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0일 목요일

비혼

   비혼주의는 결혼으로 완성된다.

  결혼하면 그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되니까.

- 웹툰 작가 주호민에게 들은 말입니다. 이게 촌철살인.

북北

   이 글자는 완전히 두 가지로 뜻과 소리가 다른 하나의 글자인데 '북녁북'과 '달아날 배'입니다. 그런데 두 번째의 듯에 대해 중국의 북방민족과의 지난한 싸움에서 생겨난 말이라는 주장이 있었고 내내 믿어 왔습니다. 오늘 갑자기 그 글자가 생각이 나서 찾아 보았습니다.

  이 글자의 어원을 보겠습니다. 갑골문은 이런 모습인데  두 사람이 서로 등을 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건 북반구에 살았던 중국인들에게 북쪽이 등진 쪽이어서 '북쪽'이라는 뜻만 아니라 '등지다'의 뜻이 나왔습니다. 또 싸움에 져서 달아날 때 등을 돌리고 달아났기 때문에 '도망하다'의 뜻이 생겼답니다. 이 때의 소리값은 '배'입니다.

  한자 풀이를 제 멋대로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말이 좋은 것이어서 아주 쉽게 사람들에게 먹힙니다. 공부를 하려면 항상 의심을 해야 합니다.

2022년 10월 19일 수요일

노인일쾌사老人一快事

   작년 이맘 때 이익의 '노인의 열 가지 슬픔'을 이야기했는데 오늘은 정약용이 늙음의 슬픔을 이겨내는 여섯 가지 이야기를 알아 기록합니다. 그런데 읽을 수록 이익의 글보다 더 슬픕니다.

이제는 머리털이 하나도 없으니/감고 빗질하는 수고로움이 없고/백발의 부끄러움 또한 벗어나도다

치아 없는 게 또한 그 다음이라/절반만 빠지면 참으로 고통스럽고/쑤시다가 때로 눈물이 났었는데/이제는 걱정거리 전혀 없어/밤새도록 잠을 편안히 잔다네

눈 어두운 것 또한 그것이라/평생 동안 문자에 대한 거리낌을/하루아침에 깨끗이 벗을 수 있네/이젠 안개 속의 꽃처럼 눈이 흐리니/눈초리를 번거롭게 할 것 없고

귀먹은 것이 또 그 다음이로세/세상 소리는 좋은 소리가 없고/모두가 다 시비 다툼뿐이나니/귀막이 솜을 달지 않고도/천둥소리조차 점점 가늘게 들리고

붓 가는 대로 마구 씀일세/흥이 나면 곧 이리저리 생각하고/생각이 이르면 곧 써 내려 가되/나는 바로 조선 사람인지라/조선 시 짓기를 달게 여길 뿐일세

때로 손들과 바둑 두는 일인데/반드시 가장 하수와 대국을 하고/강한 상대는 기필코 피하노니/이것으로 소일이나 하면 그만이지/뭐 하러 고통스레 강적을 마주하여/스스로 곤액을 당한단 말인가

한일병합조약

   1910년 8월 22일. 경술국치라고도 합니다. 내가 공부할 때는 한일합방이라고 했습니다. 합방과 병합 모두 두 나라를 하나로 합치는 것을 말한다고 하고 둘 다 쓰였던 걸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합방'을 지울 거라고 써놓았네요.

  짧은 실력으로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스포츠댄스냐 댄스스포츠냐처럼요. 합방은 둘이 하나로 그러니까 병렬관계이고 병합은 하나에 다른 하나가 합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국언어의 권력자들의 생각은 같다는데 이건 그냥 제 소리일 뿐이죠.

 원문 이미지를 한참을 찾았는데 그나마 이게 제일 나은 겁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자료입니다.


원문 텍스트입니다.

