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내로라 하는 명사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했고 얼마 전에는 마이클 샌델이 두툼한 책을 내서 세계적으로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고 철학이라고는 공부한 사람이 없는 한국에서도 많이 이야기 되었습니다. 여기에 잠시 조용해진 틈을 타서 나도 숟가락을 얹겠습니다.
의義를 먼저 분석해 보겠습니다. 양 양(羊) + 나 아(我)로 되어 있습니다. 앞에 살짝 이야기한 대로 我자는 창 과戈 앞에 날이 셋이나 더 달린 모양이었습니다. 갑골문은 이렇습니다. 羊은 우두머리(추장)의 깃털 머리 장식입니다. 해석을 하면 종족 내부의 결속을 도모하고 배신자를 응징하는 것을 정의로움으로 본 것입니다. 그러면 종족을 보아야 하겠네요.
종족, 같은 무리의 시작은 族입니다. 가족에서 많이 보아서 좁은 의미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이 글자의 뜻은 '겨레'이고 가족만 아니라 '민족'에서도 쓰입니다. 族은 깃발 언㫃 + 화살 시矢로 되어 있습니다. 화살은 대표적인 전쟁 무기이므로 한께 전쟁을 치를 수 있도록 같은 깃발 아래 모인 공동체를 뜻합니다. 요즘 대통령과 새로 선출된 여당 대표가 운명공동체라고들 하는데 이합집산이 잦은 깃발 아래로 뭉친 사람들이라 그 표현이 맞나 모르겠습니다. 문자들이 만들어진 시기는 혼자로는 생존할 수 없는 시기가 된 것이었고 깃발은 생사를 같이 하는 사람들을 모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관점에서 본다면 정의라는 것은 운명을 같이 하는 무리들의 이익을 위해서 안으로는 결속을 도모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세력과는 대항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나는 해석합니다. 그렇다는 것은 나의 정의가 모두의 정의라고 생각하는 것은 철학적 고민을 해보지 않은, 그냥 이기적인 사람인 것이지요.
전쟁에서 항복해 온 항장降將은 어떻게 할까요? 과거의 전쟁을 보면 항복한 군사들은 흡수하거나 수가 많으면 따로 부대를 편성해서 함께 하는데 장수는 다릅니다. 받아들여 긴하게 쓰기도 하고 배신자는 또 배신한다고 바로 베어버리기도 합니다. 義를 사실적으로 어떻게 볼 건지의 실천적 예인 것입니다.
또 하나. 가족은 정치적 신념을 같이 해야 할까요? 부부가 각각 구김당과 민주당 소속이면? 부모와 자식이 그렇다면? 종교는요? 유일신 모시는 기독교는 당연히 같아야 하는 것이니 그것들은 빼고 다른 종교는? 가족이 族의 가장 기본 단위이니 당연히 생각을 해보아야 합니다.
폭을 넓혀 볼까요? 전에 이야기했던 파우스트가 메피스토와 한 약속은 지키는 것이 옳을까요 악마와의 약속은 파기하는 것이 옳을까요. 석가나 예수나 자신을 나쁜 길로 유혹했던 악마들을 굴복시켰다고 했지 죽이거나 파괴하진 않았잖아요. 그건 왜 일까요? 다양성을 인정해 다른 생각을 허용한 것일까요? 그렇다면 이렇게 살아야 하고 이렇게 사는 건 나쁜 것이라고 해도 되나요?
나 자신은 어떻냐구요? 다음에 차분할 때 중국에서 성했던 세 개의 종교, 혹은 철학적 흐름, 집단에 대해 공부하겠습니다. 물론 답을 미루진 않습니다. 노자의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