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29

625의 노래를...

6.25의 노래
박두진 작사, 김동진 작곡. 1951
 
 
(1)
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맨 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발을 굴러 땅을 치며 의분에 떤 날을
 
(2)
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불의의 역도들을 멧도적 오랑캐를
하늘의 힘을 빌어 모조리 쳐부수어 흘려온 값진 피의 원한을 풀으리
 
(3)
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정의는 이기는 것 이기고야 마는 것
자유를 위하여서 싸우고 또 싸워 다시는 이런 날이 오지 않게하리
 
(후렴)
이제야 갚으리 그 날의 원수를 쫓기는 적의 무리 쫓고 또 쫓아
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찔러 이제야 빛내리 이 나라 이 겨레




 
    의분1(義憤)「명사」 불의에 대하여 일으키는 분노.
      멧도적 표준국어사전에는 없습니다. 산적山賊

        잊어버리고 있었던 이 노래가 새삼 소환이 된 건 이번 기념일에 대통령이 함께 불렀다는 것과 가짜뉴스 때문입니다. 아주 비장한 얼굴과 마음으로 증오심을 갖고 국민학교 다닐 때 불렀던 기억이 너무나 생생히 올라 옵니다.
        하나는 대통령이 남북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확연하게 보여 주어 최근 북한이 보여주던 태도에 의문을 가졌던 점이 해소된 것이고, 또 하나는 순수문학이라는 이상한 용어에 대한 생각이 소환된 점입니다. 그 엄혹한 일제 강점기에 청록파를 결성하고 참여시와 구별되는 순수문학(구체적으로 낭만파)의 길을 걸었던 사람이 이런 가사를 썼다는 점이 그 시대의 어두움에 눈을 감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합니다.

      2020-06-25

      말 못하는 짐승에 대한 불쌍함

        한겨레21에 연재하는 김소민의 글에 어쩐지 항상 뭔가가 걸리는 게 있는데 이번엔 표현해 보기로 합니다. 인간의 입에 들어가기 위해 희생하는 동물에 대한 감정을 이야기합니다. 염소->닭->돼지->개->소. 그래서 육고기를 끊고 있답니다. 냉면은 고민하고 조기와 달걀은 먹고, 만두도, 버터가 들어간 빵과 크림빵도.
        '고기로 태어나서'를 읽으며 울었다는 그는 일부는 먹지 않고 일부는 먹네요. 먹는 것의 기준이 무엇일지 궁금하네요. 철학적인 고민을 해보지 못한 게 분명합니다. 요즘에 물고기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하등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동물들도 고통을 느낀다는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는데. 난 분재하는 행위도 나쁘게 보고 있고. 그들이 불쌍하다면, 진정으로 그리 생각한다면 일찍 죽는 게 유일한 방법이란 걸 생각해보지 못한 겁니다. 그런 사람이 항상 안타까운데 그 이유는 그들이 말이 많고 쎄기 때문입니다.

      홀로 생활과 비

        관사생활을 4년 째 하고 있습니다. 회천이나 개도나 여기나 나가고 싶으면 얼마든지 나갈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럼에도 가지 않으려고 하지만 불가피한 출장 외에는 주중에 나가본 적 없습니다.
        관사생활은 이중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퇴근하면 무엇이든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는 것과 동시에 외로움을 탈 수 있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보고 싶은 사람 보고 싶은 것도 있지만 그걸 누르고 살 수 있을만큼 무디어 진건지 단단해 진건지 여튼 어느 정도의 내성은 있습니다.
        그래도 비가 오는 날은 조금 더 감성적이 됩니다. 많이 그리고 바람을 동반하면 그렇습니다. 좋아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건 어제 비가 아니고 17일 비입니다.



        어제 비는 이랬습니다. 저녁을 먹고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우산 들고 산책을 나왔는데 멀리 가지 않고 학교를 둘러 보았습니다. 학교의 뒷편을 지나는데 비바람이 장관이어서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찍었습니다. 이 느낌은 우울함은 전혀 없고 그 힘만 느낄 뿐입니다.



      공적인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국가, 지자체의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공무원이라면 아니, 사회를 균형있게 바라보는 공무원이라면 그 황당함에 혀를 내두를 것입니다. 지난 해 지어 올해부터 입주하여 나도 살고 있는 관사입니다. 각 층 4실, 3층짜리 건물입니다. 부속시설은 없고 안방 앞뒤로 신발장과 부엌을 구분해 형식적으로 세 칸입니다.




