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9일 수요일

그 땐 그랬지

  내가 다녔던 학교의 사범대의 과가 스무 개 정도 되었다고 말하니 믿지 않습니다.


  세어보니 딱 스물 한 개네요. 지금은 얼마나 되는지 검색해 보았습니다.


  여러 개가 줄었습니다. 사람들이 또 믿지 않는 게 있습니다. 내가 3학년 때 수학교육과의 인원이 500명에 육박해서 상대나 법대 등의 단과대학보다 숫자규모가 더 컸다는 것. 과의 학년 정원이 100명이었습니다. 1년 위 4학년이 100명, 졸업정원제 첫 대상자인 내가 속한 3학년부터 1학년까지 각각 130명. 500명 육박하지요?

  옛날 이야기하다보니 옛날 생각이 납니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탑이 하나 서있습니다. 맨 위에 양철로 만든 새가 앉아 있는데 용봉입니다. 그런데 그 밑을 받치고 있는 게 뼈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우골탑이라 불렀습니다. 가난 속에서 소를 팔아 학비를 댄다는 의미였습니다. 위의 새는 고정된 게 아니어서 바람이 세게 불면 방향이 바뀌기도 했는데 바람이 불지 않아도 바뀌었는데 탑을 중심으로 왼 편에 있던 단과생(농대, 상대, 법대, 인사대 등)들과 오른편에 있던 단과생(공대)들이 술마시고 밤에 들어와 방향을 돌려 놓은 것 때문이었습니다.


  대강당입니다. 학교에 대한 기억 속에서 빠질 수 없는 곳입니다. 2학년 때 2년 전 518때 시위 주도혐의로 잡혀가 옥중단식하시던 박관현 열사가 죽었다는 소식에 이 건물 앞에 학생들이 구름처럼 모였는데 그 수가 어마어마하여(8천명으로 추산) 그 기세등등하게 시위대를 항상 몰아쳤던 짭새들이 감히 덤비지 못했습니다. 여세를 몰아 교문밖 진출을 시도했는데 저 엄청난 크기의 대문을 학생달 맨손으로 쓰러뜨렸습니다. 지금은 문에 이상한 기계장치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옛 사진을 찾아보니 518이 일어났던 당시 1980년의 사진이 있네요. 오른쪽 사람들 드나드는 문의 모양과 크기를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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폄훼와 폄하

 폄훼 :  (貶毁) 「명사」  남을 깎아내려 헐뜯음(표준국어대사전). 貶(낮출 폄)+毁(헐 훼)  폄하 :  (貶下) 「명사」  가치를 깎아내림 (표준국어대사전).   그러니 둘 다 쓸 수 있는 말이고 뜻이 다릅니다. '그가 한 말을 폄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