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25

앎의 단계

   아는 것에도 단계가 있습니다. 단순이 머리에서 알고 있는 것의 윗단계는 직접 해보는 것입니다. 실천이 가능하냐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남자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축구감독이라고 하는데 직접 할 수 있냐는 것은 별 개의 문제잖아요. 그래서 知의 다음 단계는 行입니다. 그 다음은 그것을 가르칠 수 있는 단계입니다. 농구하고 배구를 가르쳐 보았는데 잘하는 것과 상당한 수준 차이가 있더라구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그걸 보고 무엇 때문인지 알고 어떻게 하면 바로잡을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 때문에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니 잠시 이야기를 돌려 봅니다. 

  얼마 전에 텔레비전 예능프로그램 아형에서 4명이 게스트로 나와서 4개의 팀을 만들어 겨루는 회차가 있었는데 잘나가는 주식 유튜버의 이야기입니다. 이수근이 주식투자를 한 것이 90%까지 떨어져 있다고 하니까 그는 팔아서 다른 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수근은 그대로 두면 손해보는 것이 아니고 지금 팔면 투자금의 90%를 손해보는 것이니 오를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고 그 유튜버는 ㄱ것은 잘못된 투자방법이라고 단호하게 말하면서 둘은 서로를 무시합니다.

  둘 다 맞는 말인데 화합할 수 없는 배치되는 일입니다. 여기서 전문가라고 하는 유튜버가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입니다. 이수근의 말을 알면서도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주식투자컨설팅을 한다는 게 어이 없지만 사람들은 그 사람을 많이 따르니 그 핫한 프로그램에 나왔겠지요.

  요는 이렇습니다. 증권사의 입장, 펀드매니저의 입장에서는 고객들의 돈을 가지고 굴립니다. 그래서 일부를 손해보더라도 팔고(손절매) 그걸 다른 곳에 투자해서 벌어야 고객들에게 매달 혹은 정기적으로 이익을 고객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 1년 뒤에 100 퍼센트로 돌아선다고 하더라도 지금 손해보고서라도 팔아서 다른 곳에 투자해서 벌어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인 이수근은 빚 낸 것이 아니니 지금 팔면 손해고 팔지 않고 묻어두고 올라오면 팔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의 차이를 그 사람은 모른 것입니다.

  이러듯 잘하는 것과 가르칠 수 있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보다 더 높은 단계가 평가하는 것입니다. 실은 가르칠 수 있다면 평가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배구 주심은 감독을 할 수 없어도 감독은 주심을 할 수 있으니 가르칠 수 잇다는 것은 '아는 것'의 정점이라고 해도 되는 것입니다. 

  예전에 어디서 주워들었는데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메모해 놓은 것이었는데 뒤져 보니 이건희의 경영 모토였다네요. 知行用訓評. 그런데 그 사람은 이런 단계로 생각한 것이 아니엇습니다. 

세리머니

   운동을 배울 때 잘 배워야 합니다. 아이들이 축구를 하면 말과 행동이 거칠어지는 이유는 자기들끼리 운동을 하면서 배웠기 때문입니다. 술처럼 처음에 고수에게 잘 배워야 하는 거죠. 축덕에서도 여수중에서도 축구를 하는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모두가 골칫덩어리였는데 나랑 농구했던 아이들은 교실의 모범생이 되어 갔습니다. 공부를 등한시했던 아이들도 농구를 시작하고 한두 달 안에 공부에 열중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공부하라고 한 적이 없었음에도.

  며칠 전 배드민턴을 하는데 옆 코트에 초등생들이 들어왔는데 엄청 시끄러운 겁니다. 바로 옆 코트에서 하던 두 남자는 바로 나가버리더라구요. 아이들을 보니 배운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르친 사람이 형편없는 사람이었던 거죠. 이름하여 '화이팅'하며 쳐야 한다고. 제법 만은 사람들이 그렇게 가르칩니다. 전에 근무했던 곳의 체육과 정선생도 그랬습니다. 귀가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고 따라하는 아이들에게 화를 내기도 할 정도였습니다.

