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9

소설과 현실

   픽션과 팩트를 이야기 하는데 역사적인 배경 속에서 소설을 쓰는 경우 가상을 말하더라도 사실을 비트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다시 읽는 것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난 내가 아는 소설 중 10권을 꼽으라면 그 중 하나로 꼽을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를 너무 비틀어서 정사를 단단히 한 뒤에 읽지 않으면 거짓을 사실로 믿을 위험이 커서 주저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읽었던 레미제라블에서 고개를 기웃했던 것을 최근에 확실히 알게 되며 빅토릐 위고의 위대함에 또 감탄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류가 꽤 최근까지도 이빨이 건강관리법을 몰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가 빠지게 되는데 그것도 젊은 나이에 그렇게 되면서 빠진 이 대신 동물 뼈같은 것을 갈아서 넣었답니다. 그런데 그것들이 심한 염증을 일으켜 죽은 사람의 이를 무덤을 파서 비밀스럽게 유통을 했다고 합니다. 그 중 유명한 것이 '워털루 이빨'이랍니다. 워털루 전쟁에서 죽은 병사들의 이를 사람들이 사람들 눈을 피해 뽑아서 팔이 돈을 벌었고 이 이빨들의 이름이 그렇게 붙었다고 합니다.

  레미제라블에서도 마지막까지도 장발장을 괴롭힌 인물이 그 전쟁에서 죽은 병사들의 유품을 훔쳐서 그것을 기반으로 여관을 차리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또한 이 악당의 코제트가 아프다는 거짓에 속아 팡틴이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이빨을 뺀 이야기가 역사적인 사실로 알게 된 것입니다. 또 말하지만 훌륭한 사람입니다. 이 소설만 쓴 게 아니니.

책 읽기 소오강호(김용)

 소오강호는 김용 스스로 제일 자랑할 만한 소설이라고 했습니다. 뜻은 笑傲江湖 이니 웃을소+거만할오+강호로 강호를 비웃는다고 나는 해석을 합니다. 다들 자신이 의리와 정의를 지키는 협객이라 하지만 속은 다들 시커먼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정파 소속이지만 사파의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강호를 평정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중국인들은 오행에 집착합니다. 음양오행의 오행입니다. 그래서 역사에서도 굳이 묶기 애매한데도 상황오제의 오제를 역사의 시작으로 봅니다. 죽서기년에 의하면 황제 전욱 제곡 요 순의 오제 중 모두가 요순시절이라고 하면 모두가 여유롭고 평화로운 시절이라고 하지만 순임금이 요임금을 가두고 억지로 왕위를 빼앗았다고 죽서기년에는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물론 사마천의 사기에는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양위한 과정을 아름답게 구구절절히 묘사하지만 앞에 이야기한 것처럼 서쪽 변방의 나라인 잔나라의 역사서를 보고 기록한 것이기에 위나라의 역사서보다 더 정확할 순 없다는 점에서 '오제'의 기록은 믿을 수 없습니다. 여튼 이 오제의 경우도 오방색을 입힙니다.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그 색들을 무슨 근거로 입혔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 소설도 오악검파가 중심입니다. 소림과 무당과 개방파등 쟁쟁한 패거리가 있지만요. 태산, 화산, 숭산, 형산, 항산의 각 산을 근거로 한 패거리인 것입니다. 이것도 그러니 억지 오행인 것입니다.

  이들은 각자 무술을 뽐내고 있지만 생산활동을 하는 이는 없습니다. 그런데 먹고 꾸미고 칼도 사야 할 건데 그런 고민은 하나도 없습니다. 트집이 아니고 그들이 정의를 내세우니 하는 말입니다.

  또 하나 제일 큰 문제인데요. 이들의 정의관입니다. 선과 악에 대한 생각. 물론 소설 쓴 사람의 생각이겠지만요. 악인을 죽이면 善이고 선인을 죽이면 惡이라고 합니다. 정말로 심각한 생각인데요 칼 들고 사람들을 죽이는 깡패들의 생각이라면 그건 이해되고 당연하다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인이 그런 생각을 하고 더구나 나라의 지도자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자신이 깡패도 되지 못하는 양아치이고 그런 지도자를 가진 나라는 이미 망한 나라일 것입니다. 내각 전체와 검찰, 사법부까지도.

