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3

좌임과 우임

   한자 공부가 재미있는 이유가 역사공부의 심도를 깊이 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어제는 좌임과 우임이라는 처음 보는 용어가 나왔습니다. 그냥 넘어갈 수 없어 여기저기를 뒤져 보았는데 시원한 게 나오지 않다가 드디어 하나 찾았습니다.

  옷섶 좌우를 연결할 때 가운데서 만나면 앞이 벌어지기 때문에 어느 한 쪽으로 다른 쪽을 덮어야 합니다. 덮어서 옷고름을 왼쪽에 매면 좌임, 오른쪽에 매면 우임입니다. 뒤져 보면 복식 연구한다는 사람들 대부분이 어느 쪽 옷섶이 위로 가는 지로 구분한다고 하는데 좌임은 오른쪽이 위로, 우임은 왼쪽이 위로 가니 헷갈리기도 하고 옷고름이 어디에 있는지로 만들어진 한자이므로 그것에도 맞지 않습니다. 광어의 눈이 왼쪽에 도다리 눈이 오른쪽에 있다고 하는데 꼬리쪽에서 보면 반대인 것과 비슷한 거지요.

  외국도 그런다고 하는데 요즘 남자 옷은 바지 포함하여 우임이고 여자 옷은 좌임입니다. 어렸을 땐 왼쪽에 위치한 남자가 여자의 옷을 쉽게 벗기기 위한 것이라고 선배들이 가르쳐 주었는데 유래를 모르다 보니 합당해 보이는 이유를 만들어 갖다 붙인 것이었겠지요.

  유래는 이렇습니다. 유목민, 기마민족은 말 위에서 활을 편하게 쏘기 위해 등자도 만들었지만 옷고름이 오른쪽에 있는 것이 불편해서 왼쪽에 매었습니다. 이해하는 데 한참이 걸렸는데 항상 진리는 쉽습니다. 대부분이 오른손잡이이니 왼손으로 활을 잡고 앞을 향해 편 다음 오른손으로 활시위를 몸쪽으로 당깁니다. 그 때 옷고름과 오른손이 만날 수 있는 거지요. 그래서 그들은 왼쪽에 옷고름을 맨 좌임을 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말을 타기 위해 바지를 입었는데 그 말은 남방인들은 남자도 치마를 입었다는 말입니다. 기원전 3백년 경에 전국시대 말기에 조나라에서 호복을 들여 와 입은 것이 한족이 바지를 입기 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중국인, 남방에 살던 사람들은 왜 우임을 하게 되었을까요. 어디에도 그 이유를 설명해 놓은 게 없습니다. 그들은 어느 쪽에 매어도 상관 없는데 오랑캐가 왼쪽에 매니 자신들은 오른쪽에 맨 게 아닐까 혼자 생각해 봅니다. 죄임을 한다는 건 상대를 얕잡아 보는 욕이었다고 하니까요.


    당연히 북방에서 내려온 우리 민족은 좌임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고구려 무용총의 수렵도입니다. 그러다가 신라 덕분(?)에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우임으로 돌아갔을 거라는 짐작을 할 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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