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1

이어져 내려온 예법 중 사소한 것

   내내 어떤 게 선조들의 예법인지 궁금했던 것이 신발을 벗어 놓는 방향이었습니다. 과거 함께 근무했던 사람 딱 셋이 분명한 기억에 남는데 세 사람 모두 신발의 앞부리가 밖을 향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그 중 한 사람은 오전 시간을 내어 일일이 현관 신발장의 신발들을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돌려 놓았습니다. 내 생각은 반대여서 끝까지 안쪽을 향해 놓았구요.

  이 세 사람 모두 집안이 양반이었음을 강조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나도 양반 물이 튄 사람인데 나는 다르게 배워서 차례상, 제사상 놓는 것과 달리 집안마다 다른가 하고 생각했는데 신발 방향으로 명확히 자기 주장을 했던 사람이 딱 그 사람들이어서 내가 바르다는 확신이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 어른들의 말씀은 '사람이란 게 집으로 항상 들어 오려고 해야지 나갈 생각만 하면 안 된다'는 것이 신발을 안쪽 방향으로 놓아야 한다는 이유였고 나도 동의를 했는데 그들은 그 이유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역사 속에서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소설을 읽다가 '귀한 손님이 오면 신발을 거꾸로 신고 달려 나간다.'는 표현을 접하고 알게 된 것입니다. 찾아 보니 삼국지 위서에 나오는 말이었는데 도리상영倒履相迎입니다. (귀한 손님이 와서) 신을 거꾸로 신고 손님을 맞이한다는 뜻입니다. 

倒는 '넘어지다', '거꾸로'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압도적, 타도 등에 쓰입니다. 履는 '신발'입니다.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에 쓰입니다. 그래서 '도리'는 신발을 거꾸로 신음을 말합니다. 귀한 손님이 오니 서둘러 나가려고 신발은 신다 보니 거꾸로 신었다는 말인데 그건 신발 앞부리의 방향이 방을 향하고 있어야 성립하는 발입니다. 내가 맞았습니다.

  아니, 참. 그릇을 들고 먹거나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 건 '뙤놈'들이 하는 거라고 꿀밤을 맞았는데 신발도 뙤놈들이 한 것과 다르게 한 것 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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