키가 작은 한자

   어설프게 공부하는 사람들이 농담 따먹기로 하는 거 하나를 알았습니다. 한자들이 서로 자신이 더 키가 작다고 자랑하는 이야기 입니다.

  맨 먼저 형兄이 나섰습니다. "난 입 바로 아래에 발이 붙어 있잖아. 그러니 키가 얼마나 작아."

  그러자 견見이 제치고 나옵니다. "나는 눈 밑에 다리가 달렸어. 그러니 내가 더 작지."

  가만히 보고 있던 자가 있었습니다. 혈穴이 거드름을 피우며 나옵니다. '까불고 있어. 난 모자(갓)아래 발이 달려 있으니 내가 제일 작지."

가짜 역사 만들기

   삼천궁녀처럼 악의적인 역사의 왜곡도 있지만 소소한 이익을 위해 왜곡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백제와 신라가 여기를 통해 교류를 했다는 기록들이 많습니다. 나제통문입니다. 어떤 이들은 라제통문이라고도 하구요. 무식의 발로겠지요. 그런데 상식적으로도 저기를 통해서만 드나들었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여기 노랑 주의 표지 옆에 이 표지판을 왜 세웠는지 자세히 적어 세워 놓았습니다. 그런데 해당 지자체도 왜곡하고 있더라구요. 한심한 사람들입니다.

부채 만들기

   머리가 비어 가는데 날은 뜨겁고 모자는 쓰기 싫고 양산을 쓰고 다닐 순 없고. 그래서 접부채를 샀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싸고 예쁜 것이 있어서 샀는데 바탕이 비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경구 두 가지를 써 넣었습니다.



도심의 억새

 


  도심 산책을 하다 좁은 공터에 핀 억새를 보았습니다. 갑자기 감상적이 되었습니다.

정당한 권리?

   추가 설명이 필요한 게 아닌 것 같아요. 거기에 고추를 너는 게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주차장이 얼마나 중금속으로 오염이 되어 있는지는 차후의 문제이구요. 어떻습니까? 주차장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만약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주차할 차가 없으면 가능할까요? 한 칸을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주차하는 것은요?



2023-09-19

공부를 하는 이유, 공부가 필요한 이유

   이런 말이 있습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없다. 단 하나만 빼고. 금방 한 말, 모든 게 변한다는 말.

  요새 국민의 짐에서 '과학'이라는 말을 금과옥조처럼 쓰지만 그들은 과학이라는 게 얼마나 가변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전혀 모르는 사용법입니다.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과학이라는 게 측정과 관찰, 그리고 경험에 의거한 것이라는 것도 모르는 거지요. 오차가 반드시 동반하게 되고 백만번째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 말입니다.

  과학이 이럴 진데 인문에서는 두 말할 필요 없습니다. 도덕과 가치가 시대에 따라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을 당연히 인정해야 합니다. 그것도 현재를 사는 우리는 눈으로 그걸 목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역사는 어떨까요.

  중국 한나라 초기에 금고문 논쟁이 있었습니다. 진시황제가 중국을 통일하고 법가사상을 기반으로 통치이념을 잡았는데 군현제 때문에 정치적 기반을 상실한 귀족과 과거 제후 무리들이 유생들을 움직여 과거의 예법과 유교를 앞세워 지속적으로 황제의 통치행위를 비판하고 상소를 올립니다. 이에 이사의 청을 받아들여 진서秦書와 실용서를 제외한 모든 책을 불사릅니다. 이것이 분서갱유 중 '분서焚書'입니다. 이것 때문에 춘추전국시대의 많은 책들 뿐 아니라 각 나라의 역사서도 사라지게 됩니다.