  양궁의 김재덕은 부끄러운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린 놈인데 이기면 장땡이라는 생각을 하는 한국인들은 자랑스러워 하더라구요. 안 그래도 미운 프로배구 삼성에서는 고희진이란 놈이 지가 한 점이라도 올리면 얼마나 악다구를 쓰고 코트를 달려다니던지 보고 싶은 경기도 못보고 돌려버렸습니다. 지금은 어디 팀의 감독을 하더라구요. 정치는 잘하는 모양입니다. 여튼 그 팀이 나오는 중계방송은 안 봅니다.

  

능주역

   정읍을 가려면 익산에서 환승을 해야 했습니다. 며칠 전 가려는데 시간이 마땅한 게 그게 없고 광주송정역에서 환승하는 게 있는 겁니다. 처음 보는 경로라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것 다음에 있는 게 1시간쯤 뒤여서 시간이 급한 것도 아닌데 처음이란 걸 선택해 보기로 했습니다. 무궁화에서 무궁화로 가는 것이 마음에 들기도 했구요.익산에서 정읍으로 가는 SRT 타는 게 불편하기도 하니까.

  그런데 요놈이 순천에서 벌교를 거치더니 화순으로 꺾는 것입니다. 그 덕에 이렇게 능주역을 정말로 오랫만에 지나기도 했구요.


  새마을기가 걸려 있네요. 이 동네 사람들은 의식이 유신시대에 있나 봅니다. 전남에서 드물게. 나중에 생각해 보니 송정역에서 갈아타는 게 어색했던 이유는 순천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여수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경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해당화

 


  해당화가 피었습니다. 이릴 때 이모집 담장 아래에 있었는데 그렇게 나쁜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예쁜 꽃이 피는 식물을 가까이 두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아마도 꽃이 아닌 가시가 좋아서 키웠을 겁니다. 그 집은 모든 밭 주위에 탱자나무를 심었으니까요.

  그러건 말건 최고로 예쁜 꽃입니다. 보기 어렵기도 하고.

죽나무

 


  막내한테서 죽나물 얻어 왔습니다. 먼저 이름을 보면 죽나무의 순을 죽나물이라고 합니다. 이름에 '나물'이 붙어 있는 건 식용으로 써왔다는 뜻입니다. 죽나무에도 아류가 있어서 이렇게 먹을 수 있는 건 '참죽나무'라고 하고 먹을 수 없는 건 '가죽나무'라고 합니다. 막내는 누나가 어렸을 때 먹어 본 적이 있다고 했다는데 집의 입구에 있던 건 냄새가 엄청난 가죽나무여서 기억이 잘못된 것이었을 겁니다. 우린 '쭉나무'라고 불렀습니다.

  '죽나무'라는 이름은 나무위키에 의하면 '대나무'와 비슷하게 생겨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한자를 보니 춘椿이 있고 그 뜻이 '참죽나무'인데, 한국식물어원을 찾아보니 춘杶목으로 중국에서 불리던 것이 들어왔는데 이 글자를 屯으로 읽는다고 설문해자에 나와 있답니다. 지금 우리는 '둔'으로 읽는데 그들은 '듄'으로 읽었고 그것이 '튱나모'가 되었다가 '죽나무'로 된 것이라고 합니다. 사찰에서는 많이 먹고 있어서 중들이 많이 먹는대서 '중나무'로 불리던 것이 죽나무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맞지 않는 말이라고 합니다.

  데쳐서 초장을 찍어 먹어보았는데 식감도 세고 향도 강해서 별루였습니다. 전을 부쳤는데 잎자루가 뻗세서 부치기도 힘들고 먹을 때도 좋지 않았는데 데쳐서 부쳐 보니 좋았습니다. 참죽나무를 기르는 곳이 별루 없어서 당연히 어린 순도 구하기 어려운데 굳이 그걸 구해서 먹을 것인가 생각해 보니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어떤 것인가 금방 찾아 보았습니다. 성질이 차다네요. 어쩐지 그렇게 내기지 않더라니.

