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1

한자 공부 버릴 기 棄

   시간이 많아서 궁금한 것을 여유있게 공부해서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게 행복합니다. 그냥 혼자만의 기쁨이지요. 쓸모나 자랑이나 그 무엇도 전혀 없이 내가 죽으면 사라질 가능성이 거의 확실한. 특히 한자의 뿌리를 찾다 보니 그냥 한자가 처음에 쓰였던 모양과 뜻이 지금과 달라졌다는 것은 소소한 배움이고 당시의 사람살이가 지금의 그것과 엄청나게 달랐다는 것입니다. 그 하나가 바로 이 글자棄와 관련한 것입니다.

  주나라 시조 후직后稷에 대한 이야기가 관련이 있습니다. 이름을 먼저 설명하자면 '후'는 '공' 아래의 벼슬을 말하고 '직'은 뜻이 '수수'이니 곡식 관련 관리를 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삼황오제의 오제는 황제, 전욱, 제곡, 요, 순입니다. 전욱과 제곡은 모두 황제의 자손인데 후대에서 구분을 하더라구요. 후직은 제곡의 자손입니다. 왕비가 들에 나갔다가 거인의 발자국을 밟고 임신을 하여 아기를 낳았는데 불길하다 하여 들판에 버립니다. 들짐승들이 돌보아서 다시 산에다 버리니 산짐승들이 돌보고 다시 얼음에 버리니 새들이 보호를 해줘서 데려다 길렀는데 그래서 이름을 '버릴 기 棄'라 하였답니다. 신화에 딴지를 걸 일은 없지만 개인적인 해석을 해보자면, 밖에 나갔다가 남편이 아닌 사람과 관계가 있었고 아이를 낳았는데 염치상 형식적으로 세 번을 버리고 아랫사람을 시켜서 돌보게 한 뒤 데려다 키운 것으로 보면 상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자로 돌아 옵니다. 윗부분은 아이인데 점 셋은 피를 뜻하기 때문에 막 태어난 아이를 말합니다. 가운데는 바구니이고 밑에는 손을 받치고 있습니다. 막 낳은 아기를 버리는 것을 상형한 것입니다. 위의 내용처럼 이동을 자주 해야 했던 시절 아기는 4년의 터울을 두었다고 합니다. 하나는 안고 하나는 걸리고. 셋은 방법이 없으니 낳은 즉시 버렸다는 것이지요. 지금의 물리적, 정신적 기준을 견주면 옛날을 제대로 공부할 수 없습니다. 선녀와 나뭇꾼 이야기에도 반영이 되었다고 보면 끄덕여지면 된 거고 억지라면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받아들이지 않는, 공부를 하지 않는 사람이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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