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먼저 보시겠습니다.
王曰, 古人有言曰, 牝鷄無晨 牝鷄之晨 惟家之索. 今商王受惟婦言是用 昏棄厥肆祀弗答 昏棄厥遺王父母弟不迪 乃惟四方之多罪逋逃 是崇是長 是信是使 是以爲大夫卿士 俾暴虐于百姓 以奸宄于商邑.
이게 어디에 나오는 거냐 하면요 사서삼경의 삼경 중 하나인 서경에 나옵니다. 서경의 다른 이름은 상서尙書인데 무릇 경전이라 하면 종교의 교리 중 으뜸이 적힌 책을 말합니다.이 상서 중 주나라 이야기 편이 있는데 거기에서 주나라 무왕(문왕 서백의 아들, 이름은 발發)이 상나라를 엎어버리려고 군대를 일으켜 '목야대전'을 치르기 전에 목야에서 함께 참전한 다른 제후들과 병사들 앞에서 한 연설입니다. 내가 왜 이 싸움을 벌이는지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말입니다. 상서의 목서라고 합니다.
'왕(무왕)이 이르시길, 옛사람이 말을 하기를,' 인데 여기까지 쉽지요? 다음은 '빈계무신 빈가지신 유가지색'입니다. 牝은 '암컷'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牝鷄는 암탉입니다. 원래 새의 암컷은 자䧳(자웅을 겨루다의 자)인데 여기는 일반적으로 동물의 암컷을 말하는 牝을 쓰고 있습니다. 晨은 '새벽'을 말합니다. 그래서 빈계무신은 유명한 사자성어로 '암탉은 새벽을 알리지 않는다'입니다. 그러면 그 다음은 '암탉이 새벽을 알리면'이고 그 다음은 '유가지색'인데 惟는 '생각하다'지만 '오직'의 뜻으로 쓰이고 여기서는 '유가'가 '바로 그 집'을 뜻 한다고 볼 수 있고 索은 '탐색'에서 쓰듯 뜻이 보통 '찾다'이지만 '삭막하다'에서도 쓰이듯 '황페하여 쓸쓸하다'의 뜻으로도 쓰입니다. 그래서 유가지색은 유가지삭이고 '그 집은 망한다'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암탉은 새벽을 알리지 않는데 암탉이 새벽을 알리면 그 집은 망한다'입니다.
서경이 우서, 하서, 상서, 주서의 4부로 되어 있는데 금문상서는 한문제 때 한 사람의 기억을 되살려 쓴 것이고 고문상서는 후한 광무제 때 공자의 옛집에서 나왔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서로 진본이라고 싸운 배경이 있는 다소 신뢰감이 떨어지는 책입니다. 그 이유가 분서갱유 때문이라고. 여튼 역사가 제대로 기록되기 전의 시대이고 성차별은 물론 계급이 엄격했던 시절입니다. 또한 여기서의 '암탉'은 '달기'를 의미한다는 점도 있기 때문에 고루하다고 팽개치지 말고 역사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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