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7

자기부정!

   물리학자 김상욱은 어려운 물리학을 쉽게 차분한 어조로 설명을 해주어서 많이 좋아했습니다. 특히 양자역학 공부하는데도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물리학 만능은 아니어도 물리학이 우주를 다 설명할 수 있는 것 같은 태도를 가지고 있어서 장하석 교수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를 앞 3편만이라도 보았으면 생각을 하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예능 한 프로그램에서 사주에 대해 통계일 뿐이라고 폄하하는 걸 보고 갸웃했는데 영화 오펜하이머에 대해 어정쩡한 입장을 보이는 걸 보며 왜 갸웃했는지가 다시 떠오르며 그의 생각, 그의 학문을 생각해 보게 되엇습니다. 오펜하이머는 나중에 반핵운동을 했다고하지만 운동을 한 건 아니고 원자탄에 대해 혹은 원자탄의 사용에 대해 약간의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을 분 자신이 만든 그 악마의 물건,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반성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김상욱은 과학자적 입장이라고 했구요. 이런 비도덕적이고 뻔뻔함은 지금 이야기 하려는 게 아니니 이 정도만 합니다.

  사주가 통계일 뿐이어서 믿을 게 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최근에 역사를 공부하면서 사주 뿐 아니라 주역의 형성과정도 알게 되었습니다. 중국의 상나라 시대 때 왕실 행사로 거의 매일 점을 쳤고 점괘를 해석하고 그 결과를 기록하는 과정이 축적이 되면서 데이터를 모아가며 점괘를 해석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걸 계속적으로 수정, 보완합니다. 1046년 주나라가 성립하는데 무왕이 세운 것이고 그 기초는 그의 아버지인 서백이 닦은 것입니다. 그가 문왕으로 나중에 추서가 됩니다. 갖자기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상나라 주왕이 폭정을 하여(사마천의 사기에 의하면) 충언을 하던 신하들을 처벌하는데 그 중에 서백도 감옥에 갇히게 되고 그 감옥에서 이름하여 문왕팔괘가 연구되어 나옵니다. 주역의 탄생인 것이지요. 복희팔괘도 있고, 문왕팔괘에 이어 나중에 후천팔괘(정역팔괘)도 있는 것을 보면 주역의 완성을 그 뒤에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수정,보완을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역도 통계의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괘는 신의 뜻이고 그 해석은 그렇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사주도 그런 것이구요. 사주로 좁혀 경우의 수를 보자면 기둥 하나 당 60갑자니 경우의 수는 총 60*60*60*60=12,960,000(가지)입니다. 현 인류가 몇 명이고 지금까지 살았던 인류가 몇 명이고를 따지는 것은 바보짓입니다. 전에 이야기했듯이 시간과 장소, 그의 사람됨, 현재 하고 있는 일 등 많은 것이 또 하나의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통계는 수학이 아닙니다. 고등학교 까지는 다른 곳에서 가르칠 수 없으니 수학에서 다루지만 대학에서는 통계학과가 따로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통계는 아예 오차라는 것을 전제로 하는 '대부분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라고 보는 학문입니다. 수학은 다시 말하지만 1백만 가지가 참이어서 하나가 거짓이면 거짓이라고 하는 학문이어서 전혀 다른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과학이 그런 학문이잖아요. 관찰과 시행을 통해 n번째까지 참이니 n+1번도 그럴 것이라고 하는 거지요. 수학은 그게 아니구요. 무슨 말이냐면 과학은 통계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고 '절대 참'이나 '절대 거짓'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리학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고. 그래서 그는 자신의 몰리학은 참이고 사주의 통계는 거짓이라고 하니 자기부정'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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