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4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사용하는 단어와 문장의 구조는 그 사람의 지적인 현실을 반영합니다. 또한 성격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볼 수 있죠'라거나 '나쁘지 않다' 등의 표현은 자신의 말을 책임지지 않으려는 쪼잔한 교활함이나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의 결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멋있어 보이려고 쓰는 사람도 있지만 멍청함까지 더할 뿐입니다. '소 쏘'나 '낫 배드'가 고급스러울 수는 없습니다.

  표현을 할 때 반복적은 표현을 피하는 것이 글을 쓰는 사람들의 전통입니다. 지적 수준의 가늠자라고 다들 믿고 있고 나도 최대한 반복적인 표현은 피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에스엔에스 시대라서 사람들이 보편적인 기준이란 게 없습니다. 지들의 좁은 공간에서 쓰이는 게 보편적인 줄 압니다. 신조어를 아나운서들도 쓰고 모르면 옛날 사람 취급합니다. 머리 속에 들어있는 것은 상관없이 요즘 유행하는 것을 알고 있느냐만 판단을 하는 거지요. 막상 그런 사람들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원시적인 언어를 구사합니다. 사용하는 단어의 수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 그 대표적인 단어가 '대박'이었습니다. 꼭 크고 좋은 결과에만 스는 것이 아니라 아무 때나 썼습니다. 전라도에서의 '거시기'처럼. 그러더니 근 일년 전부터 '맞습니다'가 유행입니다. '대박'도 '거시기'도 '맞습니다'도 맥락 상 통하는 말이긴 하지만 고급진 표현은 아닙니다.

1. 인류는 달릴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 몸이라구요?

  = 맞습니다.  /유퀴즈 러닝 23년차 달리는 의사. 큰자기의 질문에 대한 의사의 답

2. 이금희씨가 열심히 많이 활동하던 시기에는 제가 활동을 하지 않았으니 만나지 못한 거지요.

  = 맞습니다.  /다수의 수다. 배철수의 말에 대한 이금희의 답

3. 요새 대기업들이 채권을 발행하여 앞서 있던 빚을 갚으니 빚 돌려 막기라는 거죠?

  = 맞습니다.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이진우의 질문에 대한 리포터의 답

4. 신동이는 37kg까지 감량한 적 있다구요?

  = 맞습니다.  /옥탑방의 문제아들.  엠시 중 하나의 질문에 대한 신동의 답

5. 그러니까 오버투어리즘으로 쓰레기 문제나 지역민들의 사생활 침해 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과 같은 거지요?

  = 맞습니다.  /박정호의 손경제 플러스. 박정호의 질문에 대한 리포터의 답

(요가는 살짝 배경 이야기가 필요. 리포터의 말. 코로나 국면에서 집에서 근무하는 것이 가능할 뿐 아니라 더 나은 경우가 있어서 이후로도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이 많아졌는데 그러면 굳이 집값이 비싼 회사 부근에 있을 필요가 없어 가까운 집값이 싼 멕시코시티로 미국인들이 몰려 가면서 집값이 올라가고 임대료가 올라가서 원주민들이 집을 구할 수가 없게 되어 멕시코인들이 미국인 물러가라는 시위가 늘어 나고 있다는 뉴스)

기름진 답으로 바꿔 볼까요.

1. 그렇습니다. 직립보행이 달리는 것이 건강하도록 만들었습니다.

2. 그러고 보니 그렇게 볼 수 있네요?

3. 그와 별 다를 바가 없습니다.

4. 그런 적이 한 번 있었지요.

5. 조금 방향이 다른 건데요, 젠트리피케이션과는 유사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라는 건 '틀리다'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자주 슬 일이 없는 표현인데 '그렇습니다'로 써야 할 자리부터 아무 데나 쓰고 있어서 딴지를 걸어 보았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사용하는 단어와 문장의 구조는 그 사람의 지적인 현실을 반영합니다. 또한 성격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볼 수 있죠'라거나 '나쁘지 않다' 등의 표현은 자신의 말을 책임지지 않으려는 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