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재미있고 의미있게 읽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번에 하겠습니다. 이문열의 평역으로 된 것을 읽었는데 9권에서 제갈공명의 칠종칠금의 맹획 이야기가 나옵니다.
중국인들은 일찌기 중국中國이라는 말을 씁니다. '國'이 지금의 '나라'의 의미로 쓰인 것은 나중이지만 그래도 일정한 영역을 의미했습니다. 한나라는 세운 고조 유방劉邦의 이름을 피휘하면서 그 때까지 나라의 영역을 '邦' 이라고 하던 걸 '國'으로 바꾸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조금 더 공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의 자(字 어릴 적 이름)는 '계(季 뜻이 '끝'인데 이름에서는 막내)'였고 '방'이라는 건 후한시대의 '한지'를 나중에 학자들이 주석을 달면서 나온 이름이라고 하니까요.
중국의 역사는 한반도와 달리 여러 나라들이 있어서 역사서가 여럿이고 내용이 모두 자기중심적으로 기술이 되어 있어서 통일된 역사서를 만들기 힘듭니다. 사람들이 불멸의 역사서로 믿고 유럽에서도 인정한다고 하는 사마천의 '사기'도 중화사상을 중심으로 많이 왜곡한 것을 볼 수 있으니까요. 중국이라는 이름을 말한 것은 중화사상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자신들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해서 자신들을 기준으로 밖의 이민족들은 모두 오랑캐라고 생각하고 칭했습니다. 동쪽의 동이東夷, 남만南蠻, 서융西戎, 북적北狄으로 불렀는데 모두 오랑캐를 뜻합니다. 夷는 大자와 弓자가 합해진 글자로 큰 활을 쓰는 활 잘 쏘는 오랑캐, 蠻은 변할 변變, 사모할 연戀의 머리에 벌레 충䖝자를 쓴 건인데 䖝은 혐오스럽고 하찮은 경우에 쓰입니다. 쉽게 변하는 하찮고 싫은 놈이라고 해석하면 될 듯합니다. 戎도 오랑캐라는 뜻인데 실제 융족이 살았고, 狄은 원래 犬+大였는데 大가 火로 바뀌었으며 개를 키우는 북방 이민족을 뜻합니다.
이야기가 길어지고 있는 이유는 蠻자 대문에 그렇습니다. 이야기로 이어 갑니다.
공명에게 매번 깨진 맹획은 유교의 물을 먹지 않아 이치와 가치가 전혀 학습되지 않은 족속의 우두머리여서 사로잡아도 다시 사람들을 모아 싸움을 걸어 왔습니다. 죽이면 쉽겠지만 먼 곳이면서 기후와 풍토가 자신들이 견디기 어려운 곳이라 그들 중 똘똘한 놈에게 통치를 맡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로 뽑힌 맹획을 완전히 굴복시키려고 공명은 생각했던 것입니다. 여섯 번을 놔주고 일곱 번째 싸움은 맹획이 다른 지역의 지원군을 데려 왔는데 그들은 나무껍질로 만든 갑옷을 입었는데 기름을 먹이고 두들겨 말리고 다시 기름을 입히는 과정을 반복하여 화살은 물론이고 창도 뚫을 수 없는 데다 물에 가라앉지 않아 수중전에서도 막강했습니다.
공명은 두 번의 싸움을 지고 완전히 적을 파악하여 적의 3만 대군을 계곡으로 유인하고 입구를 막은 후 불을 질러 사람은 물론 말까지 모두 태우고 이어 맹획에게도 결국 항복을 받습니다. 그런데 돌아가는 길에 강을 건너야 하는데 강에서 불어오는 독이 서린 기운에 군사들이 죽는 것이었고 지역인에게 물으니 죽은 원혼들이 강에 모여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머리 얼마와 소 몇 마리를 희생으로 하여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을 죽여서 마음이 좋지 않았던 공명은 사람 대신 쇠고기를 밀가루와 함께 다져서 사람 머리 모양으로 만들어 제사를 지내고서야 그 강을 건널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밀가루와 고기로 사람 머리 모양으로 만든 음식이 나왔고 그게 만두의 시초라고 하잖아요.
말이 길었지만 그래서 '만'자가 같은 글자인지 공부한 것입니다. 아니었습니다. 만두는 로 쓰는데 좌변은 먹는 것이니까 '밥 식食'이고 우변은 '끌 만蔓'인데 갑골문에서
이렇게 되어 있어 눈이 감기는 것을 두 손으로 막는 모양인데 '길다'는 뜻이 되어 '긴 모양의 음식'으로 된 것이라고 합니다.
역사와 한자 공부가 재미있는 사람에게만 재미있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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