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31

트라우마?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높은 곳에 대한 두려움을 유난히 심하게 나타내는 사람이나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것인데 물이 무서워 수영을 못한다는 사람들의 이유는 어려서 물에 빠져 죽을 뻔 했다는 트라우마가 원인이라고들 합니다.
  못하게 말리면 더 하고 싶어진다는 것 때문은 아니고 수영은 재미있는 일이 분명합니다. 위험하다고 그렇게 말렸어도 보리밭둑을 기어가며 엄마 눈을 피해 놀다 오곤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배우는 것이었습니다.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선대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수문 위로 끌고 올라가 물로 밀어 떨어뜨리는 것 뿐이었습니다. 물의 흐르는 양을 조절하기 위해 흐르는 내를 가로막고 위아래로 여닫는 문을 설치하는데 그 수문은 많은 물이 좁은 곳으로 빠져 나가면서 유속이 빨라져 수문의 아랫쪽은 엄청나게 깊이 파이게 됩니다. 그런데 그 곳으로 던져버리는 것입니다. 살기 위해서 바둥거렸고 죽어라고 빠져 나가면 선배들은 다시 수문 위로 끌고가서 던지는 것을 반복했고 그러면서 수영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동작은 크고 자세는 나빠서 쉽게 지치고 빠르지도 않았습니다. 발령을 받고도 한참 뒤에 후배 선생님의 코치를 받고 그 때사 바로 잡았습니다. 여튼 물에 빠져 죽을 뻔 해서 물을 무서워 한다는 게 나에겐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인 것입니다.

2018-12-27

인면수심? 혹은 몰염치한 이기심

  새 학년도 업무분장에 대한 조정을 하자고 합니다. 필요하냐고 하려다 또 사람들 생각을 재확인하기 위해서 말없이 참석했습니다. 두 사람이 나갈 사람이고 두 사람이 들어 오면 해야 할 일이라고 누구도 재조정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아서 왜 회의를 븓들고 있냐고 끝내자고 했습니다. 회의를 끝낸다는 말이 나오자 '끝났다'는 것을 전제하고 한 가지 업무조정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고 했습니다. 일 년에 한두 번 하는 일인지 내내 해야 하는 일인지에 대한 경중을 두어야 한다고. 교무가 얼른 동의하고 나서며 그 이야기를 하자고 합니다. 회의가 끝났다고 해서 한 말이고 새로운 사람들이 오면 그 때 적용하라는 말이었다고 했습니다.
  큰 틀에서는 조정이 필요하다도 교무와 내년 예정교무가 이야기 합니다. 자꾸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라고 합니다. 일이 어떻게 몰려 있는지. 그래서 '내 눈에는 빤히 보이는데 왜 두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짜증섞인 말로 쏘아부쳤습니다. 잠시 후 교무가 교무의 일이 없다고 실토를 합니다. 모두가 하지 않으려 해서 유인책으로 그렇게 짰다는 겁니다. 누가 짰는데. 여튼 그 말 후에도 입을 다물자 또 전후임 교무 둘이서 말없는 과학과 영어를 다그쳤습니다. 도 사람은 그대로 두는 거 이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또 한 번 쏘아부쳤습니다.
  한 곳이나 두 곳에 일을 몰아놓고 나만 똥을 밟지 않으면 된다고 다들 생각하고 있는데 왜 두 사람을 다그치느냐고. 아무 말도 다들 하지 않고 회의는 끝이 났습니다.
  그런 상황이면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내년 교무는 자신이 원해서 하는 일이니 국어는 스스로 한 곳에 몰려 있는 일 중 일부를 교무로 가져 가겠다고 해야 맞는 말입니다. 내가 말하기 전에 알았는 몰라서 금방 알았든지 교무에는 일이 없고 내가 맡은 일이 많았던 것이 완전히 드러났는데도 내년 업무조정하자고 했던 당사자인 국어는 아무 말이 없이 회의를 끝낸 것입니다.
  참 나쁘다기보다 한심한 사람입니다. 나쁜 것을 감추고 그 일을 착한 일로 포장하려는 게 바이스나 똑같습니다. 두어 달 전 마지막 술자리에서 억지를 부린 뒤에 사람이 이렇게 본심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줄 몰랐습니다. 토론 수업을 한다는 사람이 토론의 결과를 낼 필요가 없다고 우긴 것입니다. 결과를 반드시 내려고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 결론을 내려는 게 아니라고 우기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모두 알게 된 것입니다. 나쁜 건 자신의 주장이 잘못된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난 뒤의 행동이었습니다. 전체의 이야기 중에 큰 소리로 반응 없는 주선생과만 이야기를 하면서 판을 깬 것이 그 날의 일이고 그 뒤로 사과없는 그는 그냥 같은 직원일 뿐이었습니다.
  토론을 지도할 기본 개념도 갖지 않은 사람이 지금껏 토론수업을 하고 있다고 자랑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지난 일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아이들의 토론수업자료가 내용도 방향도 이상하고 어떤 것들은 중학교 학생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경제적, 정치적 주제를 가지고 있어서 아이들에게 그게 뭔지 설명할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당연히 모르는 것이지요. 모르는 것을 가지고 어떻게 토론을 한답니까. 연구를 해가며? 자신도 그 개념을 모르고 있는데 아이들이 인터넷과 책을 뒤져서 공부를 한 다음 쟁점을 찾아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한 뒤 토론을 해야 하는 일인데?
  그런데 그일이 있고 난 뒤 한 달 전쯤부터 바이스가 내 일 중 내 년의 계획에 대한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분배하는 걸 보고 내년 작업을 미리 하는 것이라고 짐작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핵심은 국어를 교무로 맡긴 것입니다. 교무는 학교관리자의 가신입니다. 좋게 말해 가신이지 꼬붕이라는 것은 교직생활 1년만 넘어도 다 아는 일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바이스의 독단적이고 안하무인이며 무례한 인간관계를 욕하던 사람이 승진을 위해 그의 꼬붕이 된다는 건 32년의 교직생활에서 처음 보는 일입니다. 승진이 급한 거라면 이해해 줄 수도 있습니다.
  그는 올해에 1급정교사연수를 받은 올해 4년차인 병아리입니다. 지금 근무평전점수를 타서 뭐하려고 그럴까요? 승진서류를 내려면 10년 이상의 경력이 필요한데 여기서 2년 1등수를 따고 나머지는 어디서 어떻게 따려고 그럴까요. 지금까지 바른 생각과 바른 행동을 하는 것처럼 생활한 사람이 오직 돈과 권력밖에 모르는 그와 잘 맞을까요? 관심이 있는 건 아닌데 궁금하네요. 저런 나쁜 사람의 일에 궁금해 한다는 것이 화가 나긴 합니다.

