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8
정의의 구현?
나에 관한 일인 경우 갈등이 생겼을 때 공정해지기 힘듭니다. 당연히 내 중심으로 해석하기 마련입니다. 그럴진대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진 갈등은 더욱 공정하기 힘듭니다. 보통 '네가 이 일과 관련없는 제3자니까 네가 편정을 해줘'라로 많이 들 하지만 '제3자'의 맹점은 이 갈등에서 실제 원인이 된 '감정'을 모르기 때문에 그의 판정이 잘 한 것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최소한 한 쪽이라도 반발하면 판정한 사람은 나쁜 사람이 되고 말 뿐이고 둘 다 판정의 결과를 받아들인다는 사전 약속이 있어서 한 경우라고 해도 내심으로는 용납하기 힘들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판정을 기다리기 전에 스스로 타협점을 찾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평행선을 달리는 갈등에 끼어드는 것은 잘난체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공정하다고 믿는 제3자의 대표적인 존재가 법입니다. 여기까지 오면 이 이야기의 성격이 분명해 집니다. '법'이라는 것이 내게 공정한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됩니다. 왜 '내게'라는 전제가 붙었는지 이해되지 않는 사람과 나는 정반대의 편에 서 있습니다. 설명할 필요도 없이.법의 효용에 대해 설명하고 가르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있습니다. 가난하고 약한 사람이 법이 없으면 어떻게 사냐고. 나쁘든지 멍청하든지입니다. 법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현관앞에 있다가 뭔가 일상적이지 않은 장면이 눈에 띄었습니다. 벌새처럼 생긴 벌레가 가을에도 핀 낮달맞이꽃에 다가가려 애쓰는데 살펴보니 꽃의 안쪽이 아니라 바깥쪽에서 그러는 것입니다. 한참을 보고 있다가 거미줄에 걸린 것을 알았습니다. 고민과 고민을 거듭하다 참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이렇게 되었습니다.
꿀을 빨기 위해 다가갔다가 꽃의 부근에서 거미줄에 걸린 벌레를 구해줘야 할까요? 그걸 구해주고 仁이라고 공자는 말할 것이고 막내는 자비라고 말할 것이지만 난 참견이라고 보았습니다.
자리에 와서 찾아보니 그 벌레는 박각시나방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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