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다고 느끼는 것이 한 사안에 대하 그와 관련된 모든 이에게 주어질 수 있을까?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이걸 그럴 수 있다고 전제를 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 고민을 해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푹 빠져 있는 배구로 예를 들면 프로배구 엔트리가 15명입니다.매 순간 코트에 6명만 나가 있으니 또한 매 순간 누군가의 9명은 벤치에 있어야 합니다. 모두의 밥줄이기 때문에 팀의 우승을 응원하지만 그들 마음 속에는 현재 뛰고 있는 내 자리의 그보다 내가 더 잘한다, 잘할 수 잇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확신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현재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현재 뛰고 있는 선수가 지치거나 부상일 때 대타로 나와 대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없을 것입니다. 여기에 이미 공정한 선수기용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현재 난리인 부동산시장도 그렇습니다. 한 채 빚내어 산 사람도, 뭐래더라? 모든 걸 쥐어 짜 집을 사는 걸? 영끌이라 그러나? 이 사람들이 세금 올리겠다는 정부정책이 공정하다고 느낄까요. 더 나아가 더 이상 저축수단이 없다고 생각해서 자신의 집 외에 딱 한 채 갭투자 한사람은 어떨까요? 얼마 전까지 임대사업자 등록하면 적정한 세금 걷겠다고 해서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던 사람들은?
연간 2천만원 이상 주식으로 인한 소득에 대해 개인 주주에게도 세금을 물리겠다고 하는 당국에 대한 현금 많은 개미들은?
인천공항 비정규직들의 정규직화가 계급 투쟁을 세분화하고 있습니다. 난 그렇게 봅니다. 어떤 언론도 그렇게 표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정부의 정책만 시끄럽게 떠드는 편을 들어 비판할 뿐 현명한 대책도 내어 놓치 못한 채 말이지요.
http://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8887.html
여기서도 현명한 대책은 제시하지 않고(못하고!) 있습니다. 둘 다 맞는 말인데 왜 모순이라고 하는 거죠? 애초에 비정규직을 뽑지 않았으면 되는 일 아닌가요? 이미 뽑은 사람들은 핸디캡을 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호봉이건 승진 기회건. 골프에서도 핸디캡 주잖아요. 씨름에서도 무승부 땐 체중 재잖아요.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능력있는 사람이 보수를 더 많이 맏는 게 공정하냐고. 그렇답니다. 6명 모두가. 그러면 전체 줄 수 있는 보수가 1200만원인데 능력을 3단계로 나누었을 때 넌 얼마를 수용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답을 말할 필요 없습니다. 교사들 성과급과 똑 같습니다. 내가 최고등급은 아니지만 중간등급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고 나쁜 소수만 자신이 최고등급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능력이라는 것은 상대적일 뿐 아니라 가치판단의 문제입니다. 정책이 어느 한 편에 유리한 건 당연한 것이고 그 정권이 어느 편이냐를 그 정책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