2023-04-21

한국여자배구 걱정

   우연하게 보게 된 2012올림픽 여자배구. 세상에. 대표선수가 세터로 이숙자, 리베로 김해란. 그리고 김연경, 양효진, 정대영 , 한송이, 황연주. 그러고 보니 얘들만 썼네. 감독인 김영실이 선수 덕을 보았구만.

  그런데 이숙자, 한송이를 빼고는 지금도 현역으로 뛰고 있고, 다 국가대표이기도 하니 여자배구 미래는 빤하지 않나요? 세대교체를 하고 싶어 하지 않을 리 없는데 좋은 선수가 나오지 않은 거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야구도 실력이 좋은 선수가 없다는데 야구는 국내에서도 보수를 많이 주니 굳이 외국에 나가려는 선수가 별로 없어 실력이 좋은 선수가 줄어든 게 원인이라고 하는데 배구도 그러나?

2023-04-19

곳곳에 적이...

   라디오를 즐겨 듣는데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라는 프로그램은 경제 관련해서 뉴스를 잘 해석해 주고 이진우 기자가 기가 막힌 예를 들어줘서 그 재미로도 듣습니다. 그런데 이 놈이 중립인 척 하면서 재계의 편을 든다는 의심이 있었는데 오늘은 '딱 잡았다 요놈'입니다.

  패널이 국민은행에서 해고된 사람이 부당하다고 낸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 주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판결은 해고가 부당하다는 건데 그 요지는 이렇습니다.

  회사는 취업 규칙에 연속하여 2년 근무 평가에서 D등급을 받으면 해고한다는 규정이 있고 원고는 연속하여 두 번 D등급을 받았으니 해고가 정당하다는 것이었는데 대법원의 판결은 달랐습니다.

  첫째 이 회사의 근무성적의 평가는 상대평가였다는 것입니다. 근무를 어떻게 했든지 해마다 일정한 비율을 잘라내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평가를 해보면 실제로 정규분포로 나오지 않는답니다. 극단적인 J자나 L자형도 있고 M자나 W자 뿐 아니라 다양한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상대평가는 잘못된 평가라고 본 것입니다.

  또 하나는 D등급을 받고 업무향상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데 업무재배치나 업무관련 프로그램 연수가 아닌 봉사활동을 시켰다는 것이 두 번째의 이유였다고 소개했습니다. 일을 잘하지 못했으니 잘 할 수  있도록 또 한번의 기회를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진우 기자가 한 말은 이렇습니다.

  "사고 치지 않는 이상은 자르지 말라는 거네요." 사고가 아니라 깽판이라고 한 것 같은데요? 이어서 이럽니다.  능력이 없어도 자를 방법이 없는 거잖아요. 이렇게 하면 4명 일할 거 한 명 안 뽑고 세 명이 일하라고 해서 근무 시간과 강도가 늘어나는 것이 될 거잖아요. 일 못하는 사람 뽑아 고생하느니 뽑지 않겠다고.

  이 놈 욕 먹어도 싸지요? 일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기업이 살아야 직장이 생기는 것이 아니고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소비가 되고 공장이 돌아가는 것이 시장을 바르게 보는 건데 이 놈은 전경련이 주는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녔나 봐요.

2023-04-14

옳고 그름의 판단

   옳고 그름의 판단은 선악과도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편하게 선과 악으로 부르겠습니다. 전에 이야기한 바 있는 백이와 숙제를 다시 소환합니다. 이미 읽었음에도 그 배치를 몰랐는데 어떤 강의에서 사기열전의 맨 앞에 배치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 다시 언급하는 것입니다.