  한나라가 뒤에 개국하고 법가 사상을 버리고 유가사상을 통치이념을 삼으려 하는데 백성들을 가르칠 이념서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무제가 백방으로 알아본 결과 '복생'이라는 사람을 찾아 냅니다. 진나라 사람인데 분서 때 '상서'를 감추어 두었다가 그걸 공부하여(당시는 외운 것이겠지요) 한나라가 성립하자 사람들에게 가르쳤습니다. 유교 경전을. 불러 오라 했는데 90세가 넘어 올 수 없다 하여 관리를 파견해서 구술을 받아 적어 경서를 복원합니다. 그것이 금문상서今文尙書입니다. 그 책을 바탕으로 오경박사들이 유가사상을 가르치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 뒤 오래된 책 무더기를 발견하는데 공자의 위패를 모신 사당의 벽에서 유교의 고문서들이 나옵니다. 고문상서古文尙書입니다. 금문은 지금의 문서라는 것이고 고문이라는 것은 그 때의 문서라는 뜻이겠지요. 당연히 둘 사이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금문은 한 사람의 기억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미 금문을 공부한 사람들은 그것으로 권력을 획득한 뒤라서 사실의 진위를 놓고 대논쟁이 벌어집니다. 승자? 짐작한 대로입니다.

  '공화共和'시대에 대한 이야기는 못지 않게 기가 막힙니다. 중국의 역사는 사마천의 '사기'가 서양에서도 인정할 만큼 역사서의 기본입니다. 거기에는 주나라의 후반기 여왕이 폭정을 해서 신하들에게 쫓겨나고 제후들의 추천으로 '주정공'과 '소목공' 두 신하가 협의하여 정치하는 시대가 되었는데 그래서 이 시기를 '공화시대'라고 한다고 기록하였습니다. 그런데 진晉나라 때 도굴에 의해 뜻하지 않은 발견이 있었습니다. 엄청난 양의 죽간이 발견이 되었는데 이게 위魏나라(전국시대) 역사서인 위서魏書였습니다. 편년체로 역사를 대나무에 편년체로 기록하였다고 해서 '죽서기년'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여기에는 내용이 다릅니다. 여왕이 쫓겨나고 제후들의 추천을 받은 '공백 화共伯和'라는 사람이 왕의 역할을 대신하였다는 것입니다. 짐작하자면 공나라의 대부 '화'라는 사람인 것입니다. 

* 여기서 논쟁거리가 있습니다. 위의 '공백화'에 대한 설명은 내 개인의 생각입니다. 한문은 띄어쓰기나 문장부호가 없습니다. 그래서 경서를 공부할 때 스승이 먼저 읽은 뒤 제자들이 따라 읽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디서 띄어 읽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힘들고 띄어읽기가 달라지면 잘못 이해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원문도 그냥 共伯和로 씌어 있어서 어떤 해석한 사람은 공 다음을 띄어서 공나라 사람 '백화'라고 한 것도 있습니다. 공나라까지는 맞고 그 다음의 '백伯'인데 원래의 뜻은 맞아들이고 역사의 기록을 보면 작위입니다. 예를 들면 주나라 문왕은 '서백'입니다. 백작인 건데 시대별로 다르기도 한데 주나라는 '왕'이고 그 다음으로 큰 나라의 제후는 '공'이라 했고, '공'이 '후'를 봉하고, '후'가 '백'을 봉합니다. 가장 작은 나라단위의 지배자인 거지요. 나는 그걸 '대부'급으로 본 것입니다. 전국시대 시작인 진나라가 조위한의 삼국으로 쪼개질 때도 '대부'들이 그렇게 한 것이었거든요. 그래서 내 해석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내 해석이 들어간 것은 힘있는 학자들이 입을 다물고 있어서 정설이라고 할 만한 게 없기 때문입니다.

  누구의 기록이 맞겠습니까. 사마천은 분서로 역사서라고는 '진서'만 남아서 그를 바탕으로 당시 역사를 기록할 수밖에 없는데 당시의 진나라는 서북쪽 변방에 치우친 나라였기 때문에 중원의 일에 모를 수도 있고 자세히 알기도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 부분의 기록이 비어 있는 것을 사마천이 개인의 추측으로 집어 넣은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게 더 타당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역사학자들도 죽서기년은 위서僞書이고 '사기'가 정서라며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공화기기의 청동기가 발견이 되었는데 거기에 '공백 화'라는 사람의 이름이 등장한 것입니다. 게임 끝? 그래야 맞겠지요? 기득권을 갖고 목을 세우던 사람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 그것도 판단에.

2023-09-13

내 나이가 어때서라고?

   다들 백세까지 오래 오래 살겠다는 데 뭐라고 할 일 없습니다. 단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면 환영받지 못할 일입니다. 국가에 추가 짐을 지운다거나 가족에게 짐을 지운다거나 길이나 공공장소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며 살아가는 건 내 입장에서 나는 그렇게 살지 않을 겁니다.

