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청풍百歲淸風은 오래도록 변치 않는 맑고 높은 선비의 기개를 뜻하는데 이는 뱅이와 숙제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게 중국에 이어 조선까지 선비들이 떠받드는 신조가 되고 있는데 깊게 생각해 볼 일입니다. 수양대군을 반대하여 초야로 돌아간 것은 이들과는 다릅니다.
희발(나중에 주무왕)이 강태공과 뜻을 같이 하는 제후들과 함께 상나라 주왕을 치러 갈 때 백이와 숙제가 뛰쳐나와 수레를 가로막으며 신하의 나라가 임금을 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나무라자 죽이려 하니 태공망이 '의인'이라며 말리고 살려 보내자고 합니다. 그 뒤 둘은 수양산에 들어가 주나라의 것들은 먹지 않겠다고 고사리만 뜯어먹었다고 합니다. 누가 고사리는 주나라의 것이 아니냐고 해소 그도 먹지 않고 굶어 죽었다고 하는데 이 건 '사기'에 실려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먼저 백이와 숙제에 대해 봅시다. 작은 나라 고죽국의 왕자 형제로 왕인 부친이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서로 승계를 양보하였다고 합니다. 루쉰은 나중에 이들을 비꼬는 글을 썼습니다.
다음은 출병에 대한 것입니다. 상(은)의 주왕紂王입니다. 주지육림酒池肉林과 포락형炮烙之刑, 그리고 달기의 바로 그 왕입니다.
그러니까 나쁜 왕을 몰아내겠다고 한 것을 말리는 것은 의인이라고 하는 걸 조선의 성리학자들이 했다는 것은 수긍합니다. 그들은 질서, 즉 예禮가 생명이었던, 옳고 그름은 뒷 순서였던, 공자 말씀의 극히 일부분만 섬기는 이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단의 '義'가 '수오지심羞惡之心(옳지 않은 것을 미워하는 마음)'이거늘 역지사지를 앞세워 불의에 눈감앗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백이와 숙제가 의인이라면 주왕을 징치하는 것은 나쁜 일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들 왕조의 시작인 이성계의 역성혁명을 모르진 않았을 건데 참 이들도 후안무치입니다.
20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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