  상나라의 주紂왕은 주지육림, 포락지형 뿐 아니라 자신에게 간언을 하는 비간의 배를 산채로 갈라 심장을 꺼내기도 했다는 극악한 인물이었고 주나라 서백이 은나라를 차러 가니까 신하가 임금을 치는 것은 '의'가 아니라고 말렸다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당시 주나라는 상나라의 제후국이었고 백이와 숙제는 더 작은 '고죽국'의 왕자였는데 왕위 계승을 다른 형제에게 양보하면서 주나라로 몸을 피해 와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 백이와 숙제를 몇 백 년 뒤의 춘추시대의 공자가 최고의 의인으로 추앙했고, 또 그 몇 백년 뒤의 사마천이 그렇게 생각한 것입니다. 그들에 비야냥 거린 야사도 있습니다. 부도덕한 나라니 주나라의 것은 먹지 않겠다고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만 먹었는데 사람들이 고사리는 주나라의 것이 아니냐고 하자 그도 먹지 않고 죽었다는...

  선악은 자신의 기준으로 남을 판단할 때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위나라의 조조에 대한 재평가가 몇 십년 전에 있었습니다. 나관중은 그를 '간웅'이라고 했지만 전쟁에서 상대에 대한 배려를 하는 것은 이기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운동 경기에서는 지켜야 할 것이 있지만 전쟁의 경우는 나만 죽는 게 아니라 나를 믿고 이 나라에 살고 있는 백성들을 살려야 한다면 그 판단은 달라야 할 것입니다.

  민주당이 좋은 정당이 아니고 그 뿌리는 한민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예전에 이야기한 적 있습니다. 계보를 그려 가면서. 엉망이 된 한국을 바로 잡으라고 뽑아준 국회의원들이 문정권에서부터 지금까지 한 짓을 보면 정확히 그 당의 성격이 드러남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의 당대표에 대한 태도는 비열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낙연은 똑똑한 것 하나 없는 한적한 곳의 국회의원을 운좋게 하고 있다가 또 운좋게 총리까지 했는데 그를 뽑아 준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사람이었습니다. 자신들의 룰에 따라서 대통령 후보를 결정했고 압도적인 지지로 다른 사람이 뽑혔습니다. 대선 때 이 인간 어땠습니까.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패거리들과 함께 훼방을 하더니 지금은 대표에서 끌어내리려 반대 당과 같은 입장으로 연일 공격하고 있습니다.

  네가 그럴 줄을 몰랐다고 하는 건 정치판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죽어라고 욕하던 상대 정당으로 옮겨 가기도 하는데 정당정치, 그것도 이 땅에서의 정당정치에서 유교 개념의 의리와 도덕을 따지는 사람이 이긴다는 건 힘들고 이기더라도 잠시일 뿐입니다.

  지금의 대통령과 그의 권력자들은 나쁜 것 뿐 아니라 자신이 맡은 일도 무엇인지 파악도 하지 못하는 바보들입니다. 거기에 검찰과 사법부마저 아예 자신들이 지켜야 하는 일과 도리를 버렸습니다. 현재 그들이 정의롭다고 보는 사람들은 현 정권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 준다고 믿는 30% 남짓 사람들입니다. 나쁘다는 것, 모자란다는 것은 그냥 빤히 보이는 것 아닙니까. 그런 검찰과 사법부를 믿고 예전에 '기득권을 내려 놓겠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하는 것은 부패한 상나라를 신하의 나라가 쳐서는 안된다고 길을 막는 백이와 숙제와 다르지 않습니다. 구속 요청과 영장의 발부 상황을 보면서도 약속 지키라는 사람들은 앞에 말한 현 정권이 자신의 이익을 지켜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같습니다.

조례동 길

   순천이 보행자에 대한 배려는 고사하고 고려도 하지 않는 곳이라는 말을 한 적 있습니다. 그 중 최악이 순천병원 아랫쪽 길입니다. 위에서 내려 찍은 사진이 있으면 좋은데 지도가 제대로 된 게 없더라구요.