  미국 의회가 문제입니다. 의회는 국가의 입법기관입니다. 그 나라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상원에는 90세인 의원도 있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80이 넘었으며 상원의원 평균 나이가 65세랍니다. 나이들면 못하는 게 있냐구요? 2018년에 쳥문회에 저커버그를 불러놓고 한 의원의 질문이 공짜냐고, 공짜면 수익은 어떻게 내냐고 물었답니다. 저커버그가 웃으며 '광고로 낸다'고 답했답니다.

  수시로,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밥으로 보호하고 규제해야 할 건데 공부도 하지 않고, 공부하려 해도 더딜 텐데 저러고들 있답니다. 그만 둘 생각 있냐니 없다고 했답니다. 근데 항상 이야기지만 그 사람들은 탐욕으로 그러지만 그런 사람을 뽑은 사람들이 뭐냐는 거지요. 지금 그들의 대통령 나이 보세요. 필요할 때 김정은도 과시했던 그 열쇠를 돌릴 수는 있을까요?

좌임과 우임

   한자 공부가 재미있는 이유가 역사공부의 심도를 깊이 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어제는 좌임과 우임이라는 처음 보는 용어가 나왔습니다. 그냥 넘어갈 수 없어 여기저기를 뒤져 보았는데 시원한 게 나오지 않다가 드디어 하나 찾았습니다.

  옷섶 좌우를 연결할 때 가운데서 만나면 앞이 벌어지기 때문에 어느 한 쪽으로 다른 쪽을 덮어야 합니다. 덮어서 옷고름을 왼쪽에 매면 좌임, 오른쪽에 매면 우임입니다. 뒤져 보면 복식 연구한다는 사람들 대부분이 어느 쪽 옷섶이 위로 가는 지로 구분한다고 하는데 좌임은 오른쪽이 위로, 우임은 왼쪽이 위로 가니 헷갈리기도 하고 옷고름이 어디에 있는지로 만들어진 한자이므로 그것에도 맞지 않습니다. 광어의 눈이 왼쪽에 도다리 눈이 오른쪽에 있다고 하는데 꼬리쪽에서 보면 반대인 것과 비슷한 거지요.

  외국도 그런다고 하는데 요즘 남자 옷은 바지 포함하여 우임이고 여자 옷은 좌임입니다. 어렸을 땐 왼쪽에 위치한 남자가 여자의 옷을 쉽게 벗기기 위한 것이라고 선배들이 가르쳐 주었는데 유래를 모르다 보니 합당해 보이는 이유를 만들어 갖다 붙인 것이었겠지요.

  유래는 이렇습니다. 유목민, 기마민족은 말 위에서 활을 편하게 쏘기 위해 등자도 만들었지만 옷고름이 오른쪽에 있는 것이 불편해서 왼쪽에 매었습니다. 이해하는 데 한참이 걸렸는데 항상 진리는 쉽습니다. 대부분이 오른손잡이이니 왼손으로 활을 잡고 앞을 향해 편 다음 오른손으로 활시위를 몸쪽으로 당깁니다. 그 때 옷고름과 오른손이 만날 수 있는 거지요. 그래서 그들은 왼쪽에 옷고름을 맨 좌임을 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말을 타기 위해 바지를 입었는데 그 말은 남방인들은 남자도 치마를 입었다는 말입니다. 기원전 3백년 경에 전국시대 말기에 조나라에서 호복을 들여 와 입은 것이 한족이 바지를 입기 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중국인, 남방에 살던 사람들은 왜 우임을 하게 되었을까요. 어디에도 그 이유를 설명해 놓은 게 없습니다. 그들은 어느 쪽에 매어도 상관 없는데 오랑캐가 왼쪽에 매니 자신들은 오른쪽에 맨 게 아닐까 혼자 생각해 봅니다. 죄임을 한다는 건 상대를 얕잡아 보는 욕이었다고 하니까요.


    당연히 북방에서 내려온 우리 민족은 좌임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고구려 무용총의 수렵도입니다. 그러다가 신라 덕분(?)에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우임으로 돌아갔을 거라는 짐작을 할 수있습니다.

