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세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본방'을 보려고 노력하고 보면 보았다고 자랑하고 누군(보통 인터넷 연예 관련 매체)가 먼저 평을 하면 자신의 생각으로 포장하여 퍼나릅니다. 보편적인 것 같습니다. 재방송을 여기저기서 계속 해주는데 난 돌아다니며 그런 걸 주워먹습니다.
어젠 돌아다니다 집사부일체에 정재승이 나온다고 해서 끊은 지 오래된 프로그램인데도 정재승 때문이 아니고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타이틀이 있어서 뇌과학자는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정재승을 통해 행동경제학을 알게 되었고 그가 쓴 책들을 읽고 감탄했는데 비트코인에서 실망했습니다. 그것의 부정적인 면은 아예 돌아보지 않고 중앙집권적인 금융권력을 대체하는 민중권력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지적으로 아주 미성숙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여튼 어제는 주제가 궁금했습니다.
강연식으로 진행했는데 처음 시작이 바로 '케인즈 게임''이었습니다. 경제학자 케인즈 맞습니다.
참가자들에게 1에서 100까지의 숫자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합니다. 물론 임의로 나중에 바꾸는 것을 방지하려면 쓰도록 해야겠지요. 선택하고 나면 출제자는 참가자들의 모든 숫자를 평균을 낸 뒤 그 값의 3분의 2의 값에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상금을 주겠다고 합니다. 이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야 하니까 눈빛 교환을 금지합니다. 나는 머리를 굴리고 있던 도중 정재승이 정답이 있다고 하는 순간 감을 잡았습니다. 실험의 결과는 몇 줄 아래에 적겠습니다.
참가자들에게 자신이 선택한 숫자와 선택한 이유를 물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숫자거나 자신의 선수 활동 시 백넘버(이대호), 자신이 출생한 연도(뱀뱀) 등 의미 없는 숫자들이 나오고 마치 제작진이 결과를 예측하고 자리를 배치한 듯 끝의 3명이 의미 있는 답을 내어 놓습니다. 예상 외로 감동현(격투기 선수)과 이해성(서울대 경영학과)이 같은 답을 내어 놓았습니다. 100까지의 평균값이 50이면 그것의 3분의 2인 33 또는 34. 맨 마지막으로 이상윤(서울대 물리학과)은 사람들이 앞의 두 사람들처럼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자신은 그 값의 3분의 2인 22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서울대 출신이라고 설명을 한 이유는 전에 정재승이 나왔을 때 출연진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서 강의를 알아먹을 만한 사람으로 데려온 것이 그 두 사람의 게스트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윤도 그럴싸해 보이지만 역시나 모자란 것이 모두가 이상윤처럼 생각할 거니 자신은 14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고 계속 그러다 보면 0에 도달한다는 것이 정답입니다. 수학이랑 통계를 많이 공부한 사람일수록 정답에 가까운 숫자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난 제법 많이 공부한 사람입니다. 0이라고는 하지 않고 제일 작은 값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주어진 숫자가 1부터 100까지 인지 그냥 100까지의 숫자라고 했는지 기억이 불분명해서.
이 문제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내야 하는 것이 문제인데 셋을 뺀 나머지의 사람들은 문제를 잘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고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그냥 초등학교 수준으로 생각한 것이고 이상윤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중학생 수준으로 인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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