2018-12-20

그 땐 그랬지

  내가 다녔던 학교의 사범대의 과가 스무 개 정도 되었다고 말하니 믿지 않습니다.


  세어보니 딱 스물 한 개네요. 지금은 얼마나 되는지 검색해 보았습니다.


  여러 개가 줄었습니다. 사람들이 또 믿지 않는 게 있습니다. 내가 3학년 때 수학교육과의 인원이 500명에 육박해서 상대나 법대 등의 단과대학보다 숫자규모가 더 컸다는 것. 과의 학년 정원이 100명이었습니다. 1년 위 4학년이 100명, 졸업정원제 첫 대상자인 내가 속한 3학년부터 1학년까지 각각 130명. 500명 육박하지요?

  옛날 이야기하다보니 옛날 생각이 납니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탑이 하나 서있습니다. 맨 위에 양철로 만든 새가 앉아 있는데 용봉입니다. 그런데 그 밑을 받치고 있는 게 뼈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우골탑이라 불렀습니다. 가난 속에서 소를 팔아 학비를 댄다는 의미였습니다. 위의 새는 고정된 게 아니어서 바람이 세게 불면 방향이 바뀌기도 했는데 바람이 불지 않아도 바뀌었는데 탑을 중심으로 왼 편에 있던 단과생(농대, 상대, 법대, 인사대 등)들과 오른편에 있던 단과생(공대)들이 술마시고 밤에 들어와 방향을 돌려 놓은 것 때문이었습니다.


  대강당입니다. 학교에 대한 기억 속에서 빠질 수 없는 곳입니다. 2학년 때 2년 전 518때 시위 주도혐의로 잡혀가 옥중단식하시던 박관현 열사가 죽었다는 소식에 이 건물 앞에 학생들이 구름처럼 모였는데 그 수가 어마어마하여(8천명으로 추산) 그 기세등등하게 시위대를 항상 몰아쳤던 짭새들이 감히 덤비지 못했습니다. 여세를 몰아 교문밖 진출을 시도했는데 저 엄청난 크기의 대문을 학생달 맨손으로 쓰러뜨렸습니다. 지금은 문에 이상한 기계장치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옛 사진을 찾아보니 518이 일어났던 당시 1980년의 사진이 있네요. 오른쪽 사람들 드나드는 문의 모양과 크기를 보세요.

언론,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

   얼마 전부터 생활태도를 바꾸었습니다. 사람들이 내가 차를 타고 다니는 걸 보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직접 내게 이야기들 했습니다. 그만큼 환경과 미래를 걱정한 사람이었거든요. 지금은 불편을 감수하고 미래를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미래를 걱정할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