2023-09-12

어려운 우리 말, 자기

 표준국어대사전에 '자기'는 예상보다 많이 열 개나 있습니다. 그 중 이야기 하려는 건 자기自己입니다. 자신을 말하는 것입니다. 사전적인 뜻이지요. 그런데 이게 마술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살가운 연인들끼리 서로를 부르는 말이 됩니다. 갑골문에 아래와 같은 글자가 自인데 뜻은 '코'였답니다. 

아예 스스로를 뜻하는 글자가 없었고 한참 나중에 이 글자를 '스스로'를 뜻하는 '자'로 가져 가면서 '코'를 뜻하는 글자는 글자를 추가하여 '비鼻'로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글자가 '자신'이라는 뜻을 넘어 연인들이 서로를 부르는 말로 쓰이다가 보편적인 호칭으로도 쓰이게 됩니다. 

  '유퀴즈온더블록'에서는 유재석이 '큰자기', 조세호가 '아기자기'로 불리는데 유재석이 대화의 상대를 '자기'로 부르는 것이 많았고 조셉에게도 그렇게 부르면서 그 프로그램 내부에서 그런 별칭을 쓰게 된 겁니다. 

  '자기'가 몇 단계 진화한 것입니다. 대화의 상대에 대한 호칭이 애매할 때 이걸 쓰게 된 것입니다. '너'라고 할 수도, '자네'라고 할 수도, '아저씨'라고도, '선생님'이라고도, '사장님'이라고도 부르기 참 어려울 때 딱 쓰기 좋은 호칭인 것입니다. 윗사람에게만 쓰지 않으면 만능 키트키 호칭입니다. 고상하게 '그대'라고 쓰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2023-09-05

의문 해소

   중국 주나라 성립과정의 의문이 모두 풀렸습니다. 주무왕이 상나라를 멸하고 그 나라를 관리하기 위해 무왕의 아우 두 사람(관숙, 채숙)을 파견하는데 그들은 상나라 왕실(주왕의 아들 녹보)과 손을 잡고 반란을 일으킵니다. 상나라만 주나라의 지배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주나라의 왕족조차도 문제가 있는 침략행위였다고 생각했다는 방증입니다. 진압을 하는 대 3년이 걸렸습니다. 백이와 숙제 사례 분 아니라. 조금 남아 있던 의문이 십팔사략에서 풀렸습니다. 경제 때의 일입니다. 고제-효제-소제-소제-문제-경제-무제.

  조정회의 원고생과 황생의 대화

황생-은나라 탕왕과 주나라 무왕은 천명을 받은 것이 아니라 그 군주를 시해한 것에 불과합니다.

원고생-그렇지 않소. 폭군 걸왕과 주왕이 포악하고 난폭해서 천하의 민심이 모두 탕왕과 무왕에게 쏠랬던 것이오. 그래서 탕왕과 무왕은 천하의 민심에 따라 걸과 주를 쳤던 것이오. 또한 걸과 주의 백성들은 폭군의 치하에 있기 싫어해 탕왕과 무왕에게 찾아왔기 때문에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천자가 된 것입니다. 이것이 천명을 받은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황생-관은 아무리 낡아도 머리에 쓰고, 신은 아무리 새것이라도 반드시 발에 신습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위에 있을 것과 아래에 있을 것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걸왕과 주왕이 비록 천자의 도리를 잃었다고 하지만 분명히 위에 있어야 할 임금입니다. 이에 반해 탕왕과 무왕은 아무리 성인이라 해도 결국 아래에 있어야 할 신하입니다. 그런데 임금이 잘못했을 때 신하가 바른 말로써 허물을 바로잡아 줌으로싸 임금을 받들지 않고 도리어 임금의 허물을 핑계삼아 이를 무찌르고 스스로 임금의 자리에 오른 것입니다. 이것이 시해와 반역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원고생-그렇다면 고조황제가 진나라를 대신하며 천자의 자리에 오른 것도 잘못입니까.

경제가 끼어들어 중지를 시키고 다시는 그에 대한 논쟁을 하지 않게 됩니다. 경제의 입장이 관련이 되며 현명하게 얘를 들어 중단시킵니다. 이런 논쟁이 있을 법 했는데 정사를 중심으로 한 역사의 서술에서는 이 논쟁을 볼 수 없어서 싸고 닦지 않은 것처럼 불편했는데 이제 개운합니다. 사마천도 증선지도 원고생의 입장으로 본 것입니다.

