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고 그름의 판단은 선악과도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편하게 선과 악으로 부르겠습니다. 전에 이야기한 바 있는 백이와 숙제를 다시 소환합니다. 이미 읽었음에도 그 배치를 몰랐는데 어떤 강의에서 사기열전의 맨 앞에 배치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 다시 언급하는 것입니다.
상나라의 주紂왕은 주지육림, 포락지형 뿐 아니라 자신에게 간언을 하는 비간의 배를 산채로 갈라 심장을 꺼내기도 했다는 극악한 인물이었고 주나라 서백이 은나라를 차러 가니까 신하가 임금을 치는 것은 '의'가 아니라고 말렸다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당시 주나라는 상나라의 제후국이었고 백이와 숙제는 더 작은 '고죽국'의 왕자였는데 왕위 계승을 다른 형제에게 양보하면서 주나라로 몸을 피해 와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 백이와 숙제를 몇 백 년 뒤의 춘추시대의 공자가 최고의 의인으로 추앙했고, 또 그 몇 백년 뒤의 사마천이 그렇게 생각한 것입니다. 그들에 비야냥 거린 야사도 있습니다. 부도덕한 나라니 주나라의 것은 먹지 않겠다고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만 먹었는데 사람들이 고사리는 주나라의 것이 아니냐고 하자 그도 먹지 않고 죽었다는...
선악은 자신의 기준으로 남을 판단할 때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위나라의 조조에 대한 재평가가 몇 십년 전에 있었습니다. 나관중은 그를 '간웅'이라고 했지만 전쟁에서 상대에 대한 배려를 하는 것은 이기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운동 경기에서는 지켜야 할 것이 있지만 전쟁의 경우는 나만 죽는 게 아니라 나를 믿고 이 나라에 살고 있는 백성들을 살려야 한다면 그 판단은 달라야 할 것입니다.
민주당이 좋은 정당이 아니고 그 뿌리는 한민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예전에 이야기한 적 있습니다. 계보를 그려 가면서. 엉망이 된 한국을 바로 잡으라고 뽑아준 국회의원들이 문정권에서부터 지금까지 한 짓을 보면 정확히 그 당의 성격이 드러남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의 당대표에 대한 태도는 비열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낙연은 똑똑한 것 하나 없는 한적한 곳의 국회의원을 운좋게 하고 있다가 또 운좋게 총리까지 했는데 그를 뽑아 준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사람이었습니다. 자신들의 룰에 따라서 대통령 후보를 결정했고 압도적인 지지로 다른 사람이 뽑혔습니다. 대선 때 이 인간 어땠습니까.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패거리들과 함께 훼방을 하더니 지금은 대표에서 끌어내리려 반대 당과 같은 입장으로 연일 공격하고 있습니다.
네가 그럴 줄을 몰랐다고 하는 건 정치판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죽어라고 욕하던 상대 정당으로 옮겨 가기도 하는데 정당정치, 그것도 이 땅에서의 정당정치에서 유교 개념의 의리와 도덕을 따지는 사람이 이긴다는 건 힘들고 이기더라도 잠시일 뿐입니다.
지금의 대통령과 그의 권력자들은 나쁜 것 뿐 아니라 자신이 맡은 일도 무엇인지 파악도 하지 못하는 바보들입니다. 거기에 검찰과 사법부마저 아예 자신들이 지켜야 하는 일과 도리를 버렸습니다. 현재 그들이 정의롭다고 보는 사람들은 현 정권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 준다고 믿는 30% 남짓 사람들입니다. 나쁘다는 것, 모자란다는 것은 그냥 빤히 보이는 것 아닙니까. 그런 검찰과 사법부를 믿고 예전에 '기득권을 내려 놓겠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하는 것은 부패한 상나라를 신하의 나라가 쳐서는 안된다고 길을 막는 백이와 숙제와 다르지 않습니다. 구속 요청과 영장의 발부 상황을 보면서도 약속 지키라는 사람들은 앞에 말한 현 정권이 자신의 이익을 지켜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같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