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0

이상異常하다

   한때 한국 사람들은 '다르다'를 '틀리다'로 쓴다며 그 저의가 나쁘다는 말들이 꽤 많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틀리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한 말을 잘난 체하는 학자들이 한국인들의 근성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했지만 그들의 말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말이었기에 토를 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나도 팔이 안으로 굽는 사람이었다는 것이 얼마 되지 않아 드러났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젊은 사람과 SNS를 즐기는 젊은 척하며 사는 사람들이 아주 많이 쓰는 표현으로 '맞습니다'가 생겨났습니다. 분명 '틀리다'라는 표현은 많이 줄었습니다. 그런데 이 표현이 새로 생겨난 것입니다. 두 말은 서로 짝인 말인데 먼저 썼던 것이 부정적인데 반해 새로 쓰는 말은 긍정적인 표현으로 바뀌었을 뿐 상대방의 말을 '맞는지' '틀리는지'로 평가하는 것은 똑같다는 걸 느꼈습니다. 학자들의 판단이 맞았다는 것입니다. 전에는 단지 어휘력이 딸려서 언저리에 있는 모든 것에 다 '맞다'라고 하는 줄 알았지만 그 전에 '틀리다'가 있었기 때문에 그게 새로이 변신한 것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윗 사람의 말을 '맞습니다'로 받았다면 '이런 싸가지'가 분명합니다.

  인간도 여타 동물과 마찬가지로 무리의 보편적인 모습과 다르면 괴롭히고 배척하여 무리에서 쫓아내었습니다. 과거완료형일까요? 내가 보기에는 지금도 여전히, 아니 더 교묘하고 심하게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을 괴롭히고 배척하며 필사적으로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는 무리끼리만 모이려고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SNS와 '구독' 혹은 '팔로우'로 나타나고 자신의 표현을 알아먹지 못하면 '이상'하거나 '노땅'이거나 심하면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라는 표현으로 '이방인' 취급을 하거나 심지어 '꼰대'라고까지 욕을 합니다.

  '이상하다'를 '정상적인 상태와 다르다'고 해석한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소수에 대한 적대적인 자세가 아주 일반적이고 또한 상당히 다수의 생각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뜻을 '별다르거나 색다름'으로 하면 아주 달라집니다. 감탄을 하거나 존경할 수도 있는 상태까지도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창의적인 발상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텔레비전에서 '4차원이다'고 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보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부족한 사람'을 듣기 좋게 이야기 한 것이고 실은 '또라이'이며 이것은 지금 이야기 하려는 것과 다릅니다. 나는 단지 '소수의 생각'을 '다수의 생각'과 다를 뿐인데 '이상하다'고 몰아부치고 타자화하는 것의 폭력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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