  언뜻 보면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데 설명을 하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청자다방 앞 삼거리입니다. 현재 하얀 차가 서있는 곳이 삼거리인데 사진을 찍은 쪽(시내중심가쪽)에서 보면 마치 영어 인쇄체 소문자 'y'자처럼 생긴 곳입니다. 그러니까 사차선 길이 이차선 두 개의 길로 나누어지는 것이지요. 삼거리를 막 지나서 갈래진 두 길 모두 횡단보도가 있는데 그건 정상적입니다. 문제는 바로 눈앞의 주도로가 갈라지기 전에 이 사차선을 가로지르는 횡단보도가 문제인 것입니다. 흰차 앞을 보면 빨갛게 바닥이 칠해져 있고 그 일부분이 횡단보도인데 거기가 아주 복잡하고 위험한 곳입니다. 위 왼쪽 길을 1번, 오른쪽 길을 2번 길로 편의상 부르겠습니다. 

  먼저 주도로에서 올라오는 차는 2번 길로만 가는 게 아니고 1번 길로도 갑니다. 횡단보도의 중간에 있는 경우 1번 길로 가는 차는 상관없는데 2번 길로 차가 오면 뛰어서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위에서 내려오는 두 길의 차도 보아야 합니다. 2번 길에서 내려 오는 차가 주도로로 진입할 거니까 1번, 2번 길을 모두 보아야 하니 연결된 3개의 차선을 모두 보아야 하는 거죠. 게다가 1번에서 2번 길로 'U'자 형으로 갈 수도 있더라구요. 물론 2번 길에서 1번 길로도. 그냥 간단한 게 아닙니다. 길을 그려 보았더니 정말 화가 납니다.  1번 길에서 2번 길로 간다면 어떻게 가겠는지 머릿속에 그려 보십시오.



   그런 위험한 복잡성에 추가로 결정적인 게 두 가지 있습니다.

  신호등이 있는 데 다 꺼 두었고,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어도 멈추는 차는 지금까지 본 바에 의하면 한 대도 없었습니다. 하루에 두 번씩도 왕복하는 길인데. 시는 보행자 각자도생하라는 것이고 운전자는 꼬면 차타고 다니라는 거겠지요?

2023-04-11

자존감이 높은 사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의 판단과 행동은 어떻게 나타날까요?

1. 자신이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2. 자신이 어떤 면에서도 누구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1번입니다. 그런데 1번에는 갈래가 지는데 차이가 큽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목표치가 높기 때문에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부족하디고 판단한 부분을 채웁니다. 그러니까 계속 공부하는 사람인 것이지요. 반면에 부족하다고 느끼면서 그냥 편하게 사는 사람들은 앞의 사람과 전혀 다릅니다. 이렇게 사는 사람 제법 많습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가신에게 많이 나쁜 사람이지요.

2번처럼 생각하고 사는 사람도 은근히 많습니다. 아예 드러내어놓고 잘난 체하는 사람들도 제법있지만 모여서 하는 대화에서는 입을 다물고 있으면서 속으로 자신이 우월하다고 믿는 사람들도 상당합니다.

  인간이 무얼 얼마나 하든 최고의 경지에 이를 수 있겠습니까.

케인즈 게임

   내세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본방'을 보려고 노력하고 보면 보았다고 자랑하고 누군(보통 인터넷 연예 관련 매체)가 먼저 평을 하면 자신의 생각으로 포장하여 퍼나릅니다. 보편적인 것 같습니다. 재방송을 여기저기서 계속 해주는데 난 돌아다니며 그런 걸 주워먹습니다.

  어젠 돌아다니다 집사부일체에 정재승이 나온다고 해서 끊은 지 오래된 프로그램인데도 정재승 때문이 아니고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타이틀이 있어서 뇌과학자는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정재승을 통해 행동경제학을 알게 되었고 그가 쓴 책들을 읽고 감탄했는데 비트코인에서 실망했습니다. 그것의 부정적인 면은 아예 돌아보지 않고 중앙집권적인 금융권력을 대체하는 민중권력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지적으로 아주 미성숙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여튼 어제는 주제가 궁금했습니다.

  강연식으로 진행했는데 처음 시작이 바로 '케인즈 게임''이었습니다. 경제학자 케인즈 맞습니다.

