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2

사용하는 언어의 성격

   글씨가 그 사람의 성격과 성품을 나타내어 주듯이 사용하는 말은 그 사람의 학문의 깊이와 가치관을 보여 줍니다. 

  먼저 우리 깊숙히 들어와 있는 왜색입니다.  우리 말인 '채소'를 두고 굳이 일본 한자인 '야채'를 쓰는 것입니다. '조리'를 두고 '요리'를 쓰구요. 한국방송을 보면 출연자가 '야채'라고 말한 것은 모두 '채소'로 자막을 달아서 고쳐 오고 있으니 몰라서 그랬다는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요리'도 자격증 이름이 '조리사'니 그도 모른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우동'이 일본 이름인 것을 모른다고 '가락국수'대신 쓰는 것은 자신이 무식하다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것에 다름 없습니다.

  다음은 필요하지 않은 한자어의 사용입니다. '달걀'을 두고 '계란'을 쓰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집'을 두고 '건물'이라고 하거나 '길'이라 하지 않고 '도로'라고 하는 것들이 한자를 쓰면 더 유식하게 보인다고 생각하는 문화 사대주의 입니다. 하우스나 빌딩, 스트리트, 터널 같은 것들은 사대의 대상이 잽싸게 바뀐 사람입니다.

  다음으로 보편적이지 않은 표현으로 유식함을 보이려는 것들이 있습니다. 풍광이나 풍미 의구심 같은 것들입니다. 그냥 풍경, 맛, 의심으로 써도 하등 다를 것이 없는데 기어이 그것과는 다르다고 우깁니다. 글과 말이 들어 있는 지식의 깊이를 보여 주는 것은 듣는 대상이 알아먹을 언어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을 전달할 때 생깁니다. 맛과 향이 강한 음식 재료는 없는 조리실력을 갖추기 위한 수단입니다. 

  실은 이걸 글로 쓰려고 생각한 건 시사경제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입니다. 리포터는 '출산률'이라는 표현을 '출생률'로 쓰자는 의견들이 있는데 새로 태어나는 아기의 숫자가 줄어드는 책임을 여성에게 지우는 표현이라고 하면서 자신은 '합계출생률'이라는 표현으로 합니다. 실은 공식 명칭은 '합계출산률'입니다. 그런데 진행자인 이진우 기자는 끝까지 '출산률'이라고 합니다. 리포터는 끝까지 '출생률'이라고 하고. 이건 자신의 가치관의 우향성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그냥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고 자신이 보수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이지요. 전에도 이야기한 적 있잖아요. 이 사람은 기업인, 임대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명시적으로 내내 보여 주고 있잖아요. 사람들은 다 모르더라구요. 서울, 교육받은 남자들의 버터발린 유창한 말투에 속아서.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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