      충성? 복종, 관성?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출석 문제가 제기되니까 교장이 종이출석부를 사서 신경써서 기록하라고 했습니다. 전산망(NEIS)에 하고 매일 출석마감 상태만 확인하면 될 건데 아날로그 시대의 머리인지 교사를 믿지 못해서인지 그러라고 했습니다. 어차피 공식 인정이 되지 않고 귀찮은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줌에 접속한 상태를 캡쳐해서 보관을 하고 출석부는 거의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등교수업을 한 지 한 달이 넘어가는데도 그걸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건 어제의 상황인데 한 장 앞으로 넘긴 전번 주는 내 자리만 빽 꽉 차 있습니다. 이번 주 것도 오늘 내일 사이 앞의 것 다 채워 넣을 것입니다. 오늘이나 내일 잊지 않는다면 한번 더 확인해서 올릴게요.
        그래서 제목이 그겁니다, 셋 중 어떤 것일까요? 다른 답이 있으면...

      한 끼의 식사

        보통은 다른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는 정도가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일부분 뿐인 것을 또한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자신이 관심이 있는 사람을 볼 때도 그렇고,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또한 자신을 잘 알 것이라고 생각들을 하지만 그도 아닌 것입니다. 일반적이냐구요? 십중팔구도 아니고 만에 9999정도.
        그래서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일상과 다른 이야기를 하면 "에이~"라고 말하고 그 뒤의 이야기는 무시해 버리죠. 그게 어떻게 말이 되느냐고 따지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애정이 있는 사이, 학교 동창 정도나 혹은 오래 된 친구 정도일 때에 국한되죠.
        그래서 요즘에는 말을 하기 전에 그 점도 사전 검열을 합니다. 이 이야기를 상대가 어떻게 대할 건지(NO 받아들일 건지)를 여러 번 판단을 해본 뒤 하지 않거나 수위조절을 하고 상대의 반응이 부정적이면 내 말이 완성되지 않았더라도 중단합니다. 전에는 중단하면 설명이 필요할 줄 알았는데 거의 그렇지 않더라구요. 그냥 대부분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그 방법을 계속 쓰기로 하고 있습니다. 너무 비관적인 점에서 본다고 다른 사람들은 보겠지만 '좋은 게 좋은 거지'로 사는 사람들은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상대가 보인 겉 태도만 보고 좋은 쪽으로만 판단하고 삽니다. 그래서 어떤 요인에 의해 내면이 드러나면 큰 상처를 받고, 또한 그런 사람들은 그걸 극히 예외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그 뒤로도 세상과 사람을 같은 방향으로 봅니다.
        거창하게 이야기했지만 아주 소소한 예를 듭니다. 내가 적게 먹는다면 사람들은 '그러겠지'라고만 하고 지나갑니다. 내가 먹는 걸 직접 본 사람들도 만찬 자리에 가면 벌써 다 먹었냐고 묻거든요. 내가 그 쯤에서 다 먹었다고 인정해주는 사람은 딱 한 사람 뿐입니다. 학생들과도 이야기했는데 적게가 어느 정도인지를 이해를 하지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침밥인데 반찬이 한 접시이지만 네 가지입니다. 난 아침밥이 세 끼중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볐을 땐


      2020-06-22

      오래오래 사세요

        서경에 오복을 이야기 하였다고 합니다.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입니다. 이건 바꾸어 말하면 인간이 갖고 싶어 하는 것이며 그 순서까지도 의미가 있습니다. 갖고 싶어 하는 걸 욕欲으로 표현하면 욕심이 되는 것이고 욕심과 탐욕의 경계는 모호합니다. 무얼 위해서 오래 살려고 할까요. 그건 또다른 욕심을 수반합니다. 진시황제는 통일 중국을 오래 다스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내 주위의 오래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딱히 그가 오래 살면 좋겠다고 할만한 이유가 없습니다. 여행가고 맛있는 거 먹고가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하다못해 세상 모든 걸 다 경험해보고 싶어서라는 거창함도 없습니다. 여행가고 맛있는 거 먹고는 소소한 행복이 아니라 쪼잔하고 게걸스러운 욕심입니다. 그렇게 욕하는 이유 말하겠습니다.


