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5

전파에 대한 책임

   나 혼자 잘못된 사실을 진실이라고 믿는 거야 아무 문제 없습니다. 그것이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전달이 되었을 때 상대가 사실이라고 믿는 것이 심각한 문제입니다. 부모와 자식간이 제일 문제일 수 있는데 다른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시 우스개 하나를 보고 계속합니다.

  성장 과정에 따른 자신이 신뢰하는(숭배하는) 대상

어릴 때 - 울 엄마가 그랬는데 ~~

초등학생 - 울 선생님이 그랬는데 ~~

중학생 - 울 선생님이 그랬는데 ~~

고등학생 - 친구 00이 그랬는데 ~~

대학생 - 내 생각으로는 ~~

취직하고 일 년 뒤에 - 누가 그러던데 ~~

  ~~는 자신이 사실이라고 말하는 내용입니다. 자신이 진실 혹은 진리라고 믿는 것의 출처가 달라지는데 마지막으로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경험한 사람이 겪는 건 반드시 짚어 볼 부분입니다. 학교 다닐 때 만해도 세상 모든 게 자신의 손 안에, 자신의 머리 안에 있다고 자신만만했는데 사회에 나가 보니 모두가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는 것. 이것은 바람직한 성장과정이지만 자신과 생각이 다르고 조언을 해 주는 사람들을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이라 생각해서 쉽게 직장을 옮기는 젊은 사람들이 널려있으니 원.

  이 이야기를 하는 건 어제 아침 라디오 '6분 집중' 의 요새 유행하는 '야차룰' 싸움이 학교에서도 유행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취재였는데 평소에는 많이도 꼼꼼히 공부해서 알려 주던 사람이 '야차'의 기원을 모르겠다고 해서 이 사람도 요즘 세대의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야차는 불교에서 나온 것으로 신계와 인간계의 사이에 있는 존재인데 요정과 괴물과 도깨비 등이 섞인 것이며 나찰이나 절 입구 사천왕상에 있는 것도 그 비슷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한자로 夜叉인데 '밤 야, 깎지 낄 차'입니다. 한자에 뜻이 있는 게 아니고 산스크리트어을 한자로 가차한 것이어서 굳이 해석할 필요 없습니다. 흉악한 모습과 행동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모습과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사람의 도리를 벗어난 흉악한 짓을 하는 것 야차같다고 합니다. 그래서 야차룰이라고 이름 붙인 것 같습니다.

  이걸 조금 줌아웃을 한다면 참으로 무지했던 시대인 중세에 칼을 가질 수 있던 계급의 남자들이 툭하면 명예를 건다며 일정한 계약서를 쓰고 입회자를 하나 세운 뒤 결투로 상대를 죽였던 것을 본딴 것입니다. 서부 시대에는 총으로 바꾸어 법의 범주를 벗어난 사적인 응징을 했던, 법으로 묵인했던 그것을 본따서 계약서가 유효하다고 생각해서 현대의 시간에 하는 짓입니다. 그걸 대단한 작가라고 믿어왔던 유승민 작가가 기원을 찾았는데 모르겠다고...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수단을 가진 사람들은 공부 많이 해야 합니다.

  그러고 보니 대학 때 법학개론 시간에 '베니스의 상인'에서 법적인 의견을 조사해 오라고 했던 리포트 기억납니다. 사람의 신체를 훼손하는 것을 법률적이 효력이 없어서 무효라는 취지로 발표해서 칭찬을 공개적으로 받고 교수님의 사람을 사적으로까지 듬뿍 받았던 것이 기억납니다. 수시로 찾아뵙고 차랑 밥이랑 얻어 먹었습니다. 정종철 선생님 졸업하고는 찾아 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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