  참가자들에게 1에서 100까지의 숫자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합니다. 물론 임의로 나중에 바꾸는 것을 방지하려면 쓰도록 해야겠지요. 선택하고 나면 출제자는 참가자들의 모든 숫자를 평균을 낸 뒤 그 값의 3분의 2의 값에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상금을 주겠다고 합니다. 이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야 하니까 눈빛 교환을 금지합니다. 나는 머리를 굴리고 있던 도중 정재승이 정답이 있다고 하는 순간 감을 잡았습니다. 실험의 결과는 몇 줄 아래에 적겠습니다.






  참가자들에게 자신이 선택한 숫자와 선택한 이유를 물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숫자거나 자신의 선수 활동 시 백넘버(이대호), 자신이 출생한 연도(뱀뱀) 등 의미 없는 숫자들이 나오고 마치 제작진이 결과를 예측하고 자리를 배치한 듯 끝의 3명이 의미 있는 답을 내어 놓습니다. 예상 외로 감동현(격투기 선수)과 이해성(서울대 경영학과)이 같은 답을 내어 놓았습니다. 100까지의 평균값이 50이면 그것의 3분의 2인 33 또는 34. 맨 마지막으로 이상윤(서울대 물리학과)은 사람들이 앞의 두 사람들처럼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자신은 그 값의 3분의 2인 22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서울대 출신이라고 설명을 한 이유는 전에 정재승이 나왔을 때 출연진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서 강의를 알아먹을 만한 사람으로 데려온 것이 그 두 사람의 게스트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윤도 그럴싸해 보이지만 역시나 모자란 것이 모두가 이상윤처럼 생각할 거니 자신은 14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고 계속 그러다 보면 0에 도달한다는 것이 정답입니다. 수학이랑 통계를 많이 공부한 사람일수록 정답에 가까운 숫자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난 제법 많이 공부한 사람입니다. 0이라고는 하지 않고 제일 작은 값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주어진 숫자가 1부터 100까지 인지 그냥 100까지의 숫자라고 했는지 기억이 불분명해서.

  이 문제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내야 하는 것이 문제인데 셋을 뺀 나머지의 사람들은 문제를 잘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고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그냥 초등학교 수준으로 생각한 것이고 이상윤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중학생 수준으로 인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23-04-10

프랑스 대혁명 정리

   레미제라블을 읽다가 프랑스혁명을 확실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호수공원도서관에서는 서유기를 읽고 있고 학생교육문화회관도서관에는 레미제라블을 읽고 있고 쌍봉도서관에서는 뤼팽전집을 읽고 있네요. 여튼 프랑스혁명을 알아야 레미제라블을 제대로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잠시 살짝 곁길로 빠졌습니다.

  먼저 '혁명'의 뜻을 알아야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혁명(革命)「명사」 「1」 헌법의 범위를 벗어나 국가 기초, 사회 제도, 경제 제도, 조직 따위를 근본적으로 고치는 일

  혁명의 뜻을 분명히 해두려고 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위키백과에는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혁명(革命, 영어: revolution)은 권력이나 조직 구조의 갑작스런 변화를 의미한다. 이전의 관습이나 제도, 방식(법식) 따위를 단번에 깨뜨리고 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급격하게 세우는 일이다.

  공부할 때의 개념을 적용하자면 표준국어대사전은 '협의'적 해석이고 위키백과는 '광의'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명확히 하려는 이유는 이것 때문입니다. 학교에서만 그렇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위키백과에서도 세계3대시민혁명을 영국의 명예혁명, 프랑스혁명, 미국독립혁명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명예혁명은 왕을 바꾸었을 뿐이고 의회와 힘을 나누는 것이므로 나는 혁명의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국의 독립혁명은 '전쟁'입니다. 식민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본국과 싸우는 것은 '독립전쟁'이라고 하지 '혁명'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서양, 그리고 자본주의 중심의 역사 기술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사실 중 현재에 소환하지 않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고 현재에 소환한 것은 기억에 의존합니다. 개인간의 일도 과거의 일에 대한 기억은 입장이 다 다른데 '역사'라는 것은 쓰는 사람의 입장이 훨씬 더 많이, 깊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혁명이라고 한다면 앞의 둘은 빠지고 러시아혁명과 프랑스혁명 둘이 확실한 혁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명예혁명은 자본주의의 종주국이어서 혁명 반열에 올려 놓은 것이지 그게 뭡니까. 그 나라는 아직도 '군주'가 존재하는 나라 아닙니까. 신분이라는 것을 깨뜨리지 않은 것은 개혁에 불과합니다. 그들의 피와 내 몸에 흐르는 피가 차별적이라는 것을 까뜨리려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려야 하는지가 바로 러시아혁명과 프랑스혁명에 있습니다. 전제하고 프링스혁명을 정리합니다. 뒤져보면 전체의 흐름을 보여주는 게 없습니다. 이유는 프랑스대혁명을 바스티유 감옥 습격에서 공포정치까지만을 의미하면서 그것의 앞과 뒤는 아주 간단히 다루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대혁명 정리

