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1

순천에서 1주일을 살아본 느낌

   내가 굳이 순천으로 온 이유는 지금까지 만나보았던 순천 사람들은 모나지 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갈등이 있는 자리는 피하고 타인에 대해 나쁜 말 하지 않는 그런. 내가 아주 싫어하는 사람들인데 그런 상황을 찾은 이유는 일이 없으니 편하게 살고싶어서였습니다.

  그런데 1주일을 돌아다니면서 처음 느낀 건 도로가 무질서하고 개념없이 놓여 있다는 것입니다. 비스듬한 길, 구부러진 기라 가다가 막히는 길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많아서 그렇지 길을 찾다 보면 도대체 도시 설계자가 있긴 한지 궁금해 지는 것입니다. 여긴 그리 오래된 지역이 아닙니다. 시청 부근이 오래된 곳이고 여기는 마치 여수의 여서동처럼 나중에 만들어진 곳입니다. 그런데 도로 사정이 이렇다는 겁니다. 게다가 사람을 위한 게 아니고 차를 위한 도로입니다. 인도가 벽에서 끊기고 섬도 없는데 왕복도로가 두 개가 붙어 있기도 합니다. 으나도 끊기는 곳이 여수에 딱 하나 있는데 엑스포입니다. 엑스포장과 엑스포 아파트 사이 거기에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차에는 사람이 타고 있지 않습니다, 횡단보도에서 단 한번도 차가 멈추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주변 지리를 익히기 위해서도 많이 돌아다니지만 낮 시간은 주로 호수공원도서관에서 지내기 때문에 거길 가자면 도로도 많이 바뀌고 횡단보도도 많이 건너는데 아주 처음 느끼는 독특한 곳입니다. 참, 순천-광양간 도로는 육교 달랑 하나만 있고 좌우로 보이는 끝까지 횡단보도가 없습니다. 1킬로미터도 넘어 보입니다.

  차만 자기 중심적인 게 아닙니다. 도서관이나 식당 등 어느 곳에서도 문에서 기다려 주는 사람 전혀 없고, 당연히 양보는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문을 열면 자신이 지나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식당에서도 시끄럽지만(고급 쇠고기집도) 도서관 안에서도 그렇습니다. 남녀노소 크게 이야기하고 의자 끄는 소리도 심합니다. 직원들도 아주 시끄럽습니다. 매일 자러 오는 노인과 20대 청년도 있습니다.

  내가 보았던 그 젊잖았던 순천 사람들은 자신들이 소수였기 때문에 조심히 지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그 사람들이 자주 자신들의 모임을 만들어 똘똘 뭉쳤던 걸 '왜 시선을 끌려 하나' 생각했었는데 철학공부가 되지 않은 사람들이어서 그랬나 봅니다. 일주일 살아보고 섣불리 판단한 것이길 간곡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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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열매

    고고하고 예쁜 꽃이 목련입니다. 언젠가 어느 날인가 가을로 기억 되는데 목련 나무에 뭐가 달려서 보았더니 벌레처럼 생긴 게 달려 있는 겁니다. 따서 보았더니 열매인 겁니다. 약으로 쓰려고 술을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