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4
문제를 해결하려면?
예전에 '사건'과 '사고'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감탄한 적이 있습니다. 단 한 문장으로 단순하지 않은 용어의 뜻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은 존경받을 만한 능력입니다. 엊그제는 '옷'에 대한 정의를 듣고 같은 감탄을 하였습니다. 너는 몸을 가리기 위해서 입고 나는 몸을 보여주기 위해 입는 것.
'사건'은 해결해야 하지만 '사고'는 처리하면 되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밖으로 드러난 현상을 원상으로 되돌린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하수가 역류하면 개수구 부분을 긁어냈을 때 당장은 빠지겠지만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생길 것이고, 아이가 학교에서 말썽을 부린다고 연락이 오면 봉투를 보내거나 아이를 팬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일이 벌어지면 그 뿌리를 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큰 범주의 것일 때는 그럴 필요성은 더욱 큰 것이며 찾아내는 것이 더 어렵기도 합니다.
현재 출생률이 걱정스럽게 떨어진다고 보육환경을 개선하고 보육비를 주는 것을 종국적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난 다른 것이라고 봅니다. 시험을 잘 보면 소득이 높은 직장에 갈 수 있도록 구조화된 학교의 시스템이 내가 보는 원인 그 하나입니다. 그에 해당되는 분야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학교(시험)성적이 좋다고 일을 더 잘한다고 믿는 기업 운영자는 얼마 없을 것이고 그렇게 믿는 경영자가 이끄는 기업은 성장가능성이 없을 것입니다. 시험 성적이 좋아서 명문대 인기학과에 가고 그를 발판으로 모두가 선망하는 직장에 가는 게 당연하다고 굳어진 사회에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의 입장에서 교육의 문제는 아이와 아이에 장차 기댈 자신의 꿈을 일찍 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계층상승을 기대할 수 없는 이 사회에서 출산을 거부합니다.대입 입시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공정하지도 않은 수능성적을 공정하다고 믿고 수능성적이 높은 학생이 대학공부 잘 할 것이라고 믿는 건 무지한 믿음이지만, 이처럼 다수가 믿는 다는 것이 해결가능성을 없애는 것입니다. 대입제도의 개선이 흐름을 바꿀 수 있습니다.또 하나의 해결책은 어떤 형태로 태어난 아이라도 모두 국가가 부족하지 않게 제도적으로 키워주는 것입니다. 성폭력으로 태어난 아이부터 가난한 부모를 가진 아이까지 태어난 모든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으로도 출생률을 거의 15%까지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부동산 대책에 대한 문제는 이렇습니다. 아무리 정부가 대책을 내어 놓고 있어도 대출을 받아가며 주택을 구입하고 있는 것의 이면은 주택에 대한 개념의 문제입니다. '의식주'의 '집'이 아닌 '재산'의 '물건'이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것입니다. 집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재산'이며 갖지 못한 사람이 힘들게 구하고 있는 것은 '거주공간'인 것으로 이 둘은 같은 사물으로 놓고 완전히 다른 가치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며 '칼'을 두고 '조리도구'로 생각하는 것과 다른 사람을 위협하여 '돈을 갈취할 수 있는 도구'로 생각하는 것의 차이입니다. 역대 정권들이 부동산 정책을 경제정책의 수단으로 이용해 오면서 수요가 많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생각하게 된 거지요. 금리 등 경제의 문제를 부동산에서 떼어내고 '집'을 '거주지'로 명시하고 보유세를 매기면 됩니다.
최근의 감염병 문제입니다. 전염병은 단순합니다. 모여 사는 것과 이동의 문제입니다. 도시화가 진행된 것은 상업적인 필요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사람들이 사는 장소를 띄엄띄엄 두게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동하는 것은 스스로 억제할 수 있습니다. '지 발 달려 지가 돌아다는 걸 어떻하겠냐'는 건 어렸을 때 나가서 다쳐 온다든지 나가서 저녁 늦게 들어온다든지 하면 개에 견주어 가며 듣던 말이었습니다. 돌아다니지 않는 것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병이 번져 나가는 것을 보면서도 주무부서는 이동하지 말라고 하지만 정부와 매스컴은 괘념치 않고 여행을 장려합니다. 모여 살아도 이동하지 않는다면 지역내에서 다 죽고 다른 지역으로의 전이는 없는데 지들 표현으로 '힐링'을 다른 지역에서 찾으면서 생기는 일이라는 건 너무나 명확합니다. 그런데 그 사실에는 눈감고 다른 희생양을 교회모임에서 찾습니다. 교회를 갔더라도 감염자가 다른 곳에 가지 않앗으면 상관없는 일 아닙니까.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이면을 보지 않고 그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가계의 대출이 그것도 신용대출이 어마어마하게 늘어 심각한 국가경제 붕괴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저금리도 아닌 제로금리 때문 아닙니까. 2% 이자로 돈을 꾸어다 4%만 이익을 내도 이익이니까 다들 빚을 내어 집을 사고 주식을 사는 건데 금리 올리면 되잖아요. 그러면 기업이 운영에 타격을 입는다고요? 아, 국민 위한다고 말만 하고 국민은 폭탄을 떠안고 있는데 기업만 살리려고 하잖아요? 기업이 살아야 국가경제가 살고 그래야 국민도 산다고 말하고 있는 거지요? 기업이 잘 풀린다고 국민이 그 혜택을 본다는 그 거짓말은 언젯적 것인가요?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불행의 시작, 인간의 욕심
인간의 본능인 욕심은 문명의 발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공산주의 경제의 가장 큰 결점이 되기도 하구요. 또한 성취욕은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꼭 필요한 것입니다. 당糖도 마찬가지잖아요. 핏속에 들어가 몸에 에...
-
(정리) 소수는 무한히 많다 (증명) 소수의 개수가 유한하다고 가정하고, p 1 , p 2 , ⋯ , p r 가 모든 소수의 목록이라 하자. 자연수 N = p 1 p 2 ⋯ p r + 1 을 정의하자. N 은 각 소수 p i ...
-
'동이 트다'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사전에는 없는데 뜻풀이에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 날이 새면서 동쪽 하늘이 훤해지다'로 풀이 합니다. 그러면 제목에 쓴대로 동트기 전이 제일 어둡다고 말한 것이 맞는 말일까요?...
-
등사기는 빨리도 사라져갔습니다. 가리방이라고 했는데 어감상으로 일본어인 것 같습니다. 발령을 받았을 때 이걸로 문서를 인쇄하고 시험문제를 냈습니다.상당한 기술을 요하는 작업이었습니다. 2번의 기름종이엥 1번의 쇠판 위에 올려 3번의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