1688-명예혁명(영국)-입헌군주제-군주의 권력이 법으로 제한됨
구체제(앙시앵 레짐)-1789년 프랑스혁명 때 혁명가들이 처음 사용

왕권이 귀족을 강력히 통제. 무생물까지도 계층구조. 왕은 신의 대리자.

1신분-성직자. 전체 인구의 1% 미만

2신분-귀족. 군사적 지원 제공. 전체 인구의 1~2%

3신분- 평민. 농민이 85%. 토지 소유 농민은 40% 미만

귀금속 매장이 없는 프랑스는 제조업과 무역 발달. 중상주의. 부르주아지와 쁘띠부르주아지 급증

대부분의 토지를 소유한 교회와 귀족은 세금 면제

이 시기는 국가간 분쟁이 있어도 상대를 굴복시키지는 않음. 세력균형 유지

루이14-태양왕. 엄격하고 강력하면서도 우아한 왕정의 기준 확립. 베르사이유 궁전 건립.

계몽주의의 등장-이성의 시대. 지식이란 오직 경험과 실험, 관찰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음. 교회의 권위와 세계관에 도전. 삼권분립(몽테스키외), 사회계약(루소). 국부론(아담 스미스, 개인이 각자 자기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결국 공공의 이익이 됨. 자유방임). 계몽왕정 의도. 피가로의 결혼(모짜르트 오페라. 원작은 피에르 드 보마르세. 세비야의 이발사도 씀. 신분적 특권과 상류사회 풍자. 미국독립전쟁 적극 후원)

삼부회-루이16. 구조적 문제(18세기 사회경제적 변화, 계몽주의 사상, 왕정의 약화), 단기적 요소(부채, 재정 위기, 흉작) 등으로 소집. 1614년이 마지막. 17895월 초. 신분 당 1.

국민의회-17896월 삼부회에서 3신분이 이탈 독자적으로 성립. 우리가 있는 곳이 국가다. 새로운 헌법 제정 요구. 군대 투입

바스티유 감옥 습격-1789. 7. 14. 소작농의 영주 저택 습격. 프랑스 국경일

제헌국민의회-봉건주의 잔재 공식적으로 폐기. 826일 인권선언(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 루이16세 서명 거부. 왕을 베르사이유에서 파리로 호송. 사실상의 입헌군주제. 교회 재산 몰수. 성직자와 주교를 국민이 선출. 성직자는 국가에 대한 충성 서약.

17916월 새로운 헌법 공포. 입법의회가 선거를 통해 구성. 왕은 보류권만. 루이16세 파리 탈출하다 국경에서 잡혀 옴. 새 헌법 발효. 프러시아와 오스트리아가 침공. 왕이 외국 군주와 결탁했다는 소문으로 다시 폭동. 새로운 선거

국민공회-17929. 왕정 폐지, 공화정 선포. 보통선거제 복원(성인 남자의 선거권 부여. 1789년 도입했으나 1791년 재산 기준 선거권 부여). 급진파 자코뱅당(당통, 로베스피에르). 17931월 루이16세 사형 선고, 집행. 한 달 뒤 영국, 네델란드 스페인 추가 참전. 급진 세력의 힘이 더 강해짐. 공포정치. 4만 명 사형. 1794년 당통과 로베스피에르 사형

총재정부-179510. 4년 지속. 5인의 총재가 행정권. 급진적 혁명노선과 반동적 왕당파 사이 타협점 시도. 전쟁으로 입지가 약해져 스스로 나폴레옹의 쿠데타(1799)지지.