2023-09-02

작은 학교의 위험성

   먼저 전제합니다. 지역이 살려면 학교가 있어야 합니다. 학생이 한 명이 있더라고 그리고 그 학교 1년 유지비가 2억원이 넘는다 해도. 그런 점에서 내가 형이라고 불렀던 이전 교육감과 나를 형이라고 불렀던 이전 교육장은 아주 아주 나쁜 사람들입니다. 2년 전 화태분교가 없어졌습니다. 물론 지역주민들이 멍청한 탓이기도 하지만. 넘어 갑니다.

  텔레비전에서 이 학교를 소개했습니다. 오색분교. 미담으로요. 그런데 그 미담들 중에 놀람을 넘어서는 점들이 있었습니다. 전교생이 3명이고 교사는 1명입니다. 교사가 교육과정을 교육부에서 주는 대로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이 짜서 그대로 하면 됩니다. 그런데 심각하게 생각할 문제가 있습니다. 

  내가 섬에서 식구들과 살며 근무할 때 만기로 나오려고 했던 것을 1년 빨리 나오게 된 건 교사들의 불성실 때문이었습니다. 큰 아이가 4학년으로 올라갈 참이었는데 4학년은 공부의 면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수학의 기본이 시작되는 시점이거든요. 다른 것과 달리 수학은 기초가 중요합니다. 3학년까지는 놀이로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 불성실이라는 건요. 중학교는 마을과 떨어져 있고 거기에 관사가 있었는데 나는 식구들이 있어서 마을의 옛 관사를 고쳐 살았고 바로 옆에 초등학교와 관사가 있어서 저녁 시간을 자주 초등학교 선생님들과 어울렸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일하는 행태도 알고 있었구요. 초등학교 교사들은 발령을 받으면서부터 승진을 준비합니다. 사무 본다고, 개인 연구보고서 쓴다고 수업을 늘상 빼먹는 것을 많이 지켜 본 것입니다.

  그것이 문제 중 하나인데 지금 이야기 하려고 한 것 그게 아니고 가치관 형성의 문제입니다. 지침인지 시행령인지에 종교적인 자신의 신념을 학생들에게 수업시간에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하는데 음악 교사부터 시작해서 그 샤머니즘에 불과한 기독교를 전파하는 사람이 제법 많습니다. 또, 화양에서는 신규랑 1년 차랑 자신의 수업시간에 물론 교육과정과 아무 상관 없이 수업시간에 운동장에서 '꼬리따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은 교회에서 수련회 때 해 보았겠지요. 아주 위험한 놀이입니다. 주의사항을 단단히 알려 주어야 하는 놀이입니다. 한 시간 보고 그 다음 시간에 다른 이가 하려고 아이들 내어 보내기에 위험성 알려 주었습니다. 면전에서 알았다고 하더니 결국 그 시간에 부상자가 나오고 더 이상 하지 않더군요. 들은 척 한거지요. 체육교사가 기술과 규칙도 엉터리로 가르치는 것도 많이 보았구요.

 여러 예를 들었지만 지금 한국에서 이념대립을 하는 것을 보면 소름이 돋지 않아요? 저런 일베의 사회의식이나 역사의식을 가진 사람이 그 1인 교사라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부모 입장에서 소름 돋지 않나요? 나는 학부모가 학교에 개입하는 거 부정적이지만 이럴 때는 관심을 가지고 감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금융의 시

   조지 웰스의 투명인간, 많은 상상을 하게 해주었고 지금도 많은 예능에서 투명인간이 되면 맨 먼저 무얼 하고 싶냐는 질문이 나옵니다. 이 소설에서는 맨 먼저 사제관을 털었답니다 별로 다시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서 검색으로 대신합니다. 투명인간이 출간된 건 1897년이랍니다.

  이야기할 것은 사제관 터는 게 첫 번째 한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옛날의 사람들의 가치관은 지금과 달랐고 그 중 당연히 돈에 대한 것은 엄중했습니다. 지금의 돈 버는 데 도덕이란 건 없잖아요. 기독교와 불교 모두 단순히 돈이 이동하는데 이자라는 이익이 붙어 다니는 것은 극도로 혐오했습니다. 돈을 꾸어야 하는 사람이 궁지에 몰린 사람이었기도 하지만 돈이 굴러 다닌다고 해서 어떤 부가가치가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1차산업이 거의 전부였던 세상에서는 돈을 꾸어 주고 이자를 받는 것은 죄악이었습니다.