條約(조약)

 

韓國皇帝陛下及日本國皇帝陛下ᄂᆞᆫ 兩國間特殊親密ᄒᆞᆫ 關係ᄅᆞᆯ 顧ᄒᆞ互相幸福增進ᄒᆞ東洋平和ᄅᆞᆯ 永久確保ᄒᆞᄒᆞ야 此目的코쟈ᄒᆞ면 韓國日本國倂合ᄒᆞᆷ不如ᄒᆞᆯ 確信ᄒᆞ兩國間倂合條約締結ᄒᆞᆷ으로 決定ᄒᆞ니 爲此韓國皇帝陛下ᄂᆞᆫ 內閣總理大臣李完用, 日本國皇帝陛下ᄂᆞᆫ 統監子爵寺內正毅ᄅᆞᆯ 各其全權委員任命ᄒᆞᆷ. ᄒᆞ야 右全權委員會同協議ᄒᆞ야 左開諸條ᄅᆞᆯ 協定ᄒᆞᆷ

 (한국 황제폐하 급 일본국 황제폐하ᄂᆞᆫ 양국간의 특수히 친밀ᄒᆞᆫ 관계ᄅᆞᆯ 고하야 상호 행복을 증진ᄒᆞ며 동양평화ᄅᆞᆯ 영구히 확보ᄒᆞ기 위ᄒᆞ야 차 목적을 달코쟈ᄒᆞ면 한국을 일본국에 병합ᄒᆞᆷ에 불여ᄒᆞᆯ 자로 확신ᄒᆞ야 자에 양국간에 병합조약을 체결ᄒᆞᆷ으로 결정ᄒᆞ니 위차 한국 황제폐하ᄂᆞᆫ 내각총리대신 이완용을, 일본국 황제폐하는 총감 자작 시내정의(데라우치 마사타케)ᄅᆞᆯ 각기 전권 위원에 임명함. 내ᄒᆞ야 우 전권위원은 회동 협의ᄒᆞ야 좌 개제조ᄅᆞᆯ 협정ᄒᆞᆷ)

第一條 韓國皇帝陛下ᄂᆞᆫ 韓國全部ᄒᆞᆫ 一切統治權完全且永久日本國皇帝陛下에게 讓與ᄒᆞᆷ

 (1조 한국황제폐하ᄂᆞᆫ 한국 전부에 관한 일체 통치권을 완전 차 영구히 일본국 황제폐하에게 양여ᄒᆞᆷ)

第二條 日本國皇帝陛下ᄂᆞᆫ 前條揭載ᄒᆞᆫ 讓與ᄅᆞᆯ 受諾ᄒᆞ고 且全然韓國日本帝國倂合承諾ᄒᆞᆷ

 (2조 일본국 황제폐하ᄂᆞᆫ 전 조에 게재ᄒᆞᆫ 양여ᄅᆞᆯ 수락ᄒᆞ고 차 전연 한국을 일본제국에 병합ᄒᆞᆷ을 승낙ᄒᆞᆷ)

第三條 日本國皇帝陛下ᄂᆞᆫ 韓國皇帝陛下太皇帝陛下皇太子殿下竝其后妃及後裔ᄅᆞᆯ ᄒᆞ야곰 各其地位ᄅᆞᆯ ᄒᆞ야 相當ᄒᆞᆫ 尊稱威嚴及名譽ᄅᆞᆯ 享有ᄒᆞ고 且此ᄅᆞᆯ 保持ᄒᆞᆷ에 十分ᄒᆞᆫ 歲費ᄅᆞᆯ 供給ᄒᆞᆷ을 ᄒᆞᆷ

 (3조 일본국 황제폐하ᄂᆞᆫ 한국 황제폐하, 태황제폐하, 황태자전하 병기 후비 급 후예ᄅᆞᆯ ᄒᆞ야곰 각기 지위ᄅᆞᆯ 응ᄒᆞ야 상당ᄒᆞᆫ 존칭위엄과 급 명예ᄅᆞᆯ 향유케ᄒᆞ고 차 차ᄅᆞᆯ 보시ᄒᆞᆷ에 십분ᄒᆞᆫ 세비ᄅᆞᆯ 공급ᄒᆞᆷ을 약ᄒᆞᆷ)

