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부터 합니다. 당신은 넷 중 어느 것? 아무 것도 아닌가요? 무관심이나 방관인거죠?
토요일 아침은 텔레비전 볼 것이 마땅치 않습니다. SBS는 광주방송 지역방송을 하는데 시사토론 방송이고 수준이 딱 출연자들 외모 수준입니다. KBS2에서는 부자가정 아이 육아프로그램을 하고 KBS1에서는 노인네(!)들 나와서 오지랖 떠는 황금연못을 하고, EBS는 유아들을 위한 거, MBC는 지역방송을 하는데 지역을 위한 게 아니고 지역사람들을 전국방방곡곡으로 여행 떠나보내는 '전국시대'를 합니다.
에피소드 재미있는 게 이따금 나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황금연못을 보는데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인생 공부 많이 한 사람들이 후대의 나이 덜 한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준다는 것입니다. 자주 자신의 관점으로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판단하고 엄한 목소리로 꾸짖기도 합니다. 그게 심하면 광주방송으로 돌려 보다가 제대로 된 취재도 하지 않고 자신의 논조라는 것을 말하면 다시 한국방송으로 돌아오는, 한 시간 넘게 볼 것 없는 시간입니다.
그러다 엊그제 그 연못 프로그램에 두 사람이 서로 의견이 다르면 거기 나와서 다른 나이 든 사람들(평소 어르신이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노인)이 판정을 해주는 꼭지에 부자가 나왔습니다. 이번 사연은 예순다섯의 아버지가 자전거 사고를 당한 뒤 아들과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시작된 일이었습니다. 죽음을 생각해 보았고 아들과 소원했다고 생각한 모양인 거지요. 아들과 소통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의 소통이란 것은 서른다섯인가 하는 아들을 보기만 하면 가르치러 드는 것이었습니다. 항상 처음엔 아들도 대꾸해 주지만 그 다음(아버지가 일방적으로 아들의 의견을 묵살한)부터는 멍하니 있다가 계속 이어지면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고 그러면 아버지는 그 이야기에서 휴대폰이 얼마나 대인관계와 건강을 해치는지로 건너 그의 소통(!)시도는 이어집니다.
방송에서도 아들의 소통이란 게 들어주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에도 이해를 하지 못했는지 그냥 아들의 말은 무시하는지 대꾸나 언급없이 지나갑니다.
연륜이라는 것 인정합니다. 그런데 통하는 데가 있어야 하며 옳다 하더라도 상대의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최소한 맞짱구가 있어야 하며 최대한으로는 그 대화 내용을 다음에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소통은 그 다음이고 금방의 그 조건이 대화의 조건입니다.
어이가 없고 열통 나서 전국시대로 돌리니 거창장의 할매들이 나옵니다. 그 꼭지가 끝나가는 참이었습니다. 내내 방송사가 따라다녔던 할매들이 장을 보고 집에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 장면에서 피디가 인삿말을 합니다. 할매 넷이 나란히 서 있었는데 피디가 '할머니들이 어쩜 그리 예쁘게 생겼냐'고. 넷 중 둘은 옹알이었고 둘의 말은 문장이 또렸하게 완성이 되어 들렸습니다. 한 분은 "내 생전 그런 말은 처음 들어 보네"였고 또 한 사람은 "원래 바탕이 이쁘니 그렇지". 위의 에피소드의 어버지와 연결이 되지 않나요? 결이 다른가요? 난 눈에 환하게 보입니다. 그 아버지와 뒤의 할머니가 지금이라도 함께 살면 세상 행복한 한 쌍이 되겠다고.
2018-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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