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친구들과 술내기도 많이 했구요. 뻥으로 들리겠지만 친구들도 그런 마음에서 내기에 응했지요. 내가 술값 낸 기억은 없습니다. 그러다 발령을 받고 그 능력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학생들의 고민을 빨리 알아채고 적절한 상담과 대책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이지요. 선배들에게 그랬다가 속마음을 들킨 정아무개 선배한테 뒈지게 욕먹고 그 다음부터 발설을 금하게 되었습니다.
점집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사주는 완전히 다른 영역입니다. 그리고 신 내린 사람들도 다른 영역입니다. 순전히 대화를 통해서만 손님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어떤 능력이 있는 걸까요. 바로 세심한 관찰력을 가지고 제한된 조건에서 얻어진 정보들을 분석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빅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능력과 그것을 분석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손님이 밖으로 나타내는 모든 신호를 잡아내고 자신이 제공한 키워드에 반응하는 모든 정보들을 얻어내는 것이 빅데이터의 수집입니다. 엄청난 훈련과 특별한 감각기관, 다양한 지식 등이 그 정보의 양과 질을 담보합니다. 그 다음은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읽어내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도 다양한 지식과 많은 사람들과의 접촉경험이 필요하며, 짧은 시간에 해석하고 또 그것을 상대에게 표현하는 것은 상당히 높은 정신능력을 요구합니다.
그는 자신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가능하냐고 물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고 답을 하네요. 난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그걸 알기 때문에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한 동료들은 아예 접촉을 하지 않는다고 하구요. 내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도 명확히 잘 모르는데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게 가능할지의 나의 의문에 아주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사람에게 '그러면 난 당신을 어떻게 생각한다고 판단하냐'고 물을 수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어내는 것은 엄청난 능력입니다. 짜장인지 짬뽕인지 읽어내는 것도 가능하지 않는데 고도의 정치적인 셈까지 섞여있는 好惡에 대한 것을 어떻게 읽어내겠습니까. 또한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은 그보다 더 높은 단계의 성찰을 요구합니다. 사주관상을 보는 사람들은 자신의 것이나 자신과 가까은 사람들의 것을 봐주지 않습니다. 판단에 자신의 희망이 반영이 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 더구나 자신의 행동이 잘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최고 수준의 성찰인 것입니다.
그래서 손자도 백전백승할 수 있는 조건으로 '知彼知己'를 내세운 것입니다. 싸우는 데 덩치도 봐야 하고 무기도 따져봐야 하고 식량도 셈해봐야 하는데 그것은 다 그 다음이라는 것입니다. '지피'가 우선 필요한 것이고 '지기'까지 되면 싸워 이긴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남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은 사회생활을 잘 하고 있는 걸까요. 글쎄 그는 항상 내가 잘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을 잘하고 있다고 내게 그리 살면 안 된다고 충고 아닌 타박을 하는데...
20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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