이구요. 동상이 춥다고 생각하는 건 아직 덜 자란, 오즈의 마법사나 읽는 어린이 수준이거나 연민을 가장한 오지랖입니다.
이것 못지않은 게 들고양이 밥입니다. 길고양이라고 요즘에 그러던데 도둑고양이가 더 맞을 수 있습니다. 막상 장애인들은 '장애우'라고 불리는 게 싫답니다. '비장애인'이란 용어는 또 무엇이랍니까. 생선 대가리라고 말하면 무식하고 거칠게 말한다고 '머리'로 고쳐 써야 한다고 생각할 사람들이잖아요. 자신들의 생각이 영부인의 생각과 같다는 걸 알면 얼마나 징그러워 할까요. 그런데 재미있는 거. 그걸 알면 자신의 생각을 고칠까요?
어제 도서관을 가는 데 길에 저 꼴로 있는 겁니다. 그냥 찌푸리고 지나갔는데 오늘 아침 나쁜 냄새가 나서 보니 오늘 아침도 그렇게 하고 있어서 저기에 먹이를 가져다 놓은 사람은 어떤 마음을 가진 사람일까 생각하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좁은 길 바로 옆에 아파트촌입니다. 그걸 가져다 놓은 사람도, 그런 행동을 저지하지 않은 사람들도 바르지 않은 동정심을 가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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