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사생활을 4년 째 하고 있습니다. 회천이나 개도나 여기나 나가고 싶으면 얼마든지 나갈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럼에도 가지 않으려고 하지만 불가피한 출장 외에는 주중에 나가본 적 없습니다.
관사생활은 이중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퇴근하면 무엇이든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는 것과 동시에 외로움을 탈 수 있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보고 싶은 사람 보고 싶은 것도 있지만 그걸 누르고 살 수 있을만큼 무디어 진건지 단단해 진건지 여튼 어느 정도의 내성은 있습니다.
그래도 비가 오는 날은 조금 더 감성적이 됩니다. 많이 그리고 바람을 동반하면 그렇습니다. 좋아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건 어제 비가 아니고 17일 비입니다.
어제 비는 이랬습니다. 저녁을 먹고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우산 들고 산책을 나왔는데 멀리 가지 않고 학교를 둘러 보았습니다. 학교의 뒷편을 지나는데 비바람이 장관이어서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찍었습니다. 이 느낌은 우울함은 전혀 없고 그 힘만 느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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