        통계청 자료입니다. 출생자수가 줄어드는 게 그냥 눈에 보입니다. 인구수가 줄어드는 건 아닙니다. 늘고 있습니다. 안 죽으니까요. 물론 당분간이겠지만. 80세 이상이 233만명입니다. 통계표에 65세 이상은 745만명이구요. 65세는 노인혜택을 받는 나이입니다. 누가 먹여 살리지요?


        생산연령 추이입니다. 마찬가지로 통계청2017년 자료입니다. 60세에고 가기 싫고 100세되면 그 때 생각해 보겠다고악다구를 쓰고 게다가 '내 나이가 아때서'라고 패악질을 해대니 욕을 먹지 않을 도리가 없지요. 자신이 사는 사회에서 사회 구성원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일진데 사회를 위해서가 아니고 자신의 사욕을 위해서 오래 살겠다며 사회에 짐을 지우는 것은 인정받을 수 없는 자세입니다.

      2020-06-18

      유럽이 세상을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

        유럽이 아프리카와 아메리카를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가 총, 균, 쇠라고 제레드 다이어몬드가 동명의 책에서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그 동안 유럽인들은 자신들의 유전자가 우월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해왔답니다. 그러면 왜 그들만 그걸 가지게 되었는지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투가 이렇게 된 이유는 그 책을 tvN에서 설민석이 책읽어주는 프로그램에서 강의한 것을 보고 쓰기 때문입니다.
        농업이 열쇠인데 농업이 발전하면 인구가 늘어나고 인구가 늘면 분업화되면서 전문직이 융성하게 된답니다. 또한 가축이 늘어나게 되고 가축에서 질병이 사람에게 옮겨 온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유럽인들은 내성을 키워 왔다는 거죠. 아메리카 원주민을 거의 죽인 균에 대한 설명입니다.
        인류의 기원이 아프리카인데 농업이 발달하지 못한 건 아메리카와 같은 이유인데 땅이 종縱으로 되어 있어 농작물의 이동이 가능하지 않았고 위도가 같은 횡橫으로 발달한 유럽과 아시아에서 농업이 발달했답니다.
        4대 성인 중 세 명(석가, 공자, 예수)이 아시아인인데 중국이 유럽에 1860년 당한 이유도 설명합니다. 중국은 지리적으로 통일이 가능해 일찍부터 통일대국을 완성했고 발달한 문명의 유출을 막기 위해 쇄국정책을 펼쳤다고 합니다. 반면 유럽은 분열의 나라들이어서 부딛치는 과정에서 자신의 약점이나 불리함을 발견해서 보완을 하며 발전을 한 것이 그 성장의 배경이라고 합니다.

        내 생각은 다릅니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볼 때 나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득세하는 것을 보면서 생각한 것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들이 훨씬 여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그들이 마음이 행복하지 않을 거라거나 나중에 벌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분명 동화의 세계에 살고 있으며 가상의 세계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발명한 화약을 가지고 사람을 살상하는 도구를 만드는 것부터 다른 이들의 재산을 약탈하여 자신의 부를 축적하는 걸 오래 전부터 자신의 조상이 그래왔던 것처럼 살면서 그 영역을 넓혀 간 것 뿐이라고 생각하며 이 책처럼 근사하게 포장해서 왜곡하는 것은 교묘한 속임수라고 생각합니다.

      곡물이 되기 위한 조건

        가축이 되기 위한 조건을 보니 곡물이 되기 위한 조건이 생각났습니다. 인간이 정착생활을 하면서 당연히 경작할 수 있는 곡물을 가려내게 되었습니다.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에 아주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먹을 수 있을만큼 익었을 때 꼬투리가 벌어져 알갱이가 땅에 떨어지면 곡물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에 수확할 때까지 다물고 있다가 비로소 인간의 힘에 의해 내어 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외가 참깨와 들깨랍니다. 이것들은 다 익으면 꼬투리가 터져 다 땅에 쏟아버립니다. 그래서 완전히 악기 전에 자리를 깔고 그 위에 베어 놓으면 거기서 마르면서 터집니다. 이렇게 불편한 것이 곡물이 된 이유가 있습니다. 기름을 동물성을 쓰면 되는데 동물성 기름은 빨리 부패한답니다. 그래서 수확이 불편하지만 깨가 곡물이 된 거라고 합니다.

