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11

시간

  옛날 사람들은 시간을 어떻게 인식했을까요. 정말로 신기한 것은 동서양 모두 60진법을 적용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시간이 서양의 것인데 60초가 1분, 60분이 1시간, 12시간이 하루 이런 것들이지요. 동양, 그러니까 중국에서도 시간은 기본적으로 10간 12지로 모든 시간을 나타내었지요. 교사였을 때 최소공배수를 가르칠 때 한 예로 써먹었답니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하나씩 만나서 간지를 이루는데 갑자로 시작해서 다시 갑자가 되려면 몇 개를 지나야 하는지. 환갑, 회갑이 무엇인지.

  나이에 대한 존칭이 연세 말고 '춘추'가 있습니다. 연세는 그냥 한자로 나이를 말한 것인데 '춘추'는 春秋로 일 년을 고급스럽게 표현한 것입니다. 그걸 멋있게 써먹은 사람이 공자입니다. 그 사람이 쓴 역사서의 이름이 춘추입니다. 그 이야기는 다로 다음에 하겠습니다.

  하루를 쪼개는 표현으로 '나절'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날'의 절반입니다. 사람들이 정확하게 잘 모르고 쓰는 것 같더라구요. '날'은 하루이니 한나절은 하루의 절반인 12시간, 반나절은 그 절반인 6시간인데 옛날에는 지금의 시간 개념을 사용하지 않았으니 적용하는 게 달랐습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정오에 사이렌이 크게 울렸는데 '오포'라고 했습니다. 午砲인 것이지요. 시계가 없으니 당연히 해를 기준으로 해가 있는 시간과 없는 시간으로 하루의 반을 나누었고 그 절반은 정오와 자정이었다고 보면 됩니다. 농업 시대에 자세한 시간 쪼개기는 의미가 없었겠지요.

  한 가지 덧붙이자면 밥 세 끼 중 낮에 먹는 걸 '점심'이라고 하는데 點心이고 마음에 점을 찍듯 먹는 시늉을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서구식을 많이 따라서 '아점'이니 '브런치'니 새로운 용어와 식사 시간이 만들어 졌지만 농경사회는 아침밥은 일을 해야 하니 많이 먹고 일하다 간식처럼 살짝 점심을 먹고 저녁은 자는 일만 남았으니 조금 먹고 해 떨어지면 잤습니다. 기름을 구하기 어려우니 호롱불은 밤에도 활동을 하는 자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자들만 사용했고 밤에 불 켜고 바느질한다는 것도 이치상으로 맞지 않지요. 그 비싼 기름을 어디에서 얻고, 그 기름으로 불을 켜 바느질한 삯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러니 눈빛과 반딧불빛을 의지했다는 螢雪之功은 사실의 일부로 보아도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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