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어 두었던 천자문 공부를 시작합니다. 늙어서 무슨 천자문이냐 하겠지만 이건 역사와 철학,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천자문은 모두가 하는 삼국시대를 조조의 위나라(220년)가 평정해 가던 것을 사마의가 빼앗아 진나라를 세워(266년) 삼국을 통일을 하지만 얼마 안되어 망하고(316년) 오호십육국 시대를 통과하며 남북조시대라 하는 시기의 남조의 양나라 사람 주흥사가 만들었습니다.
이 시기의 중국은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개판보다 못한 돼지판 이었습니다. 그리고 양나라는 죽림칠현의 나라이기도 했구요. 중국과 한국에서 그들을 겁나게 멋있게 말하는데 유교쟁이들이 하는 말입니다. 벼슬을 받아놓고 녹봉을 받아 먹으면서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산속에 들어가 세상의 허무함만 중얼거렸던 좋게 말하면 허무주의자들이었습니다. 여튼 그 시기 양무제의 명을 받아 만들었는데 어떤 사유인지는 전설 수준이어서 사실은 모릅니다. 천자라기 보다 네 글자가 한 개의 문장을 이루어 250개이며 천 자 중 750개가 교육용 한자이기 때문에 네 글자 중 한 글자 꼴로 교육용이 아닙니다. 그 말은 보편적으로 쓰이지 않는 한자가 25자나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각 문장은 당시의 사회와 철학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 나와 있는 책들과 인터넷에 소개하고 있는 글들은 글쓴이의 수준과 철학이 들어 있어 해석이 제법 다릅니다. 그러니 당연히 내가 하는 것도 내가 아는 중국의 역사와 당시의 사회, 그리고 유가(유교 아닌)과 도가의 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것입니다.
제일 먼저 시작하는 것은 한국사람이라면 거의가 읊는 '하늘천 따지 검을현 누르황'입니다.
天地玄黃. 하늘 천, 땅 지, 검을 현, 누를 황. 하늘은 검고 땅은 누렇다.
한문은 우리와 달리 기본적으로 뒤에서 앞을 수식합니다. 보통 두 글자씩 그렇게 하는데 여기서는 앞에서 뒤를 수식하며 글자를 건너 뛰며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도움이 없으면 공부하기 가능하지 않습니다.
하늘의 색을 검다고 한 것은 당장의 눈 앞의 것이 아닌 저 너머 먼, 그러니까 우주를 말한 것입니다. 볼 수 없는 혹은 알 수 없는 존재를 말한 것입니다. 보통 감은 색으로 흑黑을 생각하지만 현玄이 더 많이 쓰입니다. 현관, 현미, 현무암 등.
땅의 색이 누렇다고 한 것은 추가 설명이 없을 것 같습니다. 중국은 중원이 중심이고 중원은 황하의 영향권입니다. 장강이라고 하는 양자강은 남쪽에 있어서 이 영역이 중국에 들어 오더라도 한 식구가 되는 건 당나라 후대라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특히 땅의 색이 누렇다고 한 것입니다. 그러면 천자문이 맨 앞에 나오는 이 땅의 방향은 어디일까요.
오행의 중심인 색깔과 방향은 이렇습니다. 기억이 날 것입니다.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 순서대로 동서남북의 방위이고 색깔은 파란색, 흰색, 붉은색, 검은색입니다. 그러면 황색은? 모두의 중심이 土, 황색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