나폴레옹-18002월 제1통령으로 선출. 1802년 종신통령으로 선출. 18045월 황제 선포. 10년간 황제. 총재정부의 중도노선 유지. 혁명의 주요 성과 유지. 급진 또는 왕정 복귀 회피. 교회와 화해. 1812년 러시아 원정. 실패로 엘바섬 유배. 1815년 탈출 영국, 프러시아 연합군과 워털루 전투 패배.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유배. 1821년 사망

부르봉 왕조 복원-18144월 루이18(루이16세 동생). 언론의 자유와 의회 인정.

7월혁명-1830년 샤를10세 폐위. 오를레앙 백작 루이 필리프 왕으로 등극

2월혁명-1848. 프랑스 제2공화국. 왕정 종식.

프랑스 제2제국-1851년 루이 보나파르트 권력 찬탈. 1852년 나폴레옹3세로 스스로 추대.

프랑스 제3공화국-1870~1940. 1870년 프로이센과의 전쟁. 나폴레옹3세 생포, 패전. 새로운 공화정 선포. 1871년 독일 점령하에 치러진 선거에서 왕당파가 의회 장악. 독일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종전협약

파리코뮌-1871.3.18.~5.28. 굴욕적인 조건에 반발. 자코뱅파, 블랑키파, 무정부주의자, 1인터내셔널, 푸르동파. 피의 일주일. 1~5만 사망. 10만명 체포 4만명 기소

뒤레퓌스 사건.

1차 세계대전-1914. 영국, 프랑스, 러시아 대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베르사이유 조약- 1차세계대전 결과 처리.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미국.

2차 세계대전-1939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1951. 일본과 연합국간 2차세계대전 결과 처리. 46개국. 한국은 없음

2+4조약-2차세계대전 결과 처리. 1990. 모스크바. 영국, 프랑스, 미국, 소련 대 동서 독일. 독일관련 최종해결에 관한 조약

프랑스국-1940

프랑스 제4공화국-1946

프랑스 제5공화국-알제리전쟁(1954), 베트남전 패배(1957). 1958년 수립 현재까지


  프랑스의 혁명 과정을 주위 나라들에서는 아주 우려스러운 눈으로 지켜 봅니다. 왕권이 약화되고 있었기 때문이고 그것이 주변, 그러니까 자신들의 국가에도 전염될 것을 걱정한 것이지요. 그런데 왕을 처형하니까 그냥 보고 둘 수가 없어 주변국들이 침공을 한 것입니다.

  전쟁의 과정에서 실력이 뛰어난 장군인 나폴레옹이 등장하고 공포정치의 막이 내리면서 등장한 총재정치가 갈팡질팡하며 나폴레옹이 쿠데타를 일으키니까 아예 그에게 권력을 내주어버리게 되고 나폴레옹은 받아서 아예 자신이 스스로 황제가 된 것입니다. 그러다가 나폴레옹이 러시아 침략에 실패하고 몰락하자 다시 권력이 왕에게 넘어갑니다.

  그러다가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왕이 사로잡히고 권력을 쥐고 있던 왕당파가 너무나도 심하게 프랑스에 불리하게 종전협정을 맺자 파리코뮌이 일어나며 왕정이 아예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파리코뮌은 좌파들이 총집합한 것으로 이를 잔혹하게 진압합니다. 거기까지가 프랑스혁명이라고 봅니다.

  P.S.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한 날 지금도 프랑스 국경일이라고 합니다.

언론,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

   얼마 전부터 생활태도를 바꾸었습니다. 사람들이 내가 차를 타고 다니는 걸 보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직접 내게 이야기들 했습니다. 그만큼 환경과 미래를 걱정한 사람이었거든요. 지금은 불편을 감수하고 미래를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미래를 걱정할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