第四條 日本國皇帝陛下ᄂᆞᆫ 前條以外韓國皇族及其後裔ᄒᆞ야 各相當名譽及待遇ᄅᆞᆯ 享有ᄒᆞ고 且此ᄅᆞᆯ 維持ᄒᆞ기에 必要ᄒᆞᆫ 資金供與ᄒᆞᆷ을 ᄒᆞᆷ

 (4조 일본국 황제폐하ᄂᆞᆫ 전 조 이외의 한국 황족 급 기 후예에 대ᄒᆞ야 각 상당ᄒᆞᆫ 명예 급 대우ᄅᆞᆯ 향유케 ᄒᆞ고 차 차ᄅᆞᆯ 유지ᄒᆞ기에 필요ᄒᆞᆫ 자금을 공여ᄒᆞᆷ을 약ᄒᆞᆷ)

第五條 日本國皇帝陛下ᄂᆞᆫ 勳功ᄒᆞᆫ 韓人으로 表彰ᄒᆞᆷ을 適當ᄒᆞᆯ줄로 ᄒᆞᆯ ᄒᆞ야 榮爵ᄒᆞ고 且恩金ᄒᆞᆷ

 (5조 일본국 황제폐하는 훈공이 유ᄒᆞᆫ 한인으로 특히 표창ᄒᆞᆷ을 적당ᄒᆞᆯ 줄로 인ᄒᆞᆯ 자에 대ᄒᆞ야 영작을 수ᄒᆞ고 차 은금을 여ᄒᆞᆷ)

第六條 日本國政府ᄂᆞᆫ 前記倂合結果全然韓國施政擔任ᄒᆞ야 該地施行ᄒᆞᆷ 法規ᄅᆞᆯ 遵守ᄒᆞᄂᆞᆫ 韓人身體及財産ᄒᆞ야 十分ᄒᆞᆫ 保護ᄅᆞᆯ ᄒᆞ고 且其福利增進ᄒᆞᆷ

 (6조 일본국 정부는 전 기 병합의 결과로 전 연 한국의 시정을 담임ᄒᆞ야 해지에 시행ᄒᆞᆷ. 법규ᄅᆞᆯ 준수ᄒᆞᄂᆞᆫ 한인의 신체 급 재산에 대ᄒᆞ야 십분ᄒᆞᆫ 보호를 여ᄒᆞ고 차 기 복리의 증진을 도ᄒᆞᆷ)

第七條 日本國政府ᄂᆞᆫ 誠意忠實新制度ᄅᆞᆯ 尊重ᄒᆞᄂᆞᆫ 韓人으로 相當ᄒᆞᆫ 資格ᄒᆞᆫ ᄅᆞᆯ 事情ᄒᆞᆫ 範圍에셔 韓國ᄒᆞᆫ 帝國官吏登用ᄒᆞᆷ

 (7조 일본국 정부는 성의충실히 신제도ᄅᆞᆯ 존중ᄒᆞᄂᆞᆫ 한인으로 상당ᄒᆞᆫ 자격이 유ᄒᆞᆫ 자ᄅᆞᆯ 사정이 허ᄒᆞᆫ 범위에서 한국에 재ᄒᆞᆫ 제국 관리에 등용ᄒᆞᆷ)

第八條 本 條約韓國皇帝陛下及日本國皇帝陛下裁可ᄅᆞᆯ ᄒᆞᆫ 公布日로부터 ᄅᆞᆯ 施行ᄒᆞᆷ

 (8조 본 조약은 한국 황제폐하 급 일본국 황제폐하의 재가ᄅᆞᆯ 경ᄒᆞᆫ 자니 공포일로부터 차ᄅᆞᆯ 시행ᄒᆞᆷ)

右證據로삼아 兩全權委員本條約記名調印ᄒᆞᆷ이라

 (우 증거로 삼아 양 전권위원은 본 조약에 기명 조인ᄒᆞᆷ이라)

隆熙四年八月二十二日

內閣總理大臣 李完用 官章

 (강희 4822

내각총리대신 이완용 관장)

