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14

조례동 길

   순천이 보행자에 대한 배려는 고사하고 고려도 하지 않는 곳이라는 말을 한 적 있습니다. 그 중 최악이 순천병원 아랫쪽 길입니다. 위에서 내려 찍은 사진이 있으면 좋은데 지도가 제대로 된 게 없더라구요.


  언뜻 보면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데 설명을 하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청자다방 앞 삼거리입니다. 현재 하얀 차가 서있는 곳이 삼거리인데 사진을 찍은 쪽(시내중심가쪽)에서 보면 마치 영어 인쇄체 소문자 'y'자처럼 생긴 곳입니다. 그러니까 사차선 길이 이차선 두 개의 길로 나누어지는 것이지요. 삼거리를 막 지나서 갈래진 두 길 모두 횡단보도가 있는데 그건 정상적입니다. 문제는 바로 눈앞의 주도로가 갈라지기 전에 이 사차선을 가로지르는 횡단보도가 문제인 것입니다. 흰차 앞을 보면 빨갛게 바닥이 칠해져 있고 그 일부분이 횡단보도인데 거기가 아주 복잡하고 위험한 곳입니다. 위 왼쪽 길을 1번, 오른쪽 길을 2번 길로 편의상 부르겠습니다. 

  먼저 주도로에서 올라오는 차는 2번 길로만 가는 게 아니고 1번 길로도 갑니다. 횡단보도의 중간에 있는 경우 1번 길로 가는 차는 상관없는데 2번 길로 차가 오면 뛰어서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위에서 내려오는 두 길의 차도 보아야 합니다. 2번 길에서 내려 오는 차가 주도로로 진입할 거니까 1번, 2번 길을 모두 보아야 하니 연결된 3개의 차선을 모두 보아야 하는 거죠. 게다가 1번에서 2번 길로 'U'자 형으로 갈 수도 있더라구요. 물론 2번 길에서 1번 길로도. 그냥 간단한 게 아닙니다. 길을 그려 보았더니 정말 화가 납니다.  1번 길에서 2번 길로 간다면 어떻게 가겠는지 머릿속에 그려 보십시오.



   그런 위험한 복잡성에 추가로 결정적인 게 두 가지 있습니다.

  신호등이 있는 데 다 꺼 두었고,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어도 멈추는 차는 지금까지 본 바에 의하면 한 대도 없었습니다. 하루에 두 번씩도 왕복하는 길인데. 시는 보행자 각자도생하라는 것이고 운전자는 꼬면 차타고 다니라는 거겠지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언론,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

   얼마 전부터 생활태도를 바꾸었습니다. 사람들이 내가 차를 타고 다니는 걸 보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직접 내게 이야기들 했습니다. 그만큼 환경과 미래를 걱정한 사람이었거든요. 지금은 불편을 감수하고 미래를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미래를 걱정할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