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도 업무분장에 대한 조정을 하자고 합니다. 필요하냐고 하려다 또 사람들 생각을 재확인하기 위해서 말없이 참석했습니다. 두 사람이 나갈 사람이고 두 사람이 들어 오면 해야 할 일이라고 누구도 재조정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아서 왜 회의를 븓들고 있냐고 끝내자고 했습니다. 회의를 끝낸다는 말이 나오자 '끝났다'는 것을 전제하고 한 가지 업무조정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고 했습니다. 일 년에 한두 번 하는 일인지 내내 해야 하는 일인지에 대한 경중을 두어야 한다고. 교무가 얼른 동의하고 나서며 그 이야기를 하자고 합니다. 회의가 끝났다고 해서 한 말이고 새로운 사람들이 오면 그 때 적용하라는 말이었다고 했습니다.
큰 틀에서는 조정이 필요하다도 교무와 내년 예정교무가 이야기 합니다. 자꾸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라고 합니다. 일이 어떻게 몰려 있는지. 그래서 '내 눈에는 빤히 보이는데 왜 두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짜증섞인 말로 쏘아부쳤습니다. 잠시 후 교무가 교무의 일이 없다고 실토를 합니다. 모두가 하지 않으려 해서 유인책으로 그렇게 짰다는 겁니다. 누가 짰는데. 여튼 그 말 후에도 입을 다물자 또 전후임 교무 둘이서 말없는 과학과 영어를 다그쳤습니다. 도 사람은 그대로 두는 거 이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또 한 번 쏘아부쳤습니다.
한 곳이나 두 곳에 일을 몰아놓고 나만 똥을 밟지 않으면 된다고 다들 생각하고 있는데 왜 두 사람을 다그치느냐고. 아무 말도 다들 하지 않고 회의는 끝이 났습니다.
그런 상황이면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내년 교무는 자신이 원해서 하는 일이니 국어는 스스로 한 곳에 몰려 있는 일 중 일부를 교무로 가져 가겠다고 해야 맞는 말입니다. 내가 말하기 전에 알았는 몰라서 금방 알았든지 교무에는 일이 없고 내가 맡은 일이 많았던 것이 완전히 드러났는데도 내년 업무조정하자고 했던 당사자인 국어는 아무 말이 없이 회의를 끝낸 것입니다.
참 나쁘다기보다 한심한 사람입니다. 나쁜 것을 감추고 그 일을 착한 일로 포장하려는 게 바이스나 똑같습니다. 두어 달 전 마지막 술자리에서 억지를 부린 뒤에 사람이 이렇게 본심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줄 몰랐습니다. 토론 수업을 한다는 사람이 토론의 결과를 낼 필요가 없다고 우긴 것입니다. 결과를 반드시 내려고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 결론을 내려는 게 아니라고 우기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모두 알게 된 것입니다. 나쁜 건 자신의 주장이 잘못된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난 뒤의 행동이었습니다. 전체의 이야기 중에 큰 소리로 반응 없는 주선생과만 이야기를 하면서 판을 깬 것이 그 날의 일이고 그 뒤로 사과없는 그는 그냥 같은 직원일 뿐이었습니다.
토론을 지도할 기본 개념도 갖지 않은 사람이 지금껏 토론수업을 하고 있다고 자랑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지난 일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아이들의 토론수업자료가 내용도 방향도 이상하고 어떤 것들은 중학교 학생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경제적, 정치적 주제를 가지고 있어서 아이들에게 그게 뭔지 설명할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당연히 모르는 것이지요. 모르는 것을 가지고 어떻게 토론을 한답니까. 연구를 해가며? 자신도 그 개념을 모르고 있는데 아이들이 인터넷과 책을 뒤져서 공부를 한 다음 쟁점을 찾아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한 뒤 토론을 해야 하는 일인데?
그런데 그일이 있고 난 뒤 한 달 전쯤부터 바이스가 내 일 중 내 년의 계획에 대한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분배하는 걸 보고 내년 작업을 미리 하는 것이라고 짐작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핵심은 국어를 교무로 맡긴 것입니다. 교무는 학교관리자의 가신입니다. 좋게 말해 가신이지 꼬붕이라는 것은 교직생활 1년만 넘어도 다 아는 일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바이스의 독단적이고 안하무인이며 무례한 인간관계를 욕하던 사람이 승진을 위해 그의 꼬붕이 된다는 건 32년의 교직생활에서 처음 보는 일입니다. 승진이 급한 거라면 이해해 줄 수도 있습니다.
그는 올해에 1급정교사연수를 받은 올해 4년차인 병아리입니다. 지금 근무평전점수를 타서 뭐하려고 그럴까요? 승진서류를 내려면 10년 이상의 경력이 필요한데 여기서 2년 1등수를 따고 나머지는 어디서 어떻게 따려고 그럴까요. 지금까지 바른 생각과 바른 행동을 하는 것처럼 생활한 사람이 오직 돈과 권력밖에 모르는 그와 잘 맞을까요? 관심이 있는 건 아닌데 궁금하네요. 저런 나쁜 사람의 일에 궁금해 한다는 것이 화가 나긴 합니다.
2018-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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