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8

나의 자식

  내가 받은 밥상머리 교육은 엄격했습니다. 그릇을 들고 먹어서는 안 되고 젓가락으로 밥을 먹어서도 안 되며 숫가락이나 젓가락을 밥그릇 위에 올려 놓아서도, ...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중국이나 일본, 절에서 하는 식사 방식이었습니다. 그들은 밥그릇을 들고 입에 댄 뒤 젓가락으로 긁어 넣어 먹잖아요. 성환씨 딸들은 보지도 않고 데려가도 된다고 인근의 여러 면에 퍼져 있던 인식이었습니다. 유학자도 아니시면서 당신 어려서 배운(어머니도) 법도대로 자식들을 가르치셨습니다.
  내 아이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해라 하지 말아라고 강요한 적도 없고 일방적인 충고도 한 적 없습니다. 아주 드물게 제안정도는 했습니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런데 네 선택은 어떻게 할래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내가 엄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둘 다 말하는 겁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어도 그냥 그낌이 그렇답니다.
  억울한 것이 둘째가 작년에 한 학기도 아니고 일 년을 휴학할 때 사전 양해도, 협의도 없이 엄마와 알아서 결정하고 일방적인 통보를 했습니다. 큰 놈은 작년에 여수로 내려온다는 통보에 오면 문제가 되는 이유를 제시하고 내려오지 않는게 좋겠다고 내 의견을 분명히 했는대도 통보 다음날 내려와서 최저임금을 받고 일을 하고 있는지 반 년이 되어 갑니다. 그리고 남자들은 아버지를 보고 배우는 것 중 하나가 면도입니다. 배워야 하며 기구를 써야 합니다. 그래서 그렇습니다. 면도날은 몇 안 되는 남자들의 취향에 따른 선택을 하는 물건입니다. 난 쉬크를 내내 쓰고 있는데 둘째는 질렛 첫째는 질렛 갔다가 지금은 쉬크. 그래서 억울하다는 겁니다. 뭐가 엄하다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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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감

    이 땅의 모든 권력은 경상도가 점하고 있는데 사투리마저 그렇게 되어 가고 있습니다. 생각 나는 대로 하나씩 우리 사투리, 우리말을 기록하겠습니다. 그 첫 번째로 맹감입니다. 표준말로는 청미래덩굴입니다. 경상도 사투리로는 망개인데 지금 오로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