      가축이 되기 위한 조건

        총균쇠에서 가축이 되기 위한 조건을 말했다고 해서 검색해 보니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 멸종이 되지 않았어야 한다는 게 있는데 흔한 종이어야 한다는 말을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 나무위키에서 제시한 것입니다.
      - 식성이 까다롭지 않아야 한다. 일단은 육식이면 곤란하겠지요.
      - 기질이 온순해야 한다. 아프리카 들소같은 경우 다른 조건들을 만족하지만 이게 문제였답니다.
      - 성장속도가 빨라야 한다. 추가 설명이 없어도 되겠습니다.
      - 번식 난이도가 낮아야 한답니다. 사람이 있는 곳에서 교미하지 못하는 종은 가축화가 어렵답니다.
      - 인간에게 해롭지 않아야 한답니다.

        이 조건들 중 하나만이라도 만족되지 않으면 가축화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애완동물과 가축은 다르답니다.

      2020-06-17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에 대한 해석을 다투고 싸우는 사람들(특히 부부싸움)에게 위로의 말로 해석을 해주곤 합니다. 그런데 애초부터 해석이 잘못 된 게 아닐까요? 굳어진 땅을 결속력이 아니라 굳어진 마음이라 해석해야 맞는 게 아닐까요? 그러면 고진감래의 경우처럼 정반대로 해석이 되는데.

      삶의 의미, 목적

        장자가 수백년 묵은 나무가 비결이 쓸모없어서라고 한 건 루쉰이 불쏘시개로라도 쓰여야지 그게 자랑이냐고 비꼬았습니다.무엇이 더 중요할까요?
        어제 산책을 나갔다 오면서 덩굴 산딸기를 보았습니다.



        나무처럼 곧게 자라는 산딸기는 크고 보드랍고 달디 단데 덩굴딸기는 작고 단맛은 적고 신맛이 있으며 씨까지 크고 단단해서 예쁜 것과 대조적으로 별로입니다.그래서 은적사 가는 길의 이 산딸기는 이렇게 말라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거지요. 산딸기는 자신의 명대로 사그러져 가는 게 좋을까요, 쓸모있게 사람들에게 먹히는 게 좋을까요.

      남자에게 꽃을 받다

        신입생 중에 남학생 하나가 엄청나게 나댑니다. 무엇을 해도 그렇습니다. 요새 필이 꽂혀있는 배구를 하면서도 엄청납니다. 다 받아주고 놀아줍니다.
        그런데 오늘 2교시 체육시간이 끝나고 교무실에 와서 꽃을 건넵니다. 제게 주는 거랍니다. 4교시도 체육이 있어서 산길 산책을 한 모양인데 그 거친 아이가 나 준다고 그걸 여기까지 듥 온 겁니다. 생전 처음으로 남자에게 꽃다발을 받았습니다. 묶은 건 내가 묶었습니다. 남자아이잖아요. 꾸밀 줄 모르지요.


      2020-06-16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라. 공자 말씀입니다. 그걸 실상사의 법인스님은 이렇게 해석합니다. 군자의 꽃밭은 여러 꽃들이 차별없이 피어 있고, 소인의 꽃밭에는 자신만이 좋아하는 꽃들만 가꾸고 있다. 해석이 상당히 다릅니다. 군자는 사람들과 차별없이 어울리되 그들에 휩쓸리지 않은 자신의 바름을 유지하지만 소인은 함께 하면서도 함께 어울리지 못한다고 해야 할 건데요.
        사람들과 사귀는 것을 가려지 않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근묵자흑近墨者黑 근주자적近朱者赤에 대한 말씀과 궤를 상당히 달리합니다. 여기서 승진하여 근무하고 있는 대학동기들의 대부분은 신기하게도 욕을 많이 먹습니다. 평교사 시절에 전대 이과 계열 81학번은 어디에서나 빛났습니다. 그래서 오만해졌을까요? 그런 동기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친구가 아니고 그냥 동기라고 합니다.
        좋은 사람이 아닌 사람들과 함께 하는 자리는 모든 게 불편하고 모임 뒤에는 피곤합니다. 그들도 안고 가라는 건 동의할 수 없습니다. 장사하는 사람도아니고 정치하는 사람도 아니거늘 만나면 불편하고 손해를 끼치기까지 하는 사람들을 옆에 두는 건 멍청한 사람들이 하는 일입니다. 그런 사람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지만.

