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31

변화를 지켜 보는 눈

   세상을 남이 설명해 주는 대로만 보지 않고 자신의 철학적인 사고를 통해 보려고 하는 사람들은 학문들 중에 최고의 거짓으로 꼽는 게 경제학과 심리학입니다. 심리학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을 합리적이고 자기 이익적인 방향으로 할 것이라는 전제를 하기 때문에 항상 틀리는 것이고(맞다고 믿는 사람에게는 한정적으로 항상 맞고), 경제학은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의 문제를 진단하는 건데 경제라는 게 과거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 가기 때문에 항상 틀리는 진단을 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사를 짓거나 배를 타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하늘을 볼 수 있는 능력입니다. 언제 비가 오고 언제 어디서 바람이 불 것인지는 자신의 생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당장의 목숨과도 연계되기 때문에 작은 현상의 힌트만으로도 날씨를 예측하는 것은 중요한 능력이며 예년의 데이터를 기억하는 능력도 중요한 능력입니다. 하지만 이 중요한 능력도 기후변화의 흐름에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변화를 감지하고 적응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삼킨다고 많이들 두려워 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해봤자 인간에 미치지 못한다고 낮추어 보기도 합니다. 딸깍출판이라는 말이 있는데 루미너리북스라는 출판사가 인공지능을 이용해 작년 한 해에 9,000권의 책을 출판하며 시끄러웠는데 한겨레 신문의 비판은 이렇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출판인에게 ‘노동과 관계가 소거된 책’은 어불성설이다. 작가의 삶이 있고, 글쓰기의 과정이 있고, 인연과 약속이 있고, 편집자의 편집 및 수정 과정이 있다. 책의 서체와 디자인을 결정하고 홍보 컨셉을 정하며 독자들에게 손을 내미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번역서라면 원문을 깊이 이해하려는 애씀과 번역어를 놓고 벌이는 씨름이 있다. 2026. 3. 30. 한겨레신문

  중국의 한 업체는 미국의 유명한 두 배우의 격투장면 영화를 만들어 영화인들을 두려움에 떨게도 했고 바둑을 두는 이들은 알파고의 등장을 5천년 바둑의 전환점이 도래했음을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일단 5천년의 역사는 어이없는 뻥입니다. 기원전 3천년은 역사에 없고 기원전 2천년도 역사에 없습니다. 여튼 변화를 알고는 있어야 합니다. 소크라테스도 '요즘 젊은이들은 싸가지 없다'라는 말을 했다고 예나 지금이나 다른 게 없다고들 하지만 사람들의 인식이 가치가 달라진 것도 보아야 합니다. 변화에 탑승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메모리 시장은 비관적이어서 국내 관련 두 기업은 주가가 상당이 낮은 상태였는데 가을이 넘어 가면서 LLM기반의 인공지능이 일반화 되면서 갑자기 두 기업의 주가가 튀어 올랐습니다. 재고는 빠르게 소진되었고 메모리를 사기 위해 줄을 서야 한다고 했고 개인들이 사용하는 노트북과 휴대폰의 가격이 실제로 상승했습니다. 최근 입학 시즌까지만 해도. 그런데 구글에서 메모리를 경제적으로 활용하여 기존의 필요량의 6분의 1만 써도 된다는 방법을 제시하자 어제까지 연 이틀 메모리 기업들 주가는 바닥을 쳤습니다. 그러니까 작년 여름부터 오늘 아침까지 인공지능을 둘러싼 주식 가격을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주식투자는 변화를 감지하고 따라 갔어야 돈을 벌었을 것입니다. 주식과 관련이 없는 사람들은?

  요새 민주당은 명분과 실리라는 두 가지의 가치를 대립하는 것으로 놓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계파싸움이 아닌 것처럼 치열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정치가 예의염치를 지켜야 하는 곳인지, 명분이 실리를 침해당했을 때 그래도 지킬 것인지는 아주아주 중요합니다. AI가 이번 이란 전쟁에서 인류의 적으로 등장했고 거기에 쓰인 인공지능이 오픈에이아이의 챗지피티라면 아무리 유용하게 자신의 작업에 그걸 쓰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기업의 것은 침을 뱉어야 그 변화를 바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장황하게 앞의 글을 썼지만 주장하는 것인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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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의 글에서 法을 이야기 했으니 조금 더 설명을 하겠습니다. 법이라는 글자에 대한 해석은 누구나 이렇게 하는 걸 따릅니다.  '법(法=灋)'은 바로 바르지 않는 사람을 들이받아 죽여버리는 '해치'나 항상 낮은 곳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