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2

내 편이 될 수 있는 사람

   누가 내 편이 될 수 있을까요? 구김당 요새 난리였습니다. 내 편인지 동지 인지로 정치인이라고 볼 수 없게 나중에 길에서 마주쳐도 고개를 돌리게 싸웠습니다. 물론 그래봤자 나쁜 놈들이니 보고 즐기면 되는 일입니다. 상호방위조약이라는 것은 그 핵심이 조약 당사자가 침략을 당하면 자동으로 그 전쟁에 개입한다는 것입니다. 무력으로. 그러니까 나와 다른 나라가 싸우게 되면 내 나라에 조약을 맺은 나라의 군대가 들어 온다는 것입니다. 정말로 간도 쓸개도 내어 줄 수 있는 나라와 맺어야 하는 조약입니다. 타국의 군대가 도와 준다고 들어 와서 그 나라를 삼켜버린 역사는 숱하게 많습니다. 지금 이야기 하려는 일본도 임오군란과 동학농민전쟁 때 대한제국이 도와 달라고 불렀고 그걸 계기로 결국 대한제국을 삼킨 거잖아요. 그 놈들과 한미일 3국 상호방위조약을 맺자는 놈들 당이고 그게 정신 나간 소리라고 비난하는 김병주 의원에게 막말 사과하라고 한 놈들 아닙니까. 일본군 군대를 이 땅에 들인다고 확언하는 놈들. 역사를 모르는 바보 아닐 것이니 나쁜 놈들인거죠.

  삼국지 공부하다가 칠종칠금의 맹획 때문에 베트남 역사 공부하고 있는데 19세기 말에 왕조들 간의 싸움이 있었고 힘에서 밀린 왕조가 프랑스에 도움을 요청하여 프랑스의 군대가 베트남에 들어 온 것이 결국 프랑스의 백 년 넘은 식민지배로 이어졌답니다. 그걸 끝내기 위해 많은 피를 흘렸고 걸출한 지도자 호치민(전에 공부할 땐 호지명)이 등장해서 디엔비엔푸 전투를 끝으로 프랑스를 몰아낸 판인데 제네바 협정에서 같은 편이라고 생각했던 소련은 나토를 자극하지 않으려 프랑스와 좋은 관계를 가지려고, 중국은 자신의 남쪽에서 너무 세력이 세면 말을 잘 듣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 베트남의 남북으로의 양분에 합의했답니다.

  베트남 역사 두 권을 보았으니 개인의 의견을 아닐 건데 이 독립 전쟁에서 우군을 찾는 기준으로 '적의 적은 친구'라는 말이 나옵니다. 나라를 빼앗겼고 무력으로 싸우려면 무기와 싸움 기술의 전수가 필요하고 이것 못지 않게 자신들의 정당성과 프랑스의 부당성을 주장해서 국제적인 지지를 얻는 정치적인 목적까지 얻기 위해 같은 편이 되어 줄 나라를 찾는 기준이 그것이었답니다. 그래서 처음 손을 내민 미국은 짧은 기간 도움을 준 뒤 제네바 협정의 기본 내용을 제시했고, 다음으로 손을 내민 중국은 디엔비엔푸 전투까지만 지원을 해 준 뒤 협정에서 뒤통수 때렸고, 내내 국제적으로 사회주의라는 형제애로 뒷배가 되어 주었던 소련도 협정에서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악당이 되었습니다.

  이야기 한 적 있습니다. '적의 친구는 분명한 적'이지만 '적의 적이 친구'가 될 수 없는 법이라고.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게 아니라 그 조건이라고 친구가 되는 건 아니라고. 그러면 생활에서의 친구는 어떤 사람일까요?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병도가 밖에서 나를 지 친구라고 팔아먹고 다닐 때 대면하고 그러지 말라고 했습니다. 국민학교와 중학교, 대학교 동창이지만 친구는 아니라고. 당연히 만나지 않고 있지요. 며칠 전 도서관에서 아는 체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고개 들어 보니 ㅈㅅ이 입니다. '응, 너냐?'로 인사는 끝났습니다. 30년 전쯤 ㅇㄱ이랑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ㅇㄱ이가 ㅈㅅ이가 보자는데 함께 해도 되냐고 물어 그러자고 했습니다. 다 같은 동창이니까. 그런데 밥을 빨리도 먹더니 ㅈㅅ이가 ㅇㄱ이 보고 2차 가잡니다. 너는 오지 말고. 가고 싶어 아쉬운 자리 아니니 그러라고 했지만 그래도 기분이 나빴습니다. 어차피 개인적으로 만나는 사람이 아니니 많이 기분 나븐 건 아니고. 그리고 그에게는 사업적인 목적이 있는 것 알고.

  경력이 얼마 안 된 시점에 억지로 여수고로 발령 받더니 1년 만에 퇴직하고 학원을 차렸습니다. 경력이 필요했던 거지요. 학원 간판 걸고 음으로 고액 개인과외(1주 2시간 두 번 250만원). 그래서 커리어가 필요. ㅇㄱ이는 여천고 근무하니 손님 물어다 달라고. 영리한 ㅇㄱ이가 그걸 모를 리 없는데 그 술자리 따라간 건 거래가 성립되었을 것이라 추측해도 결과는 맞을 것. 그런 ㅇㄱ이와 저녁 먹은 건 지 부친상 때 자신이 없는데 자리(자신은 돈 벌려고 수능 출제)를 내내 지켜 주어서 고맙다고. 자주 보는 사이는 아닌데 이따금 부르면 만나는 사이였는데 그 상갓집에 사람들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지켰을 뿐이었고.

  집에서의 친구는 어떨까요? 그래도 괜찮은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의 생활은 '칭찬하는 사람은 달라도 욕하는 사람들은 같다'는 것이랍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아주 잘 지적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가치로는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칭찬하는 것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강한 감정이 실리진 않습니다. 그러나 미워하는 것에는 자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심하게 훼손하는 사람에 대한 강한 분노가 있기 때문에 그 사람에 대한 나쁜 감정에 동조해 주지 않는 사람은 내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고 명확한 거리를 두게 되는 것이지요. 그 사람을 왜 나쁘게 말하냐고 내 생각에 동조해주지 않는 말을 준비하고 뱉어낸 과정이 이미 그가 내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배우자이건 친구이건 항상 같은 방향을 바라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침을 뱉은 사람을 보듬어 주는 것은 나를 비난하는 것입니다. 같은 편이 될 생각이 없다는 것이 확실합니다. 적의 친구는 적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맹감

    이 땅의 모든 권력은 경상도가 점하고 있는데 사투리마저 그렇게 되어 가고 있습니다. 생각 나는 대로 하나씩 우리 사투리, 우리말을 기록하겠습니다. 그 첫 번째로 맹감입니다. 표준말로는 청미래덩굴입니다. 경상도 사투리로는 망개인데 지금 오로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