      2020-06-10

      유탄

        아이들 등교가 20일부터였나? 아침이면 빨리 나와 학생들 발열체크 하고 있습니다. 찻물 끓여 놓고 교무실 환기하고 발열체크 준비해 놓고 현관을 청소하고 기다립니다.
        신기하게 아이들이 등교하면서부터 쥐며느리가 많이 나옵니다. 요거 별명도 흥미롭습니다. 어느 동네는 '콩벌레', 어느 동네는 '공벌레'라고도 합니다. 습한 데서 사는 놈인데 실내에서 나와 밝은 곳으로 돌아다닙니다. 아침마다 쓸어내는데 오늘 아침 지네가 나왔습니다. 뭐 건드리지 않는 영역이 없는 교무가 쥐며느리 잡으려 건물 주변을 돌아가며 약을 뿌렸는데 잡으려는 놈 뿐만 아니라 이 놈까지 걸려든 것입니다. 저건 태워도 잘 죽지 않고 에프킬라 한 병을 다 써야 움직임을 멈추는 놈인데 약이 얼마나 독하길래 다 죽어갈까요.


      지피지기가 꼭 필요

        한겨레신문과 한국정당학회가 함께 21대 국회의원들의 이념성향에 대해 설문을 통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흥미롭습니다.



        경제의식은 전체적으로 보수화 되고 있고 대북, 대외 의식은 20대에 보수화 하였다가 되돌아 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거대 정당 두 곳이 같은 경향을 보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구체적인 정책 사안을 주고 질문에 대해 답한 것을 점수로 매긴 것이라는 점과 저 빨간색 정당의 응답자가 많지 않다는 것은 전체적인 성향을 판단하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안입니다. 답하지 않은 것들의 점수는 10점에 가까울 것이기 때문입니다.어제 아침 주호영이 '북한의 남북 대화채널 폐쇄에 대한 정부의 대처'를 아주 험한 말로 평가한 것을 보더라도요.
        그 중에서도 이런 게 눈에 띕니다. 자신의 이념적 위치가 어디냐는 질문에 대한 스스로의 주관적 판단의 답입니다.



        하나는 스스로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평균을 냈을 때 7점 부근에 있어야 하고 6점 아래로 내려올 수 없습니다. 저 빨간색 가진 당은 9점 안팎이어야 하구요. 근데 신기한 건 어느 놈들이나 진보적인 게 좋아 보인다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또 하나는 신문은 여자 의원들이 더 진보적인 생각을 한다고 분석을 하는데, 그럴 수도 있지만 진보가 더 멋있다고 생각하는 관점에서 여자 의원들이 자신을 더 이쁘게 꾸미려고 한다는 해석도 가능하잖아요.
        중요한 것은 몸은 오른쪽에 있으면서 왜 왼쪽에 있다고 생각하려는 것이냐는 것입니다. 의식적으로 꾸미는 것인지 멍청해서 자신을 잘못 알고 있는 것인지 판단을 해야 합니다. 법률을 만드는 놈들이 지기를 해야 많은 사람에게 이로운 결과가 나올 건데 저러고 있으니 원.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948307.html

      2020-06-02

      서양철학사조

        서양철학만 공부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 한심함을 많이 느낍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배웠던 건 교사들의 수준이 부족해 감이 잡히지 않아서 '사조'정도의 깊이만큼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겉핥기 정도로. 교재는 청년사의 이즘.



      2020-06-01


        아이들이 나오면서 지금은 하지 않지만 점심 먹고 산책하는 길 옆에 피었던 돌나물 꽃입니다. 그렇게 돈나물이 아니라고 해도 우기는 사람들이 많아서 요새는 아예 못들은 체 해버립니다.

       
        아이들이 등교하면서 교육청에서 교실마다 화분을 넣어 주었습니다. 저 놈들이 좋은 일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돈을 보내 주고 화분을 사라고 했다면 떡고물도 안먹는 선행이라고까지 생각했을 테지만... 여튼 항상 시뻘건 멋없는 꽃만 피우는 줄 알았던 제라늄이 이렇게 예쁜 색도 있다는 걸 보여 주었습니다.


        피라칸서스입니다. 이렇게 꽃은 하얀데 늦가을에 정원을 빨갛게 물들인다는 게 신기합니다.

      진인사대천명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사람의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 멋있는 척 하는 거 즐겨 하는 사람의 집에 가면 많이 걸려 있는 글귀입니다. 이 말의 어원은 여러 가지 입니다. 남송의 호인의 '독사관견'에 盡人事聽天命이 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