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5

신神

  神은 문화의 차이만큼 그 위치가 다릅니다. 보통 종교라고 할 때 그 규정하는 근거는 신(절대자)가 있느냐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때의 신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설 뿐 아니라 모든 존재를 만들고 규정하는 절대자로서의 존재인 것입니다. 하지만 한자에서의 神은 뜻이 귀신입니다.
  이것이 동양적인 神에 대한 개념입니다. 아주 다르지요. 사람이 죽으면 혼이 육체에서 빠져 나가고 사신을 따라 황톳물이 흐르는 황천강을 건너고 노파가 주는 물을 한잔 마시고 이승의 기억을 지운 뒤 저승으로 갑니다. 이 때 원한이 많은 혼이 황천 건너 저승으로 가지 않고 저승사자의 손을 뿌리치고 이승에 남는데 이 때 거처할 육체가 사라져 혼령만 떠돌게 되고 이 존재가 귀신인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귀신은 사람이나 현실에 자신의 표현을 할 수 없고 기껏 꿈에 나타날 수 있을 뿐이지요. 서양의 유령과는 아주 다릅니다. 유령은 실체가 없으면서도 보이기도 하고 물리적으로 표현하기도 하잖아요. 그러니까 유령은 철학적이고 사실적인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낸 존재일 뿐이지요.
  그렇게 때문에 최근 천만 관객을 2편까지 연이어 동원한 그 영화는 그런 유령적인 것을 기반으로 하는 쓰레기였기에 아예 볼 생각을 하지 않은 거죠.
  그러면 꿈에 나타나 복권 번호를 불러줬다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돼지나 똥, 용의 꿈을 꾸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것은 논외의 것입니다. 복권 당첨번호를 불러줬다는 것의 사실여부입니다. 빽투더퓨처를 보면 미래로 가서 미국프로야구 결과를 가지고 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스포츠 연감을 미래에서 가지고 온다면 스포츠토토나 스포츠도박판에서 큰 돈을 딸 수 있겠지요. 물론 증권정보를 가지고 온다면 세상의 모든 돈을 긁어 오는 데 며칠 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미래로 갔다고 한다면 가능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사람이 죽으면 시공을 자유로히 오갈 수 있거나 들여다 볼 수 있어야 가능하다는 거지요. 하지만 동양적, 한반도적 귀신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것은 이치에 맞지 않은 일입니다. 유교건 불교건 미래를 갈 수 있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사주도 그런 미래가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고 자신의 대처에 따라 바꿀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運命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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