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7

나의 가치는 내가 만든다

   한창 자신있게 일을 받아들이고 봉급 따지지 않고 훨씬 받은 것보다 일을 많이 했을 때 출장을 다녀 왔는데 그것도 여러 날, 동료들이 없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큰 걸 깨달았습니다. 내가 없으면 학교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을 줄 알았는데 세상에! 물론 학교마다 일이 제대로 돌아가는 정도가 차이가 있고 부임해 가보면 정말 개판인 곳도 꽤 있지만 그래도 그건 충격이었습니다. 개판이어도 돌아가고 있고 그깟 감사도 형식적이니.

  아침에 산에서 내려 오는데 초등학교가 아니 온 동네가 들썩이게 남자의 호령소리와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하늘과 땅을 울렸습니다. 살펴 보니 오락 행사 대행사 직원이 와서 자신들의 장비와 진행자가 동원이 되어 한 학년 또는 대 개 학년의 아이들을 세워놓고 오락을 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가로, 세로 반듯이 줄과 칸을 맞추어 반팔 간격으로 서 있었고 이따금 합창으로 '예!"라는 함성만 들리고 계속 진행자의 우렁찬 목소리만 들렸습니다. 두 집 청소하고 헬스 다녀 오고 12시 넘어서까지. 저런 수동적인 오락은 처음 보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의 행동은 그저 줄맞추어 서서 '예'만 이따금 하는 거요.

  실은 그것보다 더 문제인 것이 있습니다. 교사인지 모르겠는데 한두 명 정도 질서유지하는 사람이 대오의 귀퉁이에 서있었는데 여자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들도 대행사 직원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옛날로 보자면 소풍이나 체육대회일 건데 교사들은 빠지고 외부에서 모조리 진행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건 큰 문제입니다.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외부에 맡기고 하지 않는다는 것은 돈을 쓴다는 것보다 더 큰 문제인 자신들의 쓸모를 하나 없애는 것입니다. 요즘 학교는 공부를 가르쳐 주는 곳이 아닌데 이런 활동에서도 교사가 빠지면 아이들에게 교사의 역할은 훨씬 없어 보일 것입니다.

  그런 업종들이 있는데 행정실의 시설직입니다. 지금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은 시험 볼 때 시험지 인쇄해 주는 것 뿐이라고 말을 해도 될 것입니다. 화단과 나무 가꾸는 것부터 유리창 교체, 전기와 수도, 제초작업, 운동장 관리 그 어떤 것도 전부 돈 주고 외부 업체에서 관리합니다. 여러 해 전부터는 학교마다 있던 시설직은 교육청에 몇 명만 두고 한 명이 여러 학교를 돌아가며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마저도 일을 하지 않는다고 계속 학교에서 교육청에 민원을 넣습니다. 결국 그 업종 없어 집니다.

  또 하나는 급식실입니다. 방학 때면 임금을 타 먹기 위해 출근을 합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몇 시간 있다가 사라져 버립니다. 음식 재료비와 수고비를 줄 테니 밥을 해달라고 부탁을 해도 들은 체도 하지 않습니다. 근로자의 날인지 노동절인지 그 날은 학생들은 나 몰라라 쉽니다. 요즘 도시락 싸줄 수 있는 초등학교 학부모는 얼마나 될까요. 그들의 처우를 개선해 달라고 아우성이지만 학교 구성원 누구도 그들의 편에 서지 않습니다. 그들은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하는 행동을 해 왔기에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힙들 것입니다. 영양교사? 교사들은 누구도 동료로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보건교사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들은 의사들과 아주 같은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를 상대로 싸우는데 무기로 쓰는 건 환자에 대한 진료거부니 잠재적인 환자인 국민들이 누가 편들어 주겠습니까. 그래도 그들은 돈만 받아먹으면 된다고 생각하니 똑같은 집단인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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