明治四十三年八月二十二日

統監子爵 寺內正毅 官印

(명치 43822

통감자작 시내정의 관인)

해설

조약

한국 황제폐하와 일본국 황제폐하는 양국간 특수하게 친밀한 관계를 고려하여 상호 행복을 증진하며 동양평화를 영구히 확보하고자 하며 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한국을 이리본에 병합하는 것이 맞다고 확신하여 양국간에 병합조약을 체결하기로 하고 이에 한국 황제폐하는 내각총리대신 이완용을 일본국 황제폐하는 통감자작 시내정의(데라우치 마사타케)를 각기 전권위원에 임명함.

제1조 한국 황제폐하는 한국 전부에 관한 모든 통치권을 완전히 그리고 영구히 일본국 황제폐하에게 양여함

제2조 일본국 황제폐하는 앞의 조에 기재한 양여를 수락하고 전적으로 온전히 한국을 일본 제국에 병합함을 승락함

제3조 일본국 황제폐하는 한국 황제폐하와 태황제폐하, 황태자전하, 그의 황후와 후예들에게 각자 지위에 맞는 존칭위엄과 명예를 누리게 하고 그를 유지하기 위해 충분한 세비(자금)을 공급함을 약속함

제4조 일본국 황제폐하는 앞 조항에 없는 한국 황족과 그 후예 에게 그에 상당하는 명예와 대우를 누리게 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자금을 주기로 약속함

제5조 일본 황제폐하는 훈공이 있는 한인으로 표창해야 하는 자에 대하여 영예로운 작위를 수여하고 감사의 돈을 줌

제6조 일본국 정부는 앞 조항의 병합의 결과로 온전히 한국의 시정을 담임하여 그곳에서 시행함. 법규를 준수하는 한인의 신체와 재산에 대하여 충분히 보호하고 복리의 증진을 도모함.

제7조 일본국 정부는 성의로서 충실히 새 제도를 존중하는 한인중 상당한 자격이 있는 자를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한국에 있는 제국 관리에 등용함.

제8조 본 조약은 한국 황제폐하와 일본국 황제폐하늬 재가를 받은 것으로 공포일로부터 이를 시행함. 이것을 증거로 삼아 양 전권위원은 본 조약에 이름을 적고 조인한다.

융희4년 8월 22일

내각총리대신 이완용 관장

명치43년 8월 22일

통감자작 시내정의 관인 


* 이에 대해 더 언급할 건 거의 없습니다. 1조에 모든 게 다 나와 있으니까. 단 알아둘 일이 세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해석을 하다 보니 병합에 대해 명확히 나와 있습니다. 한국이 일복국에 병합이 된다는 것. 그런데 왜 표준국어대사전 관계자들은 합방과 같다고 했을까요. 들때로는 조약의 당사자는 일본국이 아니라 일본국 황제라는 것입니다. 총리는 정치와 행정의 대리자일 뿐인 것입니다. 국가의 주인이 황제. 군대는 나중에 2차세계대전 때 보면 알게 되지만 군부는 총리의 권한 밖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마가으로 이완용은 '관장'하였고 데라우치는 '관인'하였는데 조선 후기에는 '관장'은 '관직명(직책)'에 '관인'은 관청명에 썼답니다. 일본과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데라우치 이름 앞에는 '관직명+작위'가 서있는데 '관인'이라고 하였으니까요.

첨언 이 문서에서의 좌, 우의 개념을 처음에 잠시 기웃했는데 지금은 위에서 아래로 글이 진행하지만 세로쓰기를 할 때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진행 되어서 앞에 기술한 것은 '右'로 이후 표현할 것은 '左'로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지금 핀 꽃

    꽃이 두 가지 입니다. 잎사귀 넓은 건 이야기 하려는 게 아닌 말똥풀이고 꽃은 꽃잎이 많은 게 민들레, 가지런하게 한 줄만 있는 게 좀씀바귀입니다. 쪼꼬만 게 화단에 많이 피어 있어 궁금해서 찾아보니 씀바귀와 같은 모양인데 아주 작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