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살던 동네에는 '해샴'과 '독샴'이 있었습니다. '샘'이나 '샴'은 발음하기 어떤 것이 쉽냐고 따질 것 없이 비슷한데 사람들은 '샘'을 '샴'이라 불렀습니다. 또 한 글자 중 '독'은 '돌'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 땐 돌을 그렇게 말했으니까요. 그런데 나머지 '해'가 문제였습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 언젠가 그것이 '회칠한다'의 '회'란 것을 알았습니다. 옛날에는 벽의 마무리를 석회를 바르던 것이 근대 이후 시멘트가 들어와서 시멘트를 바르는 것도 '회칠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해샴'은 '회샘'인 것이고 시멘트로 단장한 샘은 돌을 쌓아 만든 '돌샘'과 구분하여 그렇게 불리게 된 것입니다.
샘은 지하수가 나오는 것이지만 독샘은 논과 접해 있어서 먹지 않고 빨래를 했고 먹는 물은 마을 가운데에 자리한 '회샘'에서 길러다 먹었습니다. 마을 샘과의 거리는 마을에서 차지하는 사회적, 경제적 위치와 관계가 있었습니다.
샘이 깊어서 볕이 잘 들지 않아 이끼류가 많이 끼어서 해마다 두 번은 사람이 들어가서 청소를 했습니다. 바닥이 궁금한 몇 남자 아이들은 재미삼아 들어가기도 했구요. 참 짜릿한 경험으로 기억합니다.
2018-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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