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5

뿌린 대로 거둔다

   예전에 한 번 쓴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중학교에 가면 도덕 선생들이 집에 가서 가훈을 알아 오라고 하는데 우리 집은 없다고 하면 내어 놓으라고 떼를 써서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고 불러 주면 어떻게 그런 게 가훈이냐고 앙탈부리고 그러면 '부뚜막의 소금도 넣어야 짜다'로 하라고 더 이상은 모르니 네가 알아서 하라고 했습니다. 둘은 다 내 삶의 모토입니다. 그걸 아이들한테는 강요하지 않았고 내 가치를 전이시키는 것도 조심했습니다.

  군대도 다녀 오고 직장도 잡은 어느 날 큰 놈이 술도 마시지 않은 상태였는데 '아버지(실제 표현은 아부지)는 어떻게 우리를 그렇게 가르쳤나'고 심한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앞의 이야기대로 나의 삶의 가치는 풍요와 행복이 아니어서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으려 그렇게 애썼는데 그런 공격을 당하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멍해 쳐다보는 나에게 그는 친구들과 다툼이 있으면 자신이 항상 양보하며 일이 해결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도 생각이 있는지라 더 이상 이야기 없었구요.

  아이와 접점이 되는 가치는 공과 사의 이야기입니다. 내가 배울 땐 견리사의見利思義(이익을 보면 의리를 먼저 생각한다), 선공후사先公後私(공공의 이익이 개인의 이익보다 우선한다)는 머리 속 깊이 박혔습니다. 사뭇 더 강한 표현인 멸사봉공滅私奉公(개인의 이익을 버리고 공공의 이익에 봉사한다)까지도 당연하다고 배웠고 그것이 정의라고 체화하였습니다.

  나는 86세대의 허리는 아니고 다리 세대 정도입니다. 80년대 학번에 60년대생. 내 아이는 그런 아버지에게 교육을 받았는데 그의 친구들도 내 또래일 건데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우선하는 아이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아마 내가 노동운동을 공부하고 활동을 하면서 훨씬 도덕성으로 자신을 무장한 것이 그런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꼭 지시한다고 배우는 것이 아니니.

  이미 30 중반에 들어선 그들이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집과 학교에서의 교육의 영향이었다고 보면 그건 당연한 것입니다. 어떤 교육이었을까요. 앞의 이야기처럼 공공의 이익이 우선이 아닌 자신의 이익이 우선이라고 배웠을 것입니다. 내가 살아야 세상이 존재하니 내가 먼저라는 교육이 이미 이루어진 세대인 거지요. 하나가 더 있습니다. 

  과거, 군주가 존재했던 시가를 그냥 봉건사회라고 뭉뚱그리겠습니다. 봉건사회에서 가치의 핵심은 '군사부일체'였습니다. 그게 우리 세대는 그렇게 교육을 받았고 우리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그게 쉬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충효에 대한 것이 무너지고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집안에서의 구성원 모두의 평등이었습니다. 제일 먼저 아이들에게 존칭을 썼고 가족의 일을 결정할 때 모두 같은 가치를 갖는 한 표를 행사했습니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었고 영어 교육이 그 다음이었습니다. 아직 철학의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서구식 민주주의가 영어의 표현과 텍스트 내용으로 아이들을 압도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전래동화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지금과도 다르고 다른 나라와도 다른 우리의 과거를 공부하는 중요한, 거의 유일한 수단인 전래동화는 젖혀 두고 신작 동화와 다른 문화, 다른 나라의 동화가 아이들의 책꽂이를 차지하고 그것이 동화가 되었습니다. 그게 어떤 결과를 가져 올까요?

  아이들이 크면 품을 벗어날 것입니다. 우리와 다른 정서적이고 역사적이고 철학적인 배경을 가진 아이들은 이제 성인이 되어 자신들의 부모를 어떤 존재로 볼까요. 다시 말하지만 그 아이들이 '효도'라는 말은 거의 들어 본 적도 없을 것입니다. 1년에 한 번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까요? 그런데 그렇게 보는 건 의미가 있는 걸까요? 만난 자리를 복기해 보면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내가 모아 놓은 재산에 대해 내 아이는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요?

  내가 제일 역겨워 하는 말이 사필귀정事必歸正(모든 일은 반드시 바로 잡힌다)입니다. 이는 종두득두種豆得豆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한 대로 거두는 건 맞지만 그게 옳은 일인지는 모두 개인적이기 때문입니다. 저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합니까? 부정을 저질러 저 위치를 가지고 사는 사람을 하늘이 벌 주어 바르게 잡아준다고? 콩 심으면 콩이 나는 건 맞지만 그건 아니잖아요. 나도 그렇고 모두가 자신이 가르친 대로 내 아이와의 관계가 이어질 것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주역 점을 치는 방법

   점을 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산가지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방법을 요약합니다. 0. 통에 50개를 넣고 시작.  1. 모두를 손에 쥐고 1개를 통에 넣고 49개로 시작. 2. 두 손으로 둘로 나눈다. 3. 왼 손의 위에, 오른손의 것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