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8

지식과 실제 적용

   병법에 빠삭하면 전투나 전쟁에서 항상 이길 수 있다? 그런 건 아니라는 대표적인 예로 조괄과 마속을 이야기 합니다.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병법을 통달한 사람이었지만 참패를 당하여 자신은 죽고 자신의 나라는 망하게 하는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예로.

  병법은 지식이며 전쟁에 나가는 장수라면 누구나 공부해야 합니다. 병법이 비서처럼 일부에게만 전수되는 것이 아니고 널리 퍼지기 때문에 관상과 사주를 공부한다고 다 같은 결과를 내어 놓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현재의 나와 적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아주 복합적인 능력과 희망적으로 보지 않는 냉정한 객관성을 전제로 합니다. 나의 약점은 적게, 상대의 약점은 크게 보려고 하고 나의 장점은 크게, 상대의 장점은 낮추어 보는 게 인지상정이기 때문에 나와 상대의 전력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은 병서에 쓰이지 않은 장수의 제일 중요한 능력입니다. 상황인식이 바르지 않은데 거기에 전략을 세우는 것은 스스로를 패배로 이끄는 것이지요. 물론 전쟁에서는 나와 상대의 주위 정치적인 환경(이순신과 원균)뿐 아니라 각자 속한 나라의 외교관계(진나라 통일과정)도 아주 중요합니다. 병서에 나와 있는 것은 참고로, 그러니까 음식 조리할 때 간을 맞추는 요소 정도로 생각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 싸움에 나서는 장수는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 어떤 병서에도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싸움이 끝나고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는 방법. 원균은 그냥 죽었고 이순신은 사형을 피하기 위해 적의 손으로 자결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후대에서는 그 둘에 대한 평가가 엄청나게 달라졌습니다. 

  전쟁이 벌어지면 무관과 문관은 생각이 매우 다릅니다. 무관은 평시에는 밥이나 축내는 존재이지만 전쟁에서는 제일 중요한 존재가 되니 언제든 전쟁이 붙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문관은 평화로운 시기에는 입과 글로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며 정권을 좌지우지 하지만 전쟁이 나면 그런 공론화의 과정은 나라를 좀먹는 탁상공론이 되고 전쟁을 회피하려는 시도는 반역자로 몰리게 마련입니다.

  이런 전쟁에 대한 입장의 차이는 결정적으로 전쟁이 끝났을 때 엄청난 결과로 나타납니다. 논공행상이 있고 그에 따라 큰 공로를 세운 장수는 피플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가지게 되고 부를 갖게 되며 권력도 늘어나고 더 중요한, 이끄는 군대의 규모가 늘어 납니다. 왕권을 잃을 두려움을 국가의 주인이 갖게 되는 것입니다. 거기에 행여나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 그 장수의 목숨은 이미 끝난 것입니다.

  옛날 이야기인 것 같나요? 미국 보세요. 아이젠하워는 대통령 했잖아요. 맥아더도 근처에 갔다가 워낙 무식하고 제멋대로인 놈이라 미끄러졌지만 천방지축으로 나대지만 않았으면 충분히 당선될 놈이었습니다. 과한 표현이라고 생각 되지요? 무식한, 역사공부를 하지 않은 한국인들에게 영웅인 그에 대한 호칭이. 게다가 세상의 모든 군대는 행정 수반과 의회를 보호하기 위한 서로 견제하는 조직 체계를 갖추었습니다. 석열이는 한끝 모자라서 쿠데타에 실패한 것이지요. 우리나라도 한국전쟁 때 공을 크게 세웠던 장군들 인기 엄청 났습니다. 정일권이는 국회의장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 모두 절제했고 갑툭튀인 박정희는 권력을 움켜쥐었습니다. 419로 인한 권력 공백기 때문에. 그에게는 덕분에. 이 때도 한민당이 뿌리인 말만 민주주의를 내세운 더러운 당이 집권하고 모자란 놈을 대통령(윤보선, 그리고 장면 내각)으로 세운 탓에 그리 되었지만 부족한 나라여서 그런 것이고 정상적인 국가는 전쟁의 영웅은 전쟁이 끝나면 철저한 규제를 받는 게 정상입니다.

  병서에 나오지 않은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전쟁에서 이기기도 해야 하지만 정말로 능력있는 장수는 끝나고, 그러니까 이기고 나서 죽지 않는 것까지 자신의 전략 안에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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