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02

외로움? 고독?

     월든 열풍입니다. 손에 잡히는 경제를 빠뜨리지 않고 듣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드랬습니다. 플러스 시간에 박정호 교수가 운영하는 꼭지 중 책을 소개하는 게 일주일에 한 번 있는데 전번 주의 것 중 한 권이 월든이었습니다. 힘들게 다 듣고 난 뒤 정리해 보았습니다.

  1845년에 하버드대를 졸업한 28살의 남자가 깊은 산속 오두막에 들어가 2년 남짓 살면서 삶에 대해 쓴 책. 간디가 크나큰 영감을 받았다고 한 책. 이게 뭔 쌩쑈랍니까.

  요새 사람들이 나이 어리다고 생각이 모자란 게 아니라고 하지만 뭔 창의력이 얼마나 넘치는지는 모르지만 지식이란 건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내 안에 저장을 해햐 하는 것이고 그것은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책을 읽는 시간이 있는 것이고 다른 사람과 만나는 시간이 있는 것이고 들어 온 지식을 잘 엮어서 내 것으로 만드는 데 실질적으로 필요한 시간. 그런데 그 나이에, 게다가 2년 생활한 것으로 산업화로 빈부격차가 심해진 것부터 소비중심이 된 사회를 비판하고 그에 반하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 인지를 통찰했다고? 의자가 3개 있는데 하나는 고독을 위해, 하나는 우정을 위해, 나머지 하나는 세상을 위해 두었다는 그런 ... 메시아라고 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그 사람이야 어떤 말도 할 수 있겠지만 거기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게 못마땅해서 열받은 겁니다. 지가 뭔 고독. 

  내 집에 살아있는 건 나 말고 딱 하나 이것이 있습니다.


  살아있는 걸 키운다는 건 참으로 어렵습니다. 관심이, 정성이 가야 하고 그러다 보면 집착이 생깁니다. 그래서 어떤 중이 '무소유'를 설파하고 책을 써서 정말 의미있게 여러 번을 읽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자신은 그렇게 살지 않았더라구요. 여튼 그도 실물을 키우는 것도 소유고 집착이 된다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키우지 않으려고 하는데 전에 근무했던 학교 행정사가 느닷없이 콩란을 하나 만들어서 주는데 거절해도 주는 걸 끝까지 거부할 수 없어서 받아 키우다가 전근 가서도 키우고 은퇴하면서 집으로 가져온 것입니다.

  고독이요? 평생 의지할 곳 없이 살아온 사람이지만 저 살아있는 유일한 생명체와 대화해 본 적 없습니다. 외로움, 고독을 제대로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남들과 누가 더 고독한지 겨루지 않으며 아예 그 단어를 입에 올리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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