打칠 타, 草풀 초, 驚놀랄 경, 蛇뱀 사. 풀을 쳐서 뱀을 놀래키다. 풀을 치니 뱀이 놀라다.
이 사자성어는 한 쪽을 혼내서 다른 쪽을 깨우친다고 대부분의 해설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내가 처음 배웠던 것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맨 앞줄에 두 가지의 해석을 썼는데 두 글자만 다르지만 뜻이 다릅니다. 앞의 것은 검색하면 나오는 일반적인 해석이고 두 번째의 것이 내가 처음 접했던 해석입니다.
앞의 해석은 '갑'을 가르치기 위해 '을'을 혼낸다는 것입니다. '네가 알만한 놈이면 갑이 혼나는 걸 보고 미리 알아서 행동하라'는 거지요.
뒤의 것은 이렇습니다. 농부가 풀을 벱니다. 그는 농사에 방해가 되는 풀을 제거할 뿐입니다. 그런데 풀 속에 있는 뱀은 농부의 의도와 아무 상관없지만 몸을 피하지 않으면 해를 입게 되니 알아서 미리 피하라는 것입니다.
언뜻 결과가 같아 보이지만 앞의 것은 낫을 쥔 사람의 의도가 중심이고 뒤의 것은 그의 의도와 아무 상관없이 뱀이 현명해야 함을 중심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니 쓰임이 다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삼국지연의를 읽으면서 다른 용도로 쓰이는 타초경사를 보았습니다. 주된 내용은 같지만 용도가 다른 것입니다. '갑'을 두들기면 '을'이 미리 놀라 몸을 사리게 되어 '을'을 다루기 힘들어지니 '갑'을 '을'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혼을 내야 한다는 뜻으로 쓰인 것입니다.
이래서 공부가 필요한 것이고 공부하는 사람들의 표현력이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달리 입체적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지요. 공부는 부족한데 똑똑한 체하려는 아무개 같은 사람들은 자다가 봉창을 뚫는 거구요. 하기야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그런 사람 똑똑하다고 자신들의 구세주로 생각하니 그것도 내가 잘난 체하는 것일 수 있겠네요. '돼지 목의 진주목걸이'라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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