  중세를 거쳐 나오며 산업이 새로운 길을 찾아 나가면서 돈이 이전과 다른 덩치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공장만 차리면 돈을 벌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 때는 왕들도 전쟁을 벌이면 돈이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콘티탄티누스 황제의 기독교 공인 후 유대인에 대한 전방위적인 몰살 작업이 이루어지면서 그들에게는 어떤 직업도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게토'를 만들어 일반 사람과의 접촉도 차단했고 그들에게는 신께서 더러운 일이라고 하지 말라고 했던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직업을 허용했습니다.

  사전 지식은 충분히 이야기 했으니 빠르게 결론으로 갑니다. 왕들은 전쟁을 벌여 이기면 많은 이익이 있었기에 별 이유를 붙여 싸움을 벌입니다. 프랑스 혁명을 공부하며 알게 된 겁니다. 당시 유럽은 내남할 것 없이 전쟁을 벌였습니다. 그 짓을 하려면 자금이 필요했는데 이 때 등장한 게 유대인입니다. 돈이 있을 리 만무하지요? 교회에는 쌓여 있었습니다. 어디서 나온 돈인지는 알지요? 로빈후드만 보아두요. 교회는 손 안대고 코푸는 일을 마다 할 일이 없었습니다. 교회에서 꾼 돈을 왕에게 건네고 증표를 받습니다.

  채권이 등장한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이유 불문하고 전쟁을 벌이는 왕이 도덕성이 있을 리 만무하겠지요. 남의 돈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금융업자가 된 유대인이 그걸 계산하지 않을 리 만무합니다. 왕의 무력으로 채권자를 잡아 죽이면 채무관계가 소멸된다는 것을 당연히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 채권을 열 조각 스무 조각으로 쪼개어 팔았답니다. 지금의 금융업의 시작인 것입니다. 

  은행은 예금을 받아 대출을 해주는데 예금이자는 싸게, 대출 이자는 비싸게 해서 그 차이, 마진을 먹고 사는데 그걸 예대마진이라고 합니다. 그걸 더 비열하게 만든 상품이 보험이구요.

신뢰할 수 있는 학자,아니면 모자란 학습자

   내가 손경제를 자주 언급하는 이유는 내가 세상을 공부하는 한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는 피터드러커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돈을 버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그 이유가 있고 벌다가 망하는 것은 그의 잘못이 있지 않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지가 잘 나가다 망한 기업가들을 인터뷰했는데 한결같이 그들이 잘못한 것이 없었고 그래도 망한 이유는 환경이었다고 판단을 했다는 것입니다. 망한 기업가의 말이 아니고 피터드러커의 판단이었답니다.

  아주 간단한 진리가 하나 있습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단 하나만 빼고. 아까 그 말.

  기업 뿐 아니라 각 개인의 재산증식이나 국가 차원의 경제에서도 환경이 변하면 기존의 자산을 어떻게 처분하고 어느 것으로 대체해야 하는지가 돈을 벌 수 있는 것인지를 가름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을 중학생 정도만 되어도 아는 말이구요.

  그런데 바뀐 환경을 모르고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기업인의 잘못이 아니고 환경탓이라고 말하는 것은 남을 가르치는 사람이 할 말이 아니잖아요. 동네 선술집에서 독한 쐬주 먹고 풋내기들이 하는 말이지. 아, 어느 나라 대통령과 그 친구들이 지금 하고 있기는 하지. 그 학자가 했다면 그 학자는 그 어느 나라 영부인처럼 학위를 딴 사람일 겁니다. 그게 아니고 그것을 전해준 라디오에서 말한 사람이 앞뒤를 자르고 이야기했다면 아주 나쁜 사람이구요. 거짓말에는 나쁜 목적이 있는 것이니까.

진인사대천명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사람의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 멋있는 척 하는 거 즐겨 하는 사람의 집에 가면 많이 걸려 있는 글귀입니다. 이 말의 어원은 여러 가지 입니다. 남송의 호인의 '독사관견'에 盡人事聽天命이 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