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이라고 한겨레21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고운 추억으로 달력으로 새교과서 표지입혀준 이야기 대목에서 불현듯 내 아버지가 떠올랐고 또 그 지긋지긋한 가난이 떠올랐습니다.
내게 달력은 또 하나의 기억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감은 커녕 크레용도 가질 수 없던 난 크레용은 쓰레기통에 버려진 토막들을 주워 써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빨강, 노랑, 파랑 계열의 색깔은 토막 마저도 없었고 도화지인지 켄트지인지도 없어서 미술 든 날 아침에 우는 내게 아버지는 내게 달력을 잘라 주셨습니다. 코팅된 종이에 크레용(그것도 싸구려)이 제대로 그려질 리 없었고 스스로도 자신의 그림에 만족할 수 없었고 평가에서도 맨 바닥을 맴돌았습니다.
일하시기 싫어 일부러 엄마에게 트집을 잡아 싸우고 읍내로 토낀 아버지의 빈 일자리는 유난히 체구가 작고 건강도 부실했던 당신의 외아들이 대신 해야 했을 정도의 존재감을 가진 아버지였지만 좋은 영향을 준 하나는 있습니다. 악필이었던 내 공책을 중학교 2학년 때 보시고 ㅂ베개에 올라서게 한 뒤 종아리 회초리를 대신 것이었습니다. 내 기억을ㅗ는 유일한 회초리였습니다. 이후로 펜글씨 교본을 사서 대학에 다닐 때까지도 글씨 연습을 했고 동시에 공부한 한자는 현재의 실력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대학 때 나랑 포장마차에서 한잔 하시면 그리 좋아하셨는데.
2019-05-13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불행의 시작, 인간의 욕심
인간의 본능인 욕심은 문명의 발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공산주의 경제의 가장 큰 결점이 되기도 하구요. 또한 성취욕은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꼭 필요한 것입니다. 당糖도 마찬가지잖아요. 핏속에 들어가 몸에 에...
-
(정리) 소수는 무한히 많다 (증명) 소수의 개수가 유한하다고 가정하고, p 1 , p 2 , ⋯ , p r 가 모든 소수의 목록이라 하자. 자연수 N = p 1 p 2 ⋯ p r + 1 을 정의하자. N 은 각 소수 p i ...
-
'동이 트다'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사전에는 없는데 뜻풀이에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 날이 새면서 동쪽 하늘이 훤해지다'로 풀이 합니다. 그러면 제목에 쓴대로 동트기 전이 제일 어둡다고 말한 것이 맞는 말일까요?...
-
등사기는 빨리도 사라져갔습니다. 가리방이라고 했는데 어감상으로 일본어인 것 같습니다. 발령을 받았을 때 이걸로 문서를 인쇄하고 시험문제를 냈습니다.상당한 기술을 요하는 작업이었습니다. 2번의 기름종이엥 1번의 쇠판 위에 올려 3번의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