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30

남을 인식하는 것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뒷 사람에게 문의 손잡이를 인계하는 것, 문을 닫을 때 놓아버리거나 힘을 주지 않고 닫힐 때까지 힘을 주어 조용히 닫히게 하는 것, 신발을 신발장 빈 칸을 찾아 넣고 들어 오는 것, 자신이 선택한 식탁에 앉기 전에 방석을 조심히 놓는 것, 옆자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말하는 것 등 식당에서의 이런 행동은 배려가 아니고 예의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예의없는 것(!)'들일 뿐입니다. 그들에게 '배려'는 한참 수준 높은, 도달하기 어려운 가치입니다. 
  관사 2층과 3층은 상당히 넓은 발코니가 있습니다. 외부로부터 가려져 있는 거지요. 그런데 1층은 바로 밖이고 거기에 지붕 두른 벤치와 탁자를 두 동 세워놓았습니다. 여러 놈들이 이따금 숯불 피워 고기도 구워먹고 실습 양식장에서 광어 훔쳐다 회썰어 먹습니다. 선명하지는 않지만 방안이 보이고 바로 옆이니 술먹고 떠드는 소리가 그대로 들립니다. 지들이 사는 2층이나 3층 발코니가 더 주변 경치가 좋은데 남의 공간을 그렇게 쓰고 있는 것입니다.
  관사 옆에 수영장을 짓고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휴식시간이나 점심시간에 그 공간을 사용합니다. 내 방의 처마 밑에 압착스티로폼을 깔고 해를 피해 낮잠을 자기도 합니다.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비가 많아지면서 밤에 고양이들이 그 공간을 쓰더니 똥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떨어지는 곳까지 밀어놓았습니다. 그랬더니 퇴근하고 보니 다시 원래의 자리에 똥을 그대로 둔 채 밀어 놓았습니다.그래서 아예 길의 반대편까지 밀어놓았습니다. 알아 먹었나 모르겠습니다. 작은 스티로폼 몇 개를 그 위에 올려 놓은 것이 배게로 쓰려고 한지 모르겠으나 다시 아침에 보니 털뭉치가 보여 밥을 먹으며 계속 살펴 보니 새끼 고양이 입니다. 죽은 줄 알았는데 아주 미약하지만 움직입니다. 까마귀가 한참을 맴돌더니 움직임을 감지했는지 떠나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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