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6
반딧불이
귀신이니 도깨비니 실제로 보았다는 사람들의 당시 정신상태는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였을 것입니다. 두려우면 평소라면 그냥 넘겼을 현상들이 특별하게 다가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귀신을 보앗다고 말을 밖으로 뱉어내는 건 자신이 냉정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 때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커밍아웃하는 셈이 되는 것입니다.
어제는 2학년 수업 때 화태 쪽으로 저녁산책을 갓다고 했더니 00이가 왜 연락을 하지 않았냐고 해서 어제 산책을 가면서 연락을 해서 함께 다리를 건너 갔다 왔습니다. 날씨도 흐렸지만 요새는 하루 무섭게 낮이 짧아지고 있어서 아이 두고 올 때는 이미 어둠이 내렸고 산길은 길의 윤곽만 보일 뿐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찻길로 가는 것은 훨씬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그냥 산길로 왔습니다. 그러다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도깨비불처럼 빛들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방향이나 빠르기가 일정하지 않게, 어떤 건 아주 밝게, 어떤 건 희미하게. 소름이 돋더라구요. 반딧불이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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