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9

책 읽기 소오강호(김용)

 소오강호는 김용 스스로 제일 자랑할 만한 소설이라고 했습니다. 뜻은 笑傲江湖 이니 웃을소+거만할오+강호로 강호를 비웃는다고 나는 해석을 합니다. 다들 자신이 의리와 정의를 지키는 협객이라 하지만 속은 다들 시커먼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정파 소속이지만 사파의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강호를 평정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중국인들은 오행에 집착합니다. 음양오행의 오행입니다. 그래서 역사에서도 굳이 묶기 애매한데도 상황오제의 오제를 역사의 시작으로 봅니다. 죽서기년에 의하면 황제 전욱 제곡 요 순의 오제 중 모두가 요순시절이라고 하면 모두가 여유롭고 평화로운 시절이라고 하지만 순임금이 요임금을 가두고 억지로 왕위를 빼앗았다고 죽서기년에는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물론 사마천의 사기에는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양위한 과정을 아름답게 구구절절히 묘사하지만 앞에 이야기한 것처럼 서쪽 변방의 나라인 잔나라의 역사서를 보고 기록한 것이기에 위나라의 역사서보다 더 정확할 순 없다는 점에서 '오제'의 기록은 믿을 수 없습니다. 여튼 이 오제의 경우도 오방색을 입힙니다.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그 색들을 무슨 근거로 입혔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 소설도 오악검파가 중심입니다. 소림과 무당과 개방파등 쟁쟁한 패거리가 있지만요. 태산, 화산, 숭산, 형산, 항산의 각 산을 근거로 한 패거리인 것입니다. 이것도 그러니 억지 오행인 것입니다.

  이들은 각자 무술을 뽐내고 있지만 생산활동을 하는 이는 없습니다. 그런데 먹고 꾸미고 칼도 사야 할 건데 그런 고민은 하나도 없습니다. 트집이 아니고 그들이 정의를 내세우니 하는 말입니다.

  또 하나 제일 큰 문제인데요. 이들의 정의관입니다. 선과 악에 대한 생각. 물론 소설 쓴 사람의 생각이겠지만요. 악인을 죽이면 善이고 선인을 죽이면 惡이라고 합니다. 정말로 심각한 생각인데요 칼 들고 사람들을 죽이는 깡패들의 생각이라면 그건 이해되고 당연하다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인이 그런 생각을 하고 더구나 나라의 지도자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자신이 깡패도 되지 못하는 양아치이고 그런 지도자를 가진 나라는 이미 망한 나라일 것입니다. 내